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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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3-01 21:3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실상


무엇이 문제인가? 무엇을 위한 회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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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는 ‘생명의 하느님, 정의와 평화로 우리를 이끄소서’라는 주제로 대한민국의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들을 두고 교계가 시끄럽다. 일부에서는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공동선언문의 내용을 문제 삼으며 조직의 재편성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보면서 새삼 WCC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결국 이 단체와 회합의 저변에는 성도들의 소중한 헌금이 자리한다. 이 말은 WCC가 성도들의 헌금으로 결성되고 진행되는 만큼 기독교정신에 입각해서 존립하고 운영되어야 하며, 회합의 목적과 취지 그리고 실태에 대해서도 공론(公論)하게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본보는 WCC에 대한 바른 판단과 이해를 돕기 위해서 회합의 태동배경, 취지, 행사사례, 성격, 문제점과 대안을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세계 교회 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는 세계적인 에큐메니컬 운동 협의회로서,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으며 1948년 에큐메니컬 운동을 위해 성공회, 개신교, 정교회 대표 성직자들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모여서 결성된 범세계적인 기독교단체이다. 그 규모는 약 110개 이상의 나라에서 349개 기독교 교회들이 정식 회원으로 활동하는 조직체로써 8개 대륙별 지역 교회 연합체와 9개 프로그램 부서, 5개 자문위원회, 4개의 협의체가 있고 약 5억 6천 만 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다. 한국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를 통해서 회원교단 및 단체로 참여하고 있으며 WCC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 교회들의 면모를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로마 가톨릭 및 개신교단의 대부분은 물론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며, 가입교단에 속한 대부분의 교인들은 자신들이 이런 모임에 연합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에큐메니컬 운동(Ecumenical movement, ecumenism)은 교단, 교파, 교리를 초월한 범세계적 기독교일치운동이다. 이 운동은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라는 말씀에서 정당성을 확보한다. 제1회 세계선교회의는 1910년 에딘버러에서 개최되었으며, 이를 시발점으로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세계 교회 협의회가 결성되었다. 그 당시 세계교회협의회는 개신교회와 동방정교회가 참여 했고, 로마 가톨릭교회와의 협력과 일치도 이루어졌다. 세계 교회 협의회는 1961년 ‘성부, 성자, 성령이신 한 분의 하나님의 영광으로서의 공통적 부름을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교회들의 단체’로 일치의 성격을 규정한다.
하지만 일체적 명분을 중심으로 열린 몇 차례의 회의는 종교다원화원화의 극치를 보인다. 1983년 캐나다 벤쿠버에서 개최된 총회에서는 최초로 힌두교, 불교, 유대교, 이슬람교, 시크교의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공식적인 연설을 시도했다. WCC에서 혼합주의적인 사상을 주창하는 자들의 견해를 보면, ‘종교 간의 대화 위원회’ 존 테일러(John Taylor)는 󰡒우리는 이슬람교도들 가운데서의 모든 선교적 노력들을 중지해야 한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태도는 그것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한다. WCC 종교 간의 대화 위원회 의장인 더크 멀더는 “당신은 불교인이나 힌두교인이 그리스도를 믿지 않고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느끼십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물론”이라고 대답하였고, 웨슬리 아리아라자는 그의 저서 『성경과 타종교』에서 성경은 모순된 기독론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종교가 아님을 주장했고, 여타종교는 여러 신을 섬기는 다신론의 범주가 아니라 단지 하나님에 대한 이해방식이 기독교적, 힌두교적, 이슬람적인 관점의 차이뿐이라고 했다. 1991년 호주 캔버라에서 개최된 7차 총회에서는 이화여대 조직신학 교수인 정현경에 의해서 죽은 영혼들을 불러서 위로하는 샤마니즘적인 초혼(招魂)적 행위를 연출함으로써 혼합주의의 극치를 보인다. 감리교 신학대학 변선환 교수는 모든 종교는 각자의 독특한 구원의 길이 있음을 주장하는 종교다원주의의 전형을 보인다.
