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1-02-02 19:11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대안을 찾아서


본 연재는 <한국크리스천신문> 교회개혁을 위한 한국 교계 원로와의 대담을 지면으로 옮긴 것으로, 이번 좌담회에는 한창영 목사(예장개혁 90회기 증경총회장)를 대담자로 초청하여 배윤리 권사(한국크리스천신문 객원기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1.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총회의 원로이신 목사님을 뵙게 되어 큰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교회의 본질에서 벗어난 한국 교회의 문제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단해 주시고 성경에 근거한 구체적 대안도 말씀해 주시길 바라면서 목사님과 인터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한국크리스천신문 독자들에게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총회’의 역사에 관해 짧게 말씀해 주시고, 총회의 이상과 목표가 무엇인지도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합동총회가 교권화되어 이영수 목사가 총회를 좌지우지하면서 지역감정이 극심했습니다. 예장개혁은 1979년도 합동과의 분열로 생겨났습니다. 합동 측이 그 당시 규칙에 고지한 개회 시간보다 3시간 앞당겨 호남 사람과 이북 사람을 배제하고 총회를 해버렸습니다. 그때부터 한국 장로교가 분열되었습니다. 합동이 좌경화되었으므로, 합동을 보수한다는 의미에서 합동보수로 총회가 만들어졌고, 회기는 정통성을 따라서 지금까지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예장개혁 총회는 교권을 탈피하고 보수적인 신학을 지향하면서 순수한 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여 복음주의로 가자고 태동했습니다.

2. 한국 교회의 태동과 성장 그리고 부흥과 발전의 역사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혜로 세워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혼란의 구한말,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군사 정부와 5.18 민주 항쟁의 격동기, 그리고 코로나19 대혼란 속의 전반적 일상 유지 등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대격변을 통해 이 땅에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보호하시는 섭리를 하신다고 봅니다.

한국 교회 역사는 아픈 분열의 역사입니다. 성도들 앞에서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성도들이나 장로들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전부 목사들이 잘못한 것입니다. 먼저 장로교에서 제일 먼저 갈라진 것이 고신 측입니다. 1951년도 고신 측이 신사참배를 한 사람들과 같이할 수 있느냐며 나갔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신사참배란 것이 일본사람들의 총칼 앞에 어쩔 수 없이 굴복한 것인데 용서하고 포용했더라면 고신 측이 나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남을 정죄할 수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도 현장에서 간음한 여인을 용서하셨습니다. 회개하면 수용하고 포용해야 합니다. 나중에 고신 측 후배들이 최초의 분열자가 된 것을 회개하고 또 다른 편에서는 선배들의 신사참배를 회개하면서 서로 간에 용서하고 수용하지 못함을 사과함으로 지금은 서로 연합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1959년 W.C.C.를 따르는 측은 통합으로 남고, 반대하는 측은 합동으로 갈라지게 된 것입니다.

3. 장로교 12신조를 보면 제1조항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니 신앙과 행위에 대하여 정확무오한 유일의 법칙이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한국 교회는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모태로 나온 한국 장로교의 12신조를 믿고,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으며 유일한 법칙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한국 교회가 특히 장로교가 성경을 정확무오한 유일의 법칙으로 믿느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성경의 가치를 최고의 가치로 알고 있느냐는 것은 한국 장로교뿐만 아니라 전체 기독교인의 문제이며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입니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등 모두가 성경 말씀을 최고의 가치라고 하지만 실질적인 생활 속에서는 성경의 가치가 뒤로 밀려나 있습니다. 그 가치가 두 번째만 되어도 괜찮겠습니다. 세 번째, 네 번째로 밀려나 있는 게 문제이지요.

