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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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19 19:2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패럴림픽 선수보다 더 힘든 ‘한반도 운전자들’


3월 9일부터 18일까지 또 하나의 올림픽도 끝났다. 2월 9일부터 25일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평창 동계패럴림픽도 성황리에 마쳤다. ‘역대 최고 규모, 최고 흥행으로 치러진 대회’라는 평가처럼, 사상 최다 49개국 567명 선수가 참가했으며, IOC 위원장을 비롯하여 20개 나라 장관급 이상 29명의 외빈이 방한했다. 국내외 방송사 관계자 2천 213명, 언론사 관계자 814명이 참여했다.

그런데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의 가장 큰 의의는 사상 최초로 북한이 참가했다는 사실과 더욱이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여 참가한 ‘평화’의 올림픽이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3월 18일 동계패럴림픽 폐막식이 끝나고 숨고르기도 전에 20일에는 평양에서 열릴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을 위해 판문점에서 실무자들이 공연을 위한 사전 접촉을 갖는다. 4월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5월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기대는 2018년 상반년을 이미 다 보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시간을 좀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17년 8·15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를 우리가 주도해서 풀어나가겠다는 이른바 ‘한반도 운전자론’을 제시했다. 대리운전만도 못하다는 악평을 받으면서 소개된 한반도 운전자론은 북한 참가의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을 마치면서 이제는 우려보다 평화 정착의 더 많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김정은 일가의 북한 특사 청와대 방문은 세계 언론의 모든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의 참석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북한 특사에게 쏟아졌다. 그만큼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구축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걸고 있는 기대만큼 대통령을 비롯한 ‘한반도 운전자’는 매우 힘든 운전을 해야할 지경에 놓여있다. 옆 좌석에 어떨 때는 미국이 어떨 때는 북한이 타고 있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이 또한 러시아가 뒷자석에 앉아 운전기사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운전수가 악마의 계곡을 운전해야 하듯이 한반도 운전자 앞에는 많은 암초가 기다리고 있다. 북한 비핵화 합의 내지 핵동결 모라토리움 유도, 대북 제재 완화, 북·미 평화협정, 한·미 군사훈련 문제, 다자간 외교관계 재개, 종전선언 유도, 핵 동결에 걸맞는 북한의 IAEA의 핵사찰 수용과 감시 공약, 북·미관계의 제도화를 위한 워싱턴과 평양 무역대표부 혹은 대사관 설치, 북한체제보장,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협약, ‘핵 없는 한반도’와 동북아안보공동체 구성 유도, 향후 주한미군의 역할, 이산가족 상봉, 남북문화 교류, 경제 교류 협력 등등. 그야말로 암초 넘어 암초다.

정말로 한반도 운전자는 로드맵 짜기가 결코 쉽지 않다. 졸음운전도 하지 말아야 하고 과속도 위험하고 방어 운전도 반드시 필요하다. 가끔 휴게소에 들려 운전기사를 믿고 가자며 기분도 풀어줘야 한다. 이처럼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의 목적지에 안착하는 것은 정말이지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에게만 운전을 맡기고 구경만 해서 안 될 일이다. 몇몇이 운전하기엔 너무도 멀고도 힘든 길이다. 너무 힘들어 얼마 가지 못해 결코 원하지 않는 대형사고가 날지도 모른다. 흔히 말하는 우리가 속한 운명의 공동체는 움직이는 생명체이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도 같다. 무저갱의 계곡으로 굴러 떨어질 것인지 아슬아슬하게 마의 계곡을 무사히 통과할 것인지 그 결과를 함부로 예단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 땅에 살고 있는 한 성도로서 ‘역사를 정하신 뜻대로 섭리하시는 여호와 하나님’만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 누가 동방에서 사람을 일으키며 의로 불러서 자기 발 앞에 이르게 하였느뇨, 열국으로 그 앞에 굴복케 하며 그로 왕들을 치리하게 하되 그들로 그의 칼에 티끌 같게, 그의 활에 불리는 초개 같게 하매 3 그가 그들을 쫓아서 그 발로 가 보지 못한 길을 안전히 지났나니, 이 일을 누가 행하였느냐 누가 이루었느냐 누가 태초부터 만대를 명정하였느냐 나 여호와라 태초에도 나요 나중 있을 자에게도 내가 곧 그니라(사 41:2~4).”

우리 성도들에게 ‘한반도 운전자’는 인간이 아니라 여호와이시다. 그가 정하신 선한 뜻대로 이 땅을 섭리해 가실 것이다. 북한의 지하교회에 지금도 생명을 걸고 신앙생활을 하는 수많은 성도의 기도를 들으시길 여호와 하나님께 간구한다. 신학교에 용역깡패까지 동원하는 이 개탄스러운 한국 교회를 정녕 버리시는 것인지 애절한 기도를 할 수밖에 없다. 북한 성도를 생각하면 분명 자유롭게 복음을 들을 수 있는 통일의 그날이 오길 간절한 마음이 생기지만, 날이 갈수록 결코 회복할 수 없는 부패하는 남한 교회의 상황을 보면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의 매가 당연하지 않은지 고개를 떨구고 있을 수밖에 없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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