지금까지의 사례와 성격을 보면, WCC는 종교다원화 및 혼합주의적인 성향의 단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가 ‘생명의 하느님, 정의와 평화로 우리를 이끄소서’라는 주제로 2013년 한국의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총회의 개최를 앞두고 기독교의 보수와 진보진영 간에 신학적인 논쟁과 정치적인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기독교의 일치를 위한 세계교회협의회의 취지는 존중한다. 하지만 선결해야 할 신학적인 과제가 있다. 기독교의 일치를 위한 회합의 핵심은 조직이나 단체가 아니라 기독교적인 중심사상이다. 초기의 한국 기독교가 분열된 원인도 신사참배와 성경의 고등비평(한국기독교 장로회) 그리고 교회일치의 에큐메니칼 운동(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에 따른 종교관과 성경관 그리고 교회관에 대한 신학적인 견해 차이에서 유발된 것이다.
WCC의 진정성은 어떤 단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느냐, 또는 어떠한 주제에 의해서 회합이 이루어지느냐가 쟁점이 아니다. 일치를 위한 구호나 화합을 위한 명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합의 중심사상이다. 기독교 단체의 핵심은 기독교진리의 기반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통합이나 포용은 금물이다. 기독교는 여러 종교중의 하나가 아니라 종교의 원형이자 절대적인 근간이다. 성경은 신화나 경전, 문서들의 조합이 아니라 진리이신 하나님의 말씀이다. 신(神)관은 다양한 신을 인정하는 다신사상이나 타종교를 인정하는 다원주의적인 신(神)사상이 아니라 영원하신 절대적인 신(神)만을 인정한다. 구원의 방책은 다른 형식이 가미될 수 없으며,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서 실현됨을 원칙으로 한다. 교회는 구원의 분배기관이 아니라 진리를 깨우치는 학습의 전당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WCC는 기독교적인 기본사상의 정립이 급선무다. 조직적인 통합을 계획하기 전에 중심이 되는 진리의 축을 바로 세워야 한다. 회원들의 일치를 구상하기 전에 성경적인 신학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회합의 중심점은 기독교 진리이다. 진리의 해석과 유형이 다르고 관점과 이해방식이 다른데 일치와 통합의 명분은 진정성이 없다. 기독교 진리에서 진보와 보수는 단순한 포용과 이해의 차원이 아니다. 하나님 중심의 단결과 통합이 아니면 인간적인 정치집단에 불과하다. 노아홍수이후 바벨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뜻을 배제한 통합을 시도했다가 언어의 혼잡으로 세계 각처로 분파되었다.
WCC는 기초부터 다시 점검해야한다. 성경신학적인 종교관, 성경관, 신관, 그리스도관, 구원관, 교회관에서 신학적인 일치를 확보해야 한다. 진리에 의한 통합이 아닌 것은 세속화의 통로가 될 뿐이다. 혹자는 특정 시대의 신학이나 교리 체계에 의한 일치는 해석학적 독단주의라 속단하면서, 생명의 하나님 이외에 어떤 형태의 종교, 신학, 경전, 교리 등을 절대 신성시하는 것은 '우상숭배'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기독교를 종교라 칭하는 것은 여타종교와의 유사성에 기초한 보편적인 개념이 아니다. 기독교는 절대적인 종교로써 절대 진리에 의한 최고의 가르침을 전제하는 것이다. 또한 신학은 하나님에 대해서 총합적인 체계로 정립한 것이고, 성경은 하나님에 대해서 증거하는 절대적인 계시서이며, 교리는 하나님과 연관된 다양한 주제들을 조직적인 구성으로 논거한 내용이다.
이에 반해 진보적인 학파나 에큐메니칼 운동의 기본이념은 기독교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절대종교임을 간과하고 있으며 성경신학(The Bible theology)의 정체성에 대해서 미숙하고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신빙성을 부정하며 성경에 의해서 해석된 교리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따라서 진보주의자들은 그들의 신학적 경향성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하고, 보수주의자들은 성경신학적인 신학적 체계를 확고하게 정립해야 한다. 내용 없는 통합은 정치적인 세력화의 시발점이 되고 성경신학적인 점검이 간과된 일치는 분파와 분열의 온상이 된다. 진정한 통합과 일치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성경의 신빙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며, 신(神)존재확증의 진리체계를 정립해야 할 것이다. 성경을 통한 진리의 일치가 선행되지 않는 통합은 하나님의 뜻에 역행하는 처사이다. 성경은 이에 대해 “이는 하나님이 자기 뜻대로 할 마음을 그들에게 주사 한 뜻을 이루게 하시고”(계 17:17)라고 증거한다. 종말의 기간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뜻을 망각하고 원시 바벨론주의(창 9:1~9)와 같은 범종교적인 통합운동과 정치세력간의 연대운동이 발발할 것을 예언한바 있다(계 13:, 17:).
아무리 선한 명분이라 할지라도 진리에 의한 일치와 통합이 아니면 경계해야 한다. 아무리 거대한 규모를 갖추고 세력화되었다고 할지라도 진리에 의한 일치와 통합이 아니면 배격해야 한다. 아무리 공신력 있는 단체나 정부의 승인을 받은 회합이라 할지라도 진리에 의한 일치와 통합이 아니면 배척해야 한다.

논설위원장 김승일

‘부활’
일그러진 군상(群像) / 무너지는 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