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문화

 
작성일 : 19-08-28 19:4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만 입이 내게 있으면 (찬송가 23장)


‘만 입이 내게 있으면’이란 찬송은 곡보다는 가사에 많은 은혜를 받는 곡 중 하나이다. 이 찬송가는 찰스 웨슬리 작사, 칼 글뢰제 작곡인 곡이다.
감리교 운동을 창시한 존 웨슬리(1703~ 1791), 찰스 웨슬리(1707~1788) 형제를 태운 여객선이 1736년 영국을 떠나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 미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배에는 신대륙에 정착한 이주민들을 도우러 가는 웨슬리 형제와 독일 모라비아 교도 26명이 타고 있었다(모라비아 교회란 1457년 보헤미아 쿤발트에서 형성된 기독교의 일파로, 당시의 가톨릭과는 전혀 다른 감독·장로·집사 직분을 제도화하였으며, 모라비아 교회의 정치는 장로 제도를 채택하였다. 이들은 종교개혁 이전의 프로테스탄트라 불렸으며 훗날 루터나 칼빈의 종교개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목적지인 사바나에 거의 도착할 무렵 갑자기 폭풍이 몰아쳤다. 모든 승객은 배가 파선 당할까 두려움에 싸여 떨고 있는데, 배의 한 모퉁이에서 배가 뒤집힐 듯 흔들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힘차게 찬송을 부르고 있는 모라비아 교도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 모습은 우리로 마태복음 8장 24절의 “바다에 큰 놀이 일어나 물결이 배에 덮이게 되었으되 예수는 주무시는지라”를 생각나게 한다. 폭풍이 멈춘 후 존 웨슬리가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조금 전 세차게 몰아친 폭풍우가 무섭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한 모라비아 교인이 “하나님이 함께하시잖아요.”라고 대답하였다. 웨슬리는 그 후 피터 뵐러(Peter Böhler)라는 모라비아교 지도자가 식사 도중 “내게 혀가 천 개가 있을지라도 그 모두를 가지고 하나님을 찬송할 것입니다.”라고 한 말에 영감을 받고 이 찬송시를 지었다고 한다.
선상에서의 경험은 웨슬리 형제의 삶을 바꿔 놓았다. 그 후 웨슬리 형제는 광산과 학교, 거리, 목장 등을 가리지 않고 복음을 전하며 찬송을 불렀다. 특히 찰스 웨슬리는 1751년 건강과 결혼을 이유로 선교를 접고 찬송시만을 쓰기로 결심한 이후, 근 37년 동안 찬송시 집필에 전념하였다. 그는 모두 8,989편의 종교시를 지었으며 그중 6,500여 편이 찬송시이다.
원래 찰스 웨슬리가 그의 회심(1738년 5월 21일) 후 1주기 기념으로 쓴 이 찬송시는 18절로 된 긴 시로, 그의 찬송시집(1740년)에 수록되었는데, 콘여스(R. Conyers)의 찬송가집(1767년)에 4절만 발췌하여 현재와 같은 찬송으로 만들어졌다. 원래 찬송시의 7절이 이 찬송의 1절이 되었는데, ‘아, 천 개의 입이 있다면 노래하리(O for a thousand tongues to sing)’는 웨슬리의 회심에 영향을 준 모라비아 선교사 뵐러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이 찬송시 가사에, 미국의 대표적 찬송가 작곡가 메이슨(Lowell Mason, 1792~1872)이 독일 음악가 글뢰제(Carl G. Glässer, 1784~1829)의 곡을 편곡하여 그의 찬송곡집(1839년)에 처음 수록하였다.

1. 만 입이 내게 있으면 그 입 다 가지고
    내 구주 주신 은총을 늘 찬송하겠네.
2. 내 은혜로신 하나님 날 도와주시고
    그 크신 영광 널리 펴 다 알게 하소서.
3. 내 주의 귀한 이름이 날 위로하시고
    이 귀에 음악 같으니 참 희락 되도다.
4. 내 죄의 권세 깨뜨려 그 결박 푸시고
    이 추한 맘을 피로써 곧 정케 하셨네. 아멘.

이 찬송을 부를 때 가사를 통해 우리는 여러 가지 느낌을 받는다. 하나님을 늘 찬송하여도 부족하다고 느끼며, 구주 주신 은총을 깨닫게 되고, 삶 가운데 늘 도와주시는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를 느낀다. 하나님의 크신 영광이 널리 퍼지도록 복음 전도를 다짐하게 되며,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삶의 나날은 잔치 같은 희락이며, 예수님의 보혈의 피는 죄의 권세를 깨뜨려 그 결박을 푸시는 권능과 더럽고 추한 맘을 정케 하시는 죄 사함의 권능이 있다는 것들을 다시 기억나게 한다.
‘천 개의 혀’가 우리나라에서는 ‘만 개의 입’으로 바뀌어 번역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찬미가』(감리교 수정증보판, 1895년, 제3장)에 처음 수록되면서 첫 줄이 ‘내 일만 음성 있으면’으로 번역되었으나, 현재의 가사는 그 후 『찬숑가』(경성: 조선예수교서회, 1908년, 제8장)에서 ‘만 입이 내게 있으면’으로 바뀐 가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찬송가의 영어 가사를 19세기 말 선교사들에 의해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우리말 운율에 맞추다 보니 저자의 사상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곡의 원본인 영어 찬송가 가사를 1절만 한글로 번역하여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O, for a thousand tongues to sing, My great Redeemer’s praise!
The glories of my God and King, The triumphs of His grace!
아, 천 개의 입이 있다면 노래하리! 위대한 구원자를 찬양하리!
왕이신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리! 하나님의 은혜의 승리를 찬양하리!

우리의 찬송가 23장과 비교하면 상당한 번역상의 차이가 있음이 느껴진다(위의 1절 가사와 비교).
우리에게 한 개만 있는 입, 열심히 하나님만을 전하고 찬양하기에도 부족할 따름이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은 어떨까? 100명이 모이면 100개의 입이 되고 1,000명이 모이면 1,000개의 입이 된다. 호흡이 있는 한 우리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다. 아니, 호흡이 끊어진 후 천국에 가서까지 영원무궁토록 천국 백성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기를 소망한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 (시 150:6)
참고문헌
『은혜와 감동이 있는 숨겨진 찬송가 이야기』 (김남수 저, 아가페북스),
『김명엽의 찬송교실3』 (김명엽 저, 예솔),
『한국 개신교 찬송가 연구』 (조숙자 저, 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
「‘아, 천 개의 입이 있다면 노래하리’에 나타난 경험적•실천적 신학자로서 찰스 웨슬리 연구」 (이현주)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한용환 장로 (기독교지도자협의회)

찬송가 ‘기뻐하며 경배하세’에 대하여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