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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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5-09 18:3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대형 교회와 총회의 동반 몰락, 성경진리는 온데간데없어


최근 대형 교단 소속 대형 교회와 해당 목사의 이의신청에 대해 대법원은 더 이상 구체적 심리를 진행할 필요 없다는 뜻의 상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간단히 말해 해당 교회에서 일어났던 목사 위임은 불법이라는 말이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마자 해당 교회는 물론 교계 곳곳에서 대법원 판결은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 종교자유를 침해했다, 교회법이 사회법보다 우위에 있다, 목사 위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등등 대법원 판결에 불복 의사를 밝히거나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이른바 국가 최고 법기관을 대상으로 한 초법적 발언들이 많은 교인들과 시민들의 생각과 판단을 엇갈리게 하고 헷갈리게 하는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다른 대형 교단 대형 교회는 세습을 위해 소속 교단의 상위법을 무시하고 임의로 해석하면서 세습에 대한 황당한 절차들을 만들어 실행하고 있다. 그리고 교회의 상위 기관은 상식으로 보아도 명확하게 내릴 수 있는 듯한 결론을 몇 개월째 심리도 하지 않고 그 분쟁을 방조하거나 지연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그리고 분쟁 중에 있는 또 다른 어떤 수도권 교회는 법원이 당회장 직무대행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괴상한 일을 겪고 있다. 당회는 목사, 부목사, 장로로 구성하는 것이 교회의 오래된 법률이며 상식 중의 상식이다. 하지만 적대 관계에 있는 교인들이 세상 법정에 서로를 고발한 이상 세속의 법정은 심사를 하고 해결을 위한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교인들 이쪽도 저쪽도 아닌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자로 정말로 ‘제삼자’인 비기독교인 법률전문 변호사가 분쟁 해결을 위한 당회장 직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형 교단의 대형 교회들이 즐비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꼴사납고 참담한 교회의 실상들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인들 아니 세상 사람들이 보더라도 이러한 교회 분쟁의 핵심에는 어마어마한 ‘재산’이 자리 잡고 있다. 개신교 그것도 개혁파 교회의 유일한 절대표지, 하나님의 말씀, 성경진리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 결코 아니다. 진리문제라면 세상에 고소할 일이 없을 터이기 때문이다. 수천억 내지 수백억 재산 관리의 중심에는 목사와 당회와 그 측근들이 있고 그 반대편에 이들의 독주를 저지하고자 하는 자들이 맞서고 있다. 한쪽이 고소·고발을 진행하면 다른 쪽에서도 그렇게 진행하기 일쑤다. 일방적으로 손해 보고 모든 것을 손 놓고 맞고소를 하지 않고 손을 떼고 하나님의 말씀, 성경진리에만 귀 기울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서로 고소한 상태에서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성직(聖職) 문제에 대해 법원이 무리하게 판단했다,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다, 정교분리의 원칙을 어겼다고 하며 패소한 자들은 쉽게 승복하지 않는다. 목사나 당회 혹은 교인들이 교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세상 법정으로 그 문제를 끌고 가 판결이 나오면 거의 상소를 진행한다. 끝까지 가보자는 악의적 태도에는 성경진리에 대한 수호를 위한 최소한의 지각과 양심이란 보이질 않는다. 성도에 대한 성도의 참고 기다리는 인내는 교회 내에 존재하지 않고, 법정에 고발한 판결이 나오기를 인내하고 기다리다가 판사의 판결이 나오면 또다시 상고할 전략을 짜고 고비용을 들여 유명한 법률 회사를 찾아다닌다. 성도가 다른 성도를 세상 법으로 통제하고 억압하고 징벌하기 위해서 말이다. 근래 대형 교회에서 목사가 교인을, 교인들이 목사를 서로 고발한 고소 건수가 3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아마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법원이 모두 심리해서 정확한 판결을 내리기도 어려울 지경으로 많다. 어떤 법률 단체에 따르면 이러한 재판 과정은 대한민국 70여년 재판 역사에도 찾아보기 힘든 법정 투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질타에 대해 국가 기관인 대법원도 분명히 할 말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분쟁과 유사한 사안에 대해 2007년 대법원은 이러한 판례를 남겼다. “교회의 대표자(담임목사)는 예배 및 종교활동을 주재하는 종교상의 지위와 아울러 비법인 사단의 대표자 지위를 겸유하면서 교회 재산의 관리처분과 관련한 대표권을 갖는다고 할 것이므로, 재산의 관리처분과 관련한 교회 대표자 지위에 관한 분쟁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에 해당하여 그 대표자 지위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있다(=세상 법원의 재판 대상이 된다는 의미).” 즉 교회에서 발생한 관련 사건이 순수 신앙적 사안일 때는 국가 법원에게 재판권이 없다. 하지만 당회장이나 담임목사의 지위와 관련해 교회 재산권의 관리처분권 유무에 대한 교회 사건은 재판권을 갖는다는 말이다. 세상 법정에서 목사와 교인들이 적대 관계에서 서로 수년 동안 볼썽사납게 싸우고 판결 나기 무섭게 또다시 불복하고 제이, 제삼의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그야말로 세상보다 못한 추악하기 그지없는 일일 것이다.

성도들의 기도도, 교회 규칙도, 당회 규칙도, 노회 정관도, 총회 헌법도, 국가 법률도 필요 없다. 자신의 더러운 욕심과 욕망이 다른 성도에 대한 인내라든가 차분한 소통의 절차라든가 합의에 의한 규칙 적용이라든지 하는 해결을 위한 어떤 노력도 아무 쓸모없게 만들고 있으며, 그 결과 점점 사망의 늪으로 가는 진흙탕 싸움만 격해지고 있다. 소돔과 고모라를 굳이 언급할 필요마저 없어진다. 차라리 빨리 폭삭 망하는 게 빠른 해결일 수도 있을 지경이다. 아브라함의 의인 다섯 명 요구도 통하지 않는 경우인 이 땅 이 교회들, 성경진리에 대한 갈망과 여호와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 그리고 교회의 머리이시며 교회의 심판주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살아계심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도 점점 사라지는 땅이 우리 교회들이다. 130여 년 전 성경진리를 전파하고 수호하고자 피 흘린 신앙 선배들이 묻힌 이 땅, 그런 땅을 소돔과 고모라와 비교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두세 사람이라도 오직 성경만으로 세워지는 교회, 보혜사 성령의 진리 부활의 그 새벽이 동트기만 간절하다.

5 내가 너희를 부끄럽게 하려 하여 이 말을 하노니 너희 가운데 그 형제간 일을 판단할 만한 지혜있는 자가 이같이 하나도 없느냐 6 형제가 형제로 더불어 송사할 뿐더러 믿지 아니하는 자들 앞에서 하느냐 7 너희가 피차 송사함으로 너희 가운데 이미 완연한 허물이 있나니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아니하며 차라리 속는 것이 낫지 아니하냐 (고전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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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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