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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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8-09 20:4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자화자찬의 공식?


자화자찬(自畵自讚; To blow one's own trumpet)은 자기 스스로를 자랑하고 칭찬하는 것이다. 자기소개나 자기 피아르(PR)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그 구별이나 구분의 중심은 사실성과 진정성 등에 있다. 흘러가는 시간 앞에 무기력한 인간임에도, 어리석게 자기 자랑을 늘어놓게 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나 본심에 깊이 관계되기 때문이다. 흘러가는 세월의 양상은 대개 과거와 현재와 미래로 나타난다. 그 세월의 힘은 한 마디로 역사의 힘이다. 개인사나 세계사에는 모두 이러한 역사의 힘이 들어 있다. 이러한 역사의 힘은 노하우(know-how)와 밀접하다. 이 시대는 밀레니엄을 경험한 사람들이 대부분 활동하고 있는 세상이다. 이 엄청난 힘의 실체를 맛보고도 그 맛의 속뜻을 음미하지 못하고 잊어버리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2021년도도 벌써 하반기에 접어들어 거침없이 흘러가고 있다. 온 세상은 코로나 시기를 맞이하여 살아가고자 아우성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내를 깊이 들여다보면 온 세상은 없어져 가고 있다. 60억이 넘는 세상의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뇌를 지니고 있다. 이것은 각자의 개성과 깊이 관계되어 있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각자의 자취가 있었다. 그 자취들을 끄집어내어 자랑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겠는가? 누구나 다 자기자랑의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산전수전(山戰水戰)을 다 겪었다고 말한다. 이런 말은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소개하는 자리에서 들릴 때, 말하는 사람은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할 수 있다. 또 때로는 고생을 많이 하였음을 나타내려고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다. 그런 말을 듣는 사람들은 각자 이렇게 저렇게 자기와 관련지어 나름대로 받아들인다.
자화자찬은 세대마다 또 시대마다 달리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은 문명이나 문화와 불가피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명이나 문화와 연계되어 있다는 것은 생활방식이나 수준 등과 밀접하다. 이러한 것들은 대개 자랑의 방식이나 표현의 정도 등과 더욱 깊게 관계되고 있다. 이 인간은 시간 따라 지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시간의 양상과 형식을 중심으로 간단히 분석한다. 시간의 형식은 대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이다. 누구에게나 이 세 가지 형식에 다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의 공식에 가까운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삼아 자화자찬의 실태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첫째, 자신의 과거를 자랑한다. 과거 자랑에 단골 메뉴와 같은 용어는 “왕년(往年)”이다. 왕년은 과거에 어디서 무엇을 했다는 것과 잘 어울린다. 과거를 자랑하는 것은, 마치 아침에 있다가 없어지는 안개와 같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이 바로 인간의 무지몽매한 어리석음이다. 과거의 자랑은 지금의 허전감이나 불만과 밀접하다. 이러한 심리 상태가 과거의 자랑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과거 자랑을 많이 하면 그 자랑으로부터 만족감이나 자부심이 주어지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이런 허황된 자랑은 반복적으로 악순환될 수 있다. 과거의 중심을 보는 감각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은 지나간 시간을 잘 돌아보고 회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간 시간이 짧기도 하고 때로 매우 길기도 하다. 이 시간은 객관적으로 수치적인 측면에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다. 그런데, 신비롭게도 감각 특히 시대감각적인 측면에서는 각 개인마다 다르다. 이것은 시대감각 자체가 시간과 매우 긴밀하다는 점을 강하게 웅변하고 있다. 어느 지역에 사는 것과 과거 지향적인 것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둘째, 자신의 현재를 미화한다.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 잘 보이려고 한다. 이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자신의 현재를 여러 방면에서 잘 직시하지 못하고 미화하거나 착각하는 데 있다.
셋째, 자신의 미래를 장담한다. 모르면 자기 자신에게 속을 수 있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근호 목사 (논설위원, 중어중문학박사)
이메일 : yan8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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