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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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1-09 19:14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시간 앞에 연약한 인간


2020년 1월 1일도 인간에게 여지없이 다가왔다. 인간의 연약함은 특히 시간 앞에서 잘 드러난다. 우리나라의 인구도 더 늘어나지 않는다. 인간의 수명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사망자의 수가 출생자의 수를 앞지르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밝혀 주는 것도 시간 앞에서 인간의 연약함이다.
인간들은 일찍이 이러한 인간의 연약함을 감지하고 종교를 추구하여 왔다. 그 가운데서도 생로병사(生老病死)는 꾸준히 인간들에게 큰 설득력을 주고 있다. 그것은 시간 앞에서 진실을 목도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큰 설득력 앞에 인간들은 굴복하여 시간의 힘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 시간의 힘을 인정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의 이론들이 뒤따라올 수 있었다. 그중에서 크게 강조된 점이 아마 윤회(輪廻)일 것이다. 시간의 위력이 너무 크게 인간들에게 닥쳐왔기 때문에, 그 시간에 대하여 회피하여 결과적으로 도달하게 된 종국(終局)일 수도 있다.
이 시대는 마침 빅(Big)데이터나 인공지능같이 더욱 시간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큰 설득력을 지닌 통계나 인공지능은 상대적으로 인간을 더 잘 보여주게 되었다. 인간이 연약하다고 하는 것은 육신과 깊이 관계되어 있다. 인간의 몸은 결국 사라진다. 여기서 시간을 제시하여 인간의 연약함을 분석하고자 하는 것은, 이 시대에 발맞추어 제대로 알아보고자 함이다. 제대로 알아보고자 한다는 의미는 시간을 극복한 큰 힘들이 있다는 점이며, 그 힘은 믿음과 사랑과 소망 등등이다. 이 점을 강조하면서, 시간과 관련되어 인간이 연약할 수밖에 없음을 간단히 분석해 본다.

첫째, 지식 면에서 연약하다.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뜨거운 곳도 세계적으로 드물다. 이러한 내면의 의도에는 인간이 자랑하기 위해서 치닫게 되는 점도 상당하다. 인간의 자기 자랑과 인간의 연약함은 어울리지 않는다. 인간이 너무 연약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면 자기 자랑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의 연약함은 분명히 시간과 관계되어 있다. 어릴 때에는 이론 중심의 교육일 수밖에 없다.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역량도 너무 약하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 시간에 압박을 느끼고 두려움도 커진다. 시간을 돌아볼 시기쯤에는 벌써 자기 시간의 반 이상이 지나갔음을 느끼기도 한다. 지식의 연약성은 정보의 내용이나 지식의 내용과 깊이 관계되어 있다. 많은 정보나 지식이 연약하다는 것은 그 속에 뼈가 없기 때문이다. 그 뼈는 인간의 영혼을 살지게 하고 풍성하게 한다. 자기의 미래를 예측하고 잘 알면, 그것도 시간을 잘 극복한 셈이다. 인간이 연약하기 때문에 환난이 없을 수 없다. 중요한 점은 그 환난의 결국까지를 시간과 함께 분명하게 아는 것이다.

둘째, 감정 면에서 연약하다. 세계의 사람들은 알파고(인공지능)의 위력을 듣고 보게 되었다. 그런 반면에 사람들의 감정이 너무 연약함을 더 짙게 확인하였다. 감정의 연약함은 시간의 압박에 의하여 더 잘 표출된다. 시간에 급해지면 참지 못하며 화를 내기도 한다. 사람들은 변화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은 유수처럼 흘러 인간의 감정 속으로 밀어닥친다. 사람들은 인내(忍耐)의 중요성을 알고 부각시킨다. 인간의 연약함과 인내는 밀접하다. 연약하다는 것에는 인내력이 약하다는 점도 들어 있다. 참아지는 중요한 근거는 소망이며 희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망의 인내는 너무도 중요하다.

셋째, 의지 면에서 연약하다. 새해의 계획들이 없는 사람들은 드물다. 인간은 의지(意志)의 동물이기도 하다. 한 해의 끝에서 지난해를 돌아보면 자기의 뜻대로 얼마나 되었는가? 돌아보는 시간도 의지의 연약함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의지도 위에서의 인내와 매우 밀접하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근호 목사 (논설위원, 중어중문학박사)
이메일 : yan8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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