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문화

 
작성일 : 21-01-18 19:01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성가곡 ‘축복’에 대한 소고


새해를 맞이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서로 주고받는다. 성가곡 중 새해에 많이 들을 수 있는 곡 중 하나인 H. R. Evans가 작곡한 ‘축복’이라는 곡을 소개한다. 찬양대가 이 곡을 부르면, 듣고 있는 많은 교인들은 큰 목소리로 ‘아멘’으로 화답하는, 교인들이 듣기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이다. 이 곡의 가사를 통하여 진정한 축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아래는 이 곡의 가사이다. 앞부분에서 바리톤 솔로(고딕체)가 부르면 뒷부분에서 찬양대가 화답하는 형식으로 교독문을 읽듯이 서로 주고받는다. 후반부에서 소프라노가 애드리브(ad lib)로 찬양대원과 함께 부르는 가사도 고딕체로 표시하였다.


축복! 축복! 축복 있으라!
축복 있으라! 축복 있으리라!
마음이 가난한 자는 하늘나라 얻으리라.
애통하는 자는 위로를 얻으리라.
온유한 자는 땅을 차지할 것이라.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으리. 배부르리라.
자비로운 자들은 자비를 얻으리라.
맘 깨끗한 자들은 주를 뵈오리.
화평케 하는 자는 주 하나님의 참 아들이니
의를 위해 핍박받는 자는
복 있으리라. 하늘나라를 얻으리라. 복 있으라.
축복 있을지라. 나 인하여 모욕을 당하고,
나 인하여 핍박을 받게 되고,
나를 인하여 온갖 비난을 받는 자는
진실로 기뻐하고 기뻐하라.
기뻐하고 기뻐하라. 기뻐 기뻐하라.
기뻐하고 기뻐하라. 하늘의 받을 상 크도다.
기뻐하고 기뻐하라. 하늘의 받을 상 크도다.
기뻐하고 기뻐하라.
하늘의 받을 상, 하늘의 받을 상,
하늘의 받을 상 크도다. 기뻐하고
기뻐하라. 기뻐하고 기뻐하라.
하늘의 상이 크도다. 복 있으라. 복 있으라.
기뻐하라. 하늘의 상이 크도다.


위의 가사는 우리에게 산상수훈이라고 잘 알려져 있는 마태복음 5~7장 중 앞부분인 마태복음 5장 3~12절에서 인용되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복은 일반인들이 추구하는 복과는 거리가 먼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위의 8가지 물음에 모두 해당되는 사람이 있을까? 오직 예수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이렇게 되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사람들은 왜 새해가 되면 서로 복 받으라며 인사를 주고받는가? 유교에서 말하는 5복은 수(壽: 오래 사는 것), 부(富: 재산이 넉넉한 것), 강녕(康寧: 건강하고 마음이 평안한 것), 유호덕(攸好德: 훌륭한 덕을 닦는 것), 고종명(考終命: 나쁜 질병이나 사고로 죽지 않고 천수를 누리다 죽는 것)을 말하며 이 5가지 중 뒤의 2가지 대신 귀(貴: 귀하게 되는 것)와 자손중다(子孫衆多: 자손이 많은 것)를 넣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복 받으라며 인사를 주고받는 복의 의미는 조선 500년간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위의 5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위의 노래 가사(또는 마태복음의 성경구절)를 자세히 읽어보면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8가지 복은 유교에서 말하는 복과는 전혀 다른 내용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찬양대가 위에 소개한 곡을 찬양할 때에 대부분의 성도들에게 와 닿는 가사는 시작 부분인 ‘축복! 축복! 축복 있으라! 축복 있으라! 축복 있으리라!’이다. 정작 가운데 중요한 부분은 많이 듣던 성경말씀이려니 하고 별 뜻 없이 듣다가, 끝부분인 ‘기뻐하라. 기뻐하고 기뻐하라. 하늘의 상이 크도다. 복 있으라. 복 있으라.’라는 부분에 또 감동하며, 이 찬송을 들은 후 성도들은 마치 하나님의 큰 축복을 보장이라도 받은 듯이 큰 아멘 소리로 화답한다(마음속으로는 유교의 5복을 생각하면서).
하지만 창조주 하나님께서 피조된 인간에게 베푸시는 ‘복’을 성경에서는 크게 2가지로 구분한다. 그중 하나는 일반은총에 속한 복이고 다른 하나는 특별은총에 속한 복이다. 일반은총이란 하나님께서 택자나 불택자 그리고 선한 자나 악한 자 모두에게 구별 없이 뜻을 베푸시는 은총을 말한다. 특별은총에 속한 복은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선택된 성도에게만 기쁘신 뜻을 따라 베풀어 주시는 선물을 말하며, 이것은 어디까지나 택함 받은 자만이 받아 누리는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기독교적 ‘복’은 이 같은 특별은총에 속한 ‘신령한 복’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복이란 일반은총에 속한 것이 아니고 특별은총에 속한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온전하게 세우실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뜻하는 것이다.

우리는 성경말씀을 복음이라고 한다. 한자 뜻대로라면 ‘복된 소리’ 즉 ‘복된 말씀’이란 의미이다. 신구약 성경 전체를 간단히 정리하면 첫째는 하나님의 작정섭리고, 둘째는 하나님의 언약섭리며, 셋째는 하나님의 성취섭리다. 하나님께서 선민이었던 유태인들을 제치시고, 이방인이었던 우리에게 하나님의 복음이 전파되게 하시고,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살아가게 하심이 축복이다. 하나님의 작정섭리대로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주관하시며, 선지자들을 통하여 구약 성경에 언약하신 대로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취하시는 모든 것들이 우리 크리스천들에게는 큰 축복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복은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위의 8가지 복이어야 한다. 만일 아니라면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새해에는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복이 우리 모두에게 함께하시기를 기원한다.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 주시되, 곧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의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라. (엡 1:3~6)

참고문헌  박용기 저, 『무엇인가Ⅰ』 중 ‘복이란 무엇인가’, 진리의말씀사, 2013년; 『무엇인가Ⅱ』 중 ‘복음이란 무엇인가’, 진리의말씀사, 2009년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한용환 장로 (기독교지도자협의회)

구노(Charles Gounod)의 상투스(Sanctus)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BWV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