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란 무엇인가?②
성경적인 교회의 본질은 크게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는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교통이며, 이차적으로는 그리스도를 정점으로 한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도와 성도와의 교통이다.
성경적인 교회의 일차적인 본질은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교통’이다. 즉 성도가 그리스도에게 접붙인 바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대하여 사도 바울은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입음으로 연락하고”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다시말해서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지체인 성도가 연락, 곧 교통을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교회의 근본적인 내적 본질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와의 교통이 없는 교회는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교통’이라는 말의 구체성이 문제가 된다. 그것은 그리스도는 부활승천하셔서 현세에 실존하지 않는데 어떻게 지상에 생존하는 성도가 그와 교통할 수 있으며, 교통이 가능하다면 그 구체적인 내용은 어떠한 것인가? 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교통’은 육체적인 교통이 아니라 영적인 교통을 말한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롬 8:9)고 했다. 즉 그리스도의 영이 성도의 심령 속에 내주하시는 상태를 말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영, 곧 성령이 성도의 심령 속에 내주하시는 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것은 성도가 신령한 일을 분별하는 것으로 알게 된다. 다시말하면 신령한 하나님의 지혜로 성령의 일을 깨닫고 분변하는 것으로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이 성령으로 이것을 우리에게 보이셨으니 성령은 모든 것 곧 하나님의 깊은 것이라도 통달하시느니라”(고전 2:10)는 말씀이 이를 잘 증거해 준다. 즉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교통’은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께서 성도의 심령에 내주하셔서 성도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마음과 뜻을 알게 하시고 신령한 비밀을 깨닫게 하심으로 영적인 교통을 아루시는 것이다.
이러한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관계를 머리와 몸의 관계로 비유하여 말한다. 몸의 지체가 머리와의 관계에 있어서 교통이 잘 이뤄지게 되면, 몸의 지체는 머리의 의도를 알아서 그에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다. 이와같이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교통’이 잘 이뤄지게 되면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의 뜻을 지체인 성도가 잘 깨달아서 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교통’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성경적인 교회의 이차적인 본질은 ‘성도와 성도와의 교통’이다. 이에대하여 사도 바울는 “그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다시말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와 성도가 서로 연결, 곧 교통하여 교회를 이룬다는 뜻이다. 이것은 교회의 결과적인 외적본질이다. 그러므로 교회에 있어서 성도 상호간의 교통은 반드시 이뤄지게 되어 있다.
그런데 ‘성도와 성도의 교통’이라는 말의 구체성이 역시 문제가 된다. 그것은 서로의 주관이 다르고 생각과 뜻이 다른 성도 상호간의 교통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인가 라고 하는 것이다. ‘성도와 성도와의 교통’은 교회의 근본적인 내적인 본질과 같이 육체적인 교통이 아니라 영적인 교통을 말한다. 이에 관하여 사도요한은 “우리가 보고 들은 바를 너희에게도 전함은 너희로 우리와 사귐이 있게 하려 함이니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함이라”(요일 1:3)고 했다. 즉 성도 서로간의 사귐, 곧 교통을 하기 원하는 자에게 전해주는 것이며, 교통의 구체적인 방법은 하나님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체적인 방법은 성령의 역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성령께서 복음진리를 먼저 깨닫게 하신 자로 하여금 타인에게 그 복음 진리를 전하게 하셔서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게 하여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간에 깊은 사귐, 곧 교통이 이뤄지게 하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와 성도와의 교제’는 복음진리를 통한 성령의 역사 없이는 불가능한 영적 교제인 것이다.
교회의 본질은 결론적으로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의 지체된 성도들의 사귐이다. 성도가 서로 교통하기 이전에 일단 그리스도와의 교통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와의 교통이 없는 인간만의 교통은 인간적인 하나의 사조직(私組織)에 불과한 것으로 교회의 진정한 본질에서는 멀리 떠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 개개인이 내적으로 교통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정점으로 하여 성도간의 외적인 교통을 이루는 것이 진정한 교회의 본질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교회를 이해함에 있어서 교회가 가지고 있는 속성들을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역대 신학자들은 교회의 속성에 대하여 여러가지로 설명하려고 노력해 왔고, 실제로 교회는 다양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본 논고에서는 가장 근본적인 주권성과 거룩성 그리고 유일성을 논함으로써 교회를 바르게 이해하는데 기여하려 한다.
교회의 주권성은 교회가 절대적인 그리스도의 주권적 산물이라는 뜻을 담은 말이다.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하여금 직접적인 주권적 행사로 세우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예수께서 친히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스스로의 의지표명이시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주관 아래 서로의 친분이나 필요에 의하여 교퉁을 가지는 인간적인 사교 집단과는 완전히 구별된다.
따라서 순수한 성경적인 교회는 사람이 자기 스스로의 주관과 필요에 의해 자기 계획을 따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하여 만세전에 작정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작정하신 섭리를 따라 친히 세우시는 것이다. 그런데 구교도들은 예수께서 천국의 열쇠를 베드로에게 주었다해서 인간 베드로가 예수께로부터 권한을 인계받아서 세운 인간적 산물이 교회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교회의 주권은 베드로의 후계자라고 자처하는 역대 교황들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죽으셨다가 부활하여 승천하신 예수께서는 성령을 통해 다윗의 열쇠 곧 그리스도의 왕국의 열쇠를 친히 갖고 계시다는 사실을 빌라델비아 교회의 사자에게 말씀해 주신 사실이 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천국의 권한을 베드로에게 완전히 인계하셨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큰 착각이다. 그 주권은 여전히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께서 직접 가지고 계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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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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