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21-10-20 11:0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맹지반의 지도자상


子曰 孟之反不伐 奔而殿,
자왈 맹지반불벌 분이전

將入門 策其馬曰 非敢後也 馬不進也
장입문 책기마왈 비감후야 마부진야

『논어』 「옹야」 장의 계속이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다.
“공자가 말했다. 맹지반은 자랑을 하지 않는다. (전쟁을) 패하고서는 군대의 뒤에 서 있었고, 성문 안으로 (군대가) 들어가게 되어서는 자신의 말에 채찍질을 하면서 말하기를 (자신이) 감히 뒤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말이 앞으로 나아가지를 않는다고 했다.”

맹지반은 노나라 대부다. 이름은 측(側)이다. ‘벌’은 자신의 공을 자랑하는 것이다(伐,誇功也,). ‘분’(奔)은 전쟁에서 패하고 도망하는 것이다(奔,敗走也). ‘전’은 군대의 뒤에 서는 것이다(軍後曰殿.). 말하자면 맹지반은 전쟁에 나갔다가 패하게 되면 부하들의 안전한 퇴각을 위해 자기 군대의 뒤에서 적의 추격을 막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그러다가 자기 부하들이 다 성안으로 들어가면 자신이 뒤에 있었던 것을 사람들이 칭찬할까 봐서 일부러 뒤에 선 것이 아닌 양 가장을 한 것이다. 그것이 자기 말에 채찍을 가하면서 ‘이놈의 말이 왜 달리지를 않지?’라는 제스처를 취해서 자신이 부하들을 위해 일부러 뒤에 선 것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책’은 ‘채찍’이다(策,鞭也).

맹지반은 자신이 잘났다고 떠벌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의 스승 공자는 맹지반의 이러한 사람됨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대부임에도 자신의 위신을 내세우지 않았고 자신이 해야 할 의무를 묵묵히 감당하면서 노나라 백성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는 억지로 하는 겸손이 아니라 평소의 생활에서 학습된 겸허함을 실천하였다. 그의 겸손에는 가식이 없다. 그가 전쟁에서 패했을 때 자기 군대의 뒤에 선 것은 적의 추격을 막아 부하들을 지키겠다는 자기희생의 모범을 보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안에 들어갈 즈음이 되어서는 맹지반이 자신의 말에 채찍질을 하면서 말이 달리지를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뒤에 서게 된 것처럼 겸손해 하였다. 그의 내면의 마음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맹지반의 겸허한 행동은 오늘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대한의 그리스도인은 성경의 말씀 따라 겸손한 생활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려운 일에서는 자신을 던져서 묵묵히 감당해 가야 한다. 쉬운 일이나 남들에게 잘 보일 수 있는 일에서는 남에게 양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해냈다고 할 때 그에 대한 칭찬을 받고 싶어서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은근슬쩍 내비쳐서 다른 사람들의 칭찬을 유도해내려 하거나 해서는 안 된다. 칭찬받을 즈음에는 다른 핑계를 대면서 그 칭찬에서 물러서고자 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더욱이 돈과 명예를 향해 달려가고 그것을 성취해 내어 편히 쉬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경향이 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이 할 일은 무엇인가. 남보다 나은 능력을 보이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사회에서 낙오되거나 뒤처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대한의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대한의 선한 그리스도인이여! 어려운 일에서는 앞장서고 쉬운 일에서는 양보하는 신앙인이 되어가자. 어려운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며 다가가고 양보하자. 부유한 사람에 대하여는 그들을 인정하되 아부하지는 말자. 함께 이웃하며 인간의 정을 느끼게 하는 공동체를 세워나가며 살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서른여덟. 18-19세기 아프리카의 복음 전파와 아시아로 향하는 복음 진리
그대는 사람을 얻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