4. 한국 교회의 부패와 타락을 비판할 때 많은 원인이 목회자들에게 있다고 합니다. 현재 한국 교계에 과거부터 지금까지 누적된 가장 심각한 부패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꼭 개혁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진단해 주시고 극복 방안까지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한국 교회의 부패와 타락을 비판할 때 많은 원인이 목회자들에게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부패는 교회의 사유화와 교권화로 봅니다. 교회가 공교회성을 잃어버렸고 목사의 개인 사유화가 되어버렸어요. 목사 말에 순종해야 복 받는다고 가르쳐서 목사가 마음대로 합니다. 목사도 교회 재직의 하나입니다. 질서상 목사가 교회 행정의 수반이 되어 법에 따라서 목사가 집행하고 결제하는 것입니다. 목사도 잘못하면 교회법에 따라서 치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교회를 사유화하고 말만 하나님의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교권화입니다. 교회가 계급화했습니다. 장로의 경우도 수석 장로가 황제처럼 대우를 받는 등 계급화했다는 것입니다. 장로 밑에 집사, 집사 밑에 평신도가 아니잖아요!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우리는 똑같은 교회 안의 지체입니다. 교회가 공교화하지 못하고 소수 지배에 의한 교권화가 되어버리니까 자연히 교회가 해야 할 사명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성장에서 교회 부패의 원인은 교인 수 증가와 부의 축적이 뗄 수 없는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데 있다고 봅니다. 왜 교회에 돈을 쌓아두어야 하나요? 개척교회를 세워주고 어려운 교회에 나누고 선교를 해야 합니다. 작년에 아내를 보내고 이 집을 하나님께 바쳐서 ‘새로난 교회’로 설립하였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없이 다 나누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뀌지 않으면 한국 교회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회만 누리고 있으면 그게 바로 부패가 되는 거예요. 흘러가는 물은 절대 썩지 않습니다. 사람도 모여 있으면 다 썩습니다. 돈도 쌓여있으면 썩습니다.

5. 총회 헌법과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일반 성도들이 볼 때 총회 규칙은 목회자들의 자기 보호 규정으로 보입니다. 개혁 총회를 비롯해 한국의 보수 교단들이 제정한 ‘총회 헌법’은 한국 교회 개혁을 위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헌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헌법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헌법에 장로, 권사를 세울 때 얼마씩 받으라는 말이 있습니까? 저는 교회에서 직분자를 세울 때 한 푼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교회가 필요해서 일꾼을 세우는 것이지 장로가 세워달라고 해서 세우는 게 아니지요. 근데 왜 돈을 내놓으라고 하나요? 저는 임직 받으실 분들이 돈을 내기 위한 모임을 못 하게 합니다. 그런 모임이 이뤄지면 부자든 가난한 분이든 일률적으로 똑같이 내야 합니다. 이것이 한국 교회의 현실입니다. 매관매직입니다. 1517년 종교개혁 때 로마가톨릭이 어떻게 부패해 있었나요? 매관매직을 금지하자고 종교개혁을 했습니다. 개신교가 지금 이런 매관매직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헌법이 잘못된 게 아니라 오히려 헌법을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영원무궁하고 더하거나 덜할 수도 없지만, 교회법은 성경을 근거로 공동체를 통해서 만들어진 거니까 지켜나가야 하는데 그 법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세속적으로 악용한다는 것입니다. 회장이 되어 교회 헌법이나 규칙으로 권위를 부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회장이 되어 자신의 말을 들으라고 합니다.

6. 한국 교회 개혁과 관련해서 성경에서 그 모델을 찾는다면 어떤 사건 혹은 어떤 인물이 있는지 소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목회 과정에서 교회 개혁과 관련해서 특히 노력을 기울인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구약에서는 여호수아와 갈렙을 뽑고 싶어요. 여호수아는 모세의 뒤를 이어서 충성스럽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 땅까지 인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여호수아와 함께 정탐했던 갈렙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고 같은 동료였지만 하나님께서 세우신 여호수아에게 절대복종하며 약속하신 땅인 헤브론 산지를 순종하며 가져갔고 죽도록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겠다고 맹세한 진정한 지도자라고 생각해요.
신약에서는 사도 요한과 베드로입니다. 사도 요한은 자기 몸도 가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서로 사랑하라고 하며 오직 사랑으로 목회했던 지도자입니다. 지금 한국 교회도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베드로는 위대한 신앙고백도 하지만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부인하고 저주까지 하고 나서 뉘우치고 주님 앞에 다시 돌아와 순교까지 한 것이 저는 목회자의 바른길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불법을 정당화시키고 거짓 증인을 세우기도 합니다. 불법을 하고 죄를 짓지만 뉘우치고 돌아오는 그런 목회자가 필요합니다.

