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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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12 18:5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종교개혁 정신의 반역 XV : 순교자들의 피값을 매매하는가!


20 네가 나를 위하여 낳은 네 자녀를 가져 그들에게 드려 제물을 삼아 불살랐느니라 네가 너의 음행을 작은 일로 여겨서 21 나의 자녀들을 죽여 우상에게 붙여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였느냐(겔 16:20~21).


주전 11세기 유다 지파에 속한 다윗을 통해 이스라엘 국가가 창건되었다. 하지만 이 나라는 주전 10세기 초반에 남과 북으로 양분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다윗이 속했던 유다 지파(支派)와 소수의 베냐민 지파 그리고 예루살렘 성전 봉사자 레위 지파만 남쪽에 남고 열 개 이상의 지파가 나라를 쪼개 북쪽 북이스라엘을 세웠다. 그런데 주전 8세기 초(722년) 북이스라엘은 앗시리아 제국의 침략을 받아 망해 버린다. 그리고 남쪽에 남은 유다 왕국도 7세기 초 605년부터 20여 년 동안 바빌로니아 제국의 침략을 당하여 결국 주전 586년에 망한다. 망하는 과정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구약 성경 열왕기와 역대기, 그리고 이사야, 예레미야와 예레미야 애가, 에스겔 그리고 다니엘에서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패망은 이미 주전 15세기 모세 시대에 여호와 하나님께서 (레위기 26장과 신명기 28장에서) 약속한 바가 있으며 그대로 성취되었다. 과정에서 보면 수십 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이스라엘이나 남유다 모두 선지자들의 경고를 무시하거나 책망하는 선지자들을 오히려 죽이거나 핍박하는 과정을 밟는다. 특히 남유다는 패망의 시기가 다가올수록 예루살렘 성전에서 온갖 우상으로 자신의 유일한 신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힌다. 물론 남유다는 여호와 하나님의 정하신 뜻대로 한 치 착오도 없이 진행되는 패망 과정을 밟지만,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배반과 배신, 타락과 부패의 모습은 패망 당시 그들처럼 너무나 배불러 있고 사치하고 부정과 부패로 정해진 심판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 교회와 너무도 닮은꼴이라 큰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앞의 인용은 남유다 최종 멸망 5년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남유다의 더러운 범죄 장면을 책망한 내용이다. 자손의 번창과 그들에 대한 철저한 보호는 아담 창조 때부터 여호와 하나님께 받은 바(창 1:28) 삼대언약(三大言約, 자손·땅·통치)의 핵심이다. 그런데 망해가는 남유다는 회개는커녕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의 증표인 소중한 자녀를 우상(몰렉=밀곰) 잡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잔인무도한 범죄를 저지른다. 이 잔인한 몰렉(밀곰) 제사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사악했던 북이스라엘 아합 왕과 남유다 므낫세 왕이 주도했던 것을 반복하는 경우다. 잡신에게 제사하는 방식은 너무나 잔인했다. 몰렉 우상 형상은 놋쇠로 만들었으며 내부는 불을 지필 수 있도록 비어있었다. 우상의 양손을 내부에서 불을 지피어 시뻘겋게 달군다. 그리고 그 위에 아버지가 데려온 아이를 몰렉 우상의 달구어진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다. 귀한 아들의 비명소리와 타는 살 냄새를 몰렉 잡신이 좋아한다는 말이다.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의 확증이며 증표인 아들을 말년의 남유다 왕과 모든 지도자들과 백성들이 몰렉 잡신에게 드렸던 것이다. 이를 여호와 하나님은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책망할 뿐만 아니라 남유다는 이로 인해 반드시 망할 것을 확증해 주신다. 그리고 자녀들을 태우던 바로 그곳에서 남유다 백성은 바빌로니아 제국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하며 남은 자는 굶어 죽거나 염병(染病)으로 죽게 된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한반도 전체는 지난 2세기를 교회사의 맥락에서 돌이켜보면 수많은 ‘순교자’들이 피 흘리며 주의 교회와 성도를 목숨 다해 사랑하며 살다가 먼저 천국으로 간 곳이다. 국운(國運)이 다하는 조선 왕조의 끝자락에서 밀려오는 잔인한 서구 열강의 총부리 밑에서 그리고 파렴치한 일본 침탈의 한가운데서 그리고 동족상잔 전쟁의 포화 속에서 교회를 사랑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지체를 위해 아름다운 선혈(鮮血)을 흘린 곳이 바로 우리 땅 우리 교회다. 제주도를 포함하여 한국의 성도들이 사는 어느 곳이건 간에 차를 몰면 한 시간 반경 이내에는 순교지가 아닌 곳이 없다. 한마디로 한국 교회는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교회를 목숨보다 사랑하다 아름답게 순교한 신앙선배들의 터 위에 세워진 곳이다. 외국 교회에 구호의 손을 벌리지 않는 자립 교회가 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렇게도 교만한 성도들이 되었을까. 비대해진 천문학적 교회 재산에 눈멀어 근래 들어 성경진리 내팽개치는 것은 여사(餘事)로 알다 못해 이제는 몰렉 잡신을 섬기다 망한 남유다처럼 감각없이 ‘잡혀죽기 위해 태어난 이성 없는 짐승(벧후 2:12; 유 1:10)’ 꼴이 되었다.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의 순교의 피가 아직도 생생한 기록과 그 흔적을 남기고 있는데, 그 터 위에 대리석 건물을 지어놓고 교회당을 ‘성전(聖殿)’이라, 목사를 ‘제사장’이라, 연보를 ‘제물’이라고 서로 속이고 속아주면서 또 다른 더 큰 한탕을 위해 매일 곁눈질하는 강도들의 소굴이 되어가고 있다. ‘성전’과 ‘제사장’과 ‘제물’은 다름 아닌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 바로 자신밖에 없으며, 또한 우리가 서 있는 이 교회당은 예수님과 그들의 지체 그리고 다음 세대의 신앙인들이 더 순수수하게 성경진리로 양육되길 기도하며 피 흘리고 먼저 간 바로 그 선배들의 피값이 지불된 귀한 곳이다. 성경진리에 무감각한 너무나 무감각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그 선배들의 피값을 서로 차지하려고 난투극을 벌이고 고소고발을 일삼고 세상 법정에서 서로 죽일 놈이라고 증언하는 그야말로 남유다 패망 과정의 한 현장을 떠오르게 한다. 여호와 하나님의 율법과 진리를 배반하고 몰렉 잡신에게 아들을 바치고 형제와 이웃을 괴롭히고 그들의 제물을 빼앗고 급기야 여호와의 이름이 모셔진 성전까지 더럽히다 망한 남유다의 결국을 보는 듯하다. 순교자의 피값을 흥정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진리 소생과 회복의 기운은 점점 빨리 사라지는 오늘의 한국 교회의 시간, 이 암흑 속에서도 그루터기는 남겨놓으시길 간절히 간절히.


35 너 음부야 여호와의 말을 들을지어다 36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네가 네 누추한 것을 쏟으며 네 정든 자와 행음함으로 벗은 몸을 드러내며 또 가증한 우상을 위하여 네 자녀의 피를 그 우상에게 드렸은즉 37 내가 저의 즐거워하는 정든 자와 사랑하던 모든 자와 미워하던 모든 자를 모으되 사방에서 모아 너를 대적하게 할 것이요 또 네 벗은 몸을 그 앞에 드러내어 그들로 그것을 다 보게 할 것이며(겔 16:35~ 37).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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