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역사 종말에 관한 예수의 가르침(Ⅱ)
I. 역사 비관주의: 다가오는 종말론적 환난
4. 불법 만연
넷째, 불법이 성하며 사랑이 식는다. 복음서 저자 마태는 다음같이 예수의 말씀을 기록하고 있다: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마 24:12). 불법이 성하므로 사랑이 식는다는 것은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하나는 도덕적으로 성윤리 등이 타락하게 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각종 사회적 부정부패와 증오, 살인 사건들이 일어난다는 것이 말세의 징조라는 것이다.
불법만연의 두 가지 예는 동성애 허용과 세계적 확산, 그리고 구조적인 불법과 집단 자살사건이다.
① 여태까지 사회적으로 금해 온 간통과 동성애 허용과 이러한 추세의 세계적 확산이다. 이는 말세의 성경적 징조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5월 보수적 가톨릭 국가인 북아일랜드가 국민투표로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20번째 국가가 되었다. 특히 북아일랜드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민투표를 통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됐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아이슬란드·영국·프랑스·벨기에·룩셈부르크·스페인·포르투갈·캐나다·브라질 등이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동성애 허용 국가에서는 전단계로 간통에 대한 사회적 불법 처벌 조항이 철폐되었다. 자유민주주의가 좋은 제도이긴 하나 사회복지가 발달하고 생활안정이 되는 선진서구국가들은 한편으로는 인권이 보장되는 것을 넘어 간통이나 동성애 같은 성적 불륜에 대한 전통적 제한벽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도 2015년 2월 헌법재판소 판결에 의하여 간통죄를 위헌으로 간주하여 폐기하였다. 앞으로 점차 동성애 허용 추세로 나아가게 될 것이 염려되고 있다. 성윤리 분야에서 노아시대같이 진정한 사랑이 식고 불법이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② 각종 사회적으로 구조적인 불법과 대형적인 집단 자살, 살해사건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 예가 1940년대 독일 나치에 의한 6백만 유대인 집단 학살사건, 2001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미국 맨하탄 쌍둥이 건물에 대한 9.11 여객기 납치 테러 사건, 그 후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자살테러 사건들, 2008년에 버지니아 공대 연쇄살인 사건, 2009년 강호순의 연쇄살인사건, 2014년 세월호 참사사건 등이다. 인기 연예인들의 연쇄자살 사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동반자살, 2014년 2월 생활고로 인한 송파구 세 모녀 동반 자살사건 등은 사회의 사랑이 식고 있는 풍조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특히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 여객선 참사는 탑승객 476명 중 174명이 구조되고 사망자와 실종자가 도합 302명이 되는 대형참사이다. 이 참사(慘事)는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선장과 승무원과, 탐욕에 가득 차서 자신들의 이익과 무고한 생명들을 바꾼 악덕 기업인과, 뇌물을 받고 감독의무를 저버린 해운단체들과, 이런 비리의 관행을 조장 방관해 온 관료들이 합작하여 일으킨 사건이다. 이 사건은 한국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2015년 3월에 일어난 우울증에 걸린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남부 알프스에 추락시킴으로써 150명 승객 전원의 몰살을 초래한 독일여객기 추락사건 등이다.
5. 신앙적 박해
다섯째, 신자들이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 마가는 신자의 박해에 대한 예수의 말씀을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사람들이 너희를 공회에 넘겨 주겠고 너희를 회당에서 매질하겠으며 나로 말미암아 너희가 권력자들과 임금들 앞에 서리니 이는 그들에게 증거가 되려 함이라”(막 13:9). 누가는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이 모든 일 전에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하며 회당과 옥에 넘겨 주며 임금들과 집권자들 앞에 끌어 가려니와, 이 일이 도리어 너희에게 증거가 되리라”(눅 21:12-13).
오늘날 중국이나 아프가니스탄, 이란, 사우디, 파키스탄, 북한 등에서 신앙 때문에 적지 않은 기독교 신자들이 박해를 받거나 순교를 당하고 있다. 2013년 WCC 제10차 부산총회는 이슬람권에서 급진 이슬람 세력이 기독교를 핍박하는 것에 대해서도 WCC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힐라리온 대주교는 “박해받는 형제를 보호하는 것이 우리 교회의 의무”라며 “전 세계에서 100만 명 정도의 기독교인이 종교 때문에 박해를 받고 있으며, 거의 5분에 한 명씩 종교를 이유로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2월15일 이슬람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 트리폴리 인근 해변에서 이집트 콥트기독교인 21명을 참수하는 충격적인 동영상을 공개했다. IS의 콥트기독교인 참수는 종교적인 이유인데, 무슬림 여성들이 콥트기독교인들로부터 박해를 받았기 때문에 복수한다는 것이었다. 아랍세계에서 가장 큰 기독교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콥트교회는 이집트에서 민족종교로 발전해 왔다. 현재 콥트기독교인은 850만 명으로 이집트 인구의 10%가량을 차지한다.
6. 땅끝까지 복음 전파
여섯째, 복음이 땅끝까지 전파된다. 복음서 저자 마가는 만국으로 복음전파에 대한 예수의 예언을 전하고 있다: “또 복음이 먼저 만국에 전파되어야 할 것이니라”(막 13:10). 교통기관의 발달로 인하여 복음이 거의 세계적으로 원시부족에게도 전파되고 있으며, 여기에 인터넷을 수단으로 하여 복음활동이 가상공간으로 더욱 퍼지고 있다. 더욱이 한국선교사들이 세계 오지(奧地)에 들어가 원시부족들에게 저들의 언어로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콕스(Harvey Cox)는 2009년에 나온 그의 저서 『종교의 미래』(The Future of Faith)에서 기독교 인구분포의 변화양상을 제시한다. 1900년에는 기독교인의 거의 90%가 유럽과 북미에 살았지만 오늘날에는 기독교인의 60%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에 살고, 2025년에는 이 비율이 67%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는다: “1975년쯤에 그리스도교는 ‘서양’ 종교이기를 그쳤다. …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더 이상 ‘그리스도교 나라’라는 옛 영토에 거주하지 않고 지구의 남반구에 거주한다. 여기서는 그리스도교 운동이 가장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들의 대다수는 흑인이거나 갈색인 또는 황색인이며 가난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2013년 8월 태국 방콕에서 있었던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신학위원회(Theological Commission) 성명서는 복음 전파의 중심이 서구에서 제3세계인 아시아로,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옮겨가고 있다고 천명하고 있다: “오늘날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서 그리스도 제자의 수는 서구의 수를 능가한다. 지구촌 북부에서 남부로의 교회 무게 중심의 이동은 단지 통계적인 것만이 아니다. 이것은 비서구 기독교의 생동성과 성장하는 영향에서도 보여진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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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 / 숭실대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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