7. 한국 장로교 총회의 이념을 보면 모두 성경권위와 하나님의 절대주권적 통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머리는 온전히 주 예수 그리스도 한 분임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교단보다 총회가 더 분리된 교단이 장로회 교단입니다. 과연 통합의 여지는 없는 것인지, 통합할 수 있다면 어디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한국 교회 선교 역사가 135년이 되었지만 한국교회의 공통적인 기독교인의 예식서(생활규범)가 없습니다. 창세기 1장 27절과 28절이 문화명령입니다. 문화를 정복하라는 것이고, 그래서 가나안 정복 시에도 다 멸하라고 했습니다. 교회가 빛과 소금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본을 보여야 하는데 보여줄 기독교 문화가 없으니 앞이 캄캄합니다. 저는 문화운동을 하려고 했고, 전국 십자가 대행진도 2002년도부터 5년간을 했습니다. 십자가만큼 자랑하고 내세울 문화가 없지만 십자가는 이미 세속화되어 양보, 사랑, 희생, 봉사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부활은 흉내도 못 내고 가져갈 수도 없으니 2002년도 부활절 행사를 밖으로 끌고 갔고, 부활의 영광, 월드컵 승리를 외치며 연합 부활절 기념 예배를 통해 기독교 문화를 알렸습니다. 1975년 18개 교단 원로들과 장로들을 중심으로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가 만들어졌습니다. 각 교단의 원로들이 통합을 이루어 제일 먼저 한 일이 부활절을 하나로, 또 찬송가 공회를 통해 통일 찬송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8. 한국 교회의 교회학교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 차세대 양육이 매우 다급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어릴 때부터 기독교 문화에 접하게 해야 합니다. 교회도 가정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뭘까요? 부부가 아이 하나 안고 하나는 걸리면서 손잡고 교회당 가는 모습이 제일 평화스럽고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에 집중해서 아이들이 자랄 때부터 하나님을 경외하는 기독교 문화에서 자라게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기도와 찬송하는 문화에 젖어 들면 저절로 기독교 지도자가 나옵니다. 제자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런 문화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쳐야 지도자를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9. 목사님께서는 ‘한국원로목사총연합회 대변인’ 역할도 수행하고 계십니다. 먼저 어떤 취지와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인지 간단히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목적은 한국 교회 원로를 추대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 교회에 어른이 없습니다. 교회 역사가 135년인데 다 어른 노릇을 하려고만 합니다. 어려울 때 어른이 나와서 서로 사랑하고 포용하라고 제시하면 모두가 순종할 수 있는 그런 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난해에 원로목사회가 나누어졌습니다. 한국교회 원로목사회의체로 교회를 아우를 수 있는 교두보 같은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은 태동기입니다. 앞으로도 교단에서 어른 대우를 받으시는 원로목사님들, 존경받는 원로목사님들을 세워서 그분들로 하여금 한국 교회를 서로 아우르면서 본이 되도록 지도해갈 수는 있는 단체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10.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에 대해 ‘하나님의 섭리’의 관점에서 목사님은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제2의 바벨탑 사건이며 하나님의 징계입니다. 하늘까지 쌓아 올라가는 바벨탑을 언어의 혼잡을 주어 소통하여 공모하지 못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서로 모일 수 없게 하십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가 한국에 5개나 있어요. 한국교회연합회는 돈의 권력이 지배하는 매우 참담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돈이 대표를 만들기도 하고 만들지 못하기도 합니다. 저는 노회 신학교에서 교회헌법과 실천신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렇게 얘기합니다. 절대로 욕심부리지 마라, 절대로 내가 다 품으려고 하지 마라, 절대로 누리려고 하지 마라! 땅끝까지 내 증인이 되라고 하신 것처럼 교회는 ‘보내는 사명’을 반드시 감당해야 합니다. 10,000명 교회 1개보다 500명 교회 20개가 낫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지금의 바벨탑을 허무는 사건으로 평가하고 싶네요. 하나님의 백성들은 항상 자신을 죄의 종노릇 하는 곳에 매장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 정관을 만들 때, 목사 자신을 스스로 족쇄 채울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교회는 돈 버는 곳이 아니라 돈을 쓰는 곳입니다. 돈이 보이면 교회의 정체성을 잊게 되고 부패하여 하나님과 멀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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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대안을 찾아서
기자의 눈으로 본 교회개혁 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