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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공유 작성일 : 16-03-09 21:55  글자크기 크게글자크기 작게 기사 출력하기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책을 읽지 않는 나라
OECD에서 주관하는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가 만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생평가라고 한다면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능력을 측정하는 프로그램은 PIACC(Programme for International of Adult Competencies)으로서 ‘성인 문해력 조사’로 번역된다. 사실 OECD의 PISA는 국가 간의 학력 올림픽이라기보다는 성인의 학습능력을 위한 전 단계로서의 의미가 훨씬 크다. 말하자면 PISA보다는 PIACC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문해력은 크게 여섯 개의 등급으로 나뉘는데 문해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들은 민주주의에서 살아가기 위한 필수요소, 즉 비판능력과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는 텍스트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가진다. 따라서 문해력은 그 나라의 민주주의 지수와 관계가 깊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성인 문해력은 어느 정도일까? 가장 최근의 성인 문해력 조사(2013)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등급은 OECD 국가들의 평균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PISA의 성취도가 최상위권이라는 점에서 PIACC의 결과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특이한 점은 세대별 편차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20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세대별 문해력의 수준이 비슷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55세 이상의 문해력 수준은 조사대상국 중 최하위권이다. 최하위권이라 함은 말과 글에서 핵심이나 주제를 찾을 수 없고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분별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결국, 타인에 휘둘릴 수 있는 사람들이 노년층으로 갈수록 많아진다는 의미다. 정치과잉인 국가에서 권력을 가진 집단들은 이런 사람들을 제 편으로 만들기 위해 왜곡과 장난의 유혹을 참기가 어렵다. 그런 까닭에 상식이 통하지 않고 법치가 무너진 사회는 뒤틀린 사회며 이는 문해력이 떨어진 사회의 당연한 귀결이다. 따라서 상식이 통하는 민주주의 사회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건전한 비판과 합리적 시각을 가진 시민이 많아야 한다. 하여 독서를 포함한 평생교육이다. 

외국의 세대별 문해력의 차이가 작은 것은 평생학습을 위한 인프라가 많이 구비돼 있기도 하고 우리나라처럼 노동 시간이 길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성인의 독서습관이 정착된 때문이기도 하다. 2013년 한국출판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일본인이 연중 35권의 책을 사는 반면 한국인은 10권을 구매한다. 성인들의 도서관 이용률을 감안하면 문해력의 차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사회지도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민 모 전 국립국어원장은 문화일보 ‘국어능력도 국가 경쟁력이다.’라는 칼럼(2015.4.9.)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문해력이 낮아 난독 상태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그가 예로 든 국립국어원의 국민 문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초 이하의 문해자가 54.7%로 절반을 넘는다. 또한 국민의 35%가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 것으로 확인된 상태에서 문해력에 대한 전망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한다. 그는 이런 원인을 입시와 취직 후에 성인들이 책과 담을 쌓고 있는 현실에서 찾는다. 그렇다면 해결책으로 평생교육과 독서 그리고 책을 어떻게 가까이해야 할지를 제시하는 것이 상식적 결론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해결책은 ‘바른 언어, 고운 언어, 품격 있는 언어의 생활화’를 목표로 삼고 ‘좋은 댓글 달기 운동, 청소년 언어순화운동’ 등을 제시하는 등 건강한 모어(母語) 의식의 중요성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국어문제를 사회 윤리문제로 치환해버렸다. 그것이 문해력의 향상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PIACC의 결과를 실증해버린 칼럼이 되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문해력의 향상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구조적으로는 도서관과 같은 평생교육 인프라를 꾸준히 확충하고 ‘수확체감의 법칙(law of diminishing returns)’을 고려하여 노동생산성의 한계를 인정하고 근로자들에게 배움의 기회인 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가까이하고 주어진 말과 글이 옳고 그른지를 따져보는 ‘베뢰아’사람이 되어야 한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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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진희 집사 (장안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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