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四福音書)의 통일성과 다양성
사복음서(四福音書)의 통일성과 다양성
목 차
Ⅰ. 서 론
Ⅱ. 사복음서의 중요성과 필요성
Ⅲ. 사복음서의 통일성
Ⅳ. 사복음서의 다양성
Ⅴ. 결 론
Ⅰ. 서 론
현금 신학계에서는 복음서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함께 많은 문헌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각권의 다양성과 단일주제에 의한 통일성을 조화있게 구사하여 연구된 문헌들은 쉽게 접할 수 없고, 오히려 많은 논란들이 계속되고 있어 아직도 어떠한 결론을 내리는 데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복음서 연구의 문제점들이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중심주제 설정의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사복음서는 예수에 대한 역사적 지식의 자료로 취급되어 단순히 예수의 행적 자체를 공통되는 내용으로 보는 정도이며 사복음서를 총괄하는 중심주제를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설사 이러한 예수의 행적에 대한 의미를 주제로 삼는다 하더라도 구속주의 사역에만 편중시켜 이해하거나, 혹은 보편적 종교의 관점에서 이해함으로써 오류를 범하고 있다.
구속주의 사역에 편중하여 사복음서를 접근하는 견해는 예수가 세상으로 오신 이유를 타락하여 죽은 백성을 구원하기 위한 단순 구속 사역의 범주에서만 정의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복음서의 다양성에 대한 설명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타락한 인간을 구속하러 오심이 세상에 오신 이유이며 그 사역의 목적이라면 동일한 사역과 행적들을 네 개의 단원으로 반복하여 서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구속사역을 중심으로 한 사복음서의 이해 방식은 인간의 구원을 중심으로 한 통일성은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복음서가 네 개씩 필요한 이유와 다양성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한 내용과 근거는 결코 확보할 수 없게 된다.
보편적 종교의 관점으로 이해하는 견해는 예수 그리스도를 도덕적 모본이나 억압된 상황으로부터 인간을 구출하신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메시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여타 종교와 마찬가지로 윤리 도덕적 관점에서 인간성 회복을 추구하고 이상적인 정의사회를 구현함을 목표로 하는 것인데, 이러힌 종교관은 복음서의 근본 취지와 어긋날 뿐 아니라, 사복음서를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네 개의 복음서 모두에서 예수의 행적을 취급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둘째, 통일성의 중심점에 대한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통일성을 운운하는 학자라 할지라도 중심 원리 없는 통일성 혹은 다양성 우위의 통일성을 말함으로써 실제적으로 사복음서 전체의 일관된 논리를 이끌어내는 통일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즉, 각권 자체의 사상과 견해를 우선시하고 하나의 전체로서 총괄하는 것에 우선권을 두지 말아야 함을 대전제로 삼고 다양한 특색들을 연구한 결과, 결론적으로 나타나는 통일성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말하는 통일성이란, ‘통일성’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공통점’이라고 하는 편이 보다 적합할 것이며 이는 기껏해야 복음서 전반에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에 그치는 정도로 귀결된다.
셋째, 다양성의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사복음서 각각의 독특한 다양성을 올바로 규명하지 못함으로써 마태, 마가, 누가복음을 공관복음(共觀福音)으로 하나의 테두리로 묶어 연구한다. 이는 세 복음서가 동일한 역사구조를 기초로 하고 공통적인 내용이 중복되어 있으며 문체와 용어에 있어서도 유사성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학자들은 동일한 내용을 기록한 복음서가 네 개씩이나 필요하겠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한 권으로 축소시키자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사복음서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통해 성경의 진리성을 논증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복음서는 그리스도의 지상에서의 실제 사역 내용을 기록해 놓은 것이며 신구약 성경 전체를 이해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기초를 제공한다. 구약은 그리스도를 언약한 내용인 반면에 사복음서는 구약에서 언약된 그리스도께서 그 언약의 내용을 실제로 성취하신 사역의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데에 그 가치가 있다. 따라서 사복음서는 구약의 언약이 성취된 구체적 내용들을 각기 다양한 관점으로 단일주제에 의해 일관되게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필자는 사복음서의 통일성과 다양성의 연구를 통해서 복음서의 진리성을 입증하고자 사복음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먼저 밝히고 사복음서의 통일성을 고찰하고 마지막으로 사복음서 각각의 독특성을 중심으로 다양성을 개진하고자 한다.
Ⅱ. 사복음서의 중요성과 필요성
1. 사복음서의 중요성
사복음서의 중요성은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데 있어 어떠한 체계(증거의 논리와 방법)와 목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결정되어 진다. 따라서 필자는 논증 방법을 통한 구성상의 체계와 사복음서가 지니고 있는 논증 목적을 통하여 사복음서의 절대적인 중요성을 진술하고자 한다.
1) 논증 방법을 통한 구성상의 체계를 살펴봄으로써 사복음서의 중요성을 발견한다.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데에는 몇 가지의 방법이 있다. 구약의 언약(예언과 모형)을 통한 증거 방법․예수 자신의 직접적인 행적을 통한 증거 방법․보혜사 성령을 통한 간접적인 증거 방법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의 방법들은 따로 분리되어 독립되어서도 안되며, 증거 방법상에 차등을 두고 취급되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그리스도를 언약하고 있는 구약은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근거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고, 그리스도의 직접적인 행적을 증거한 사복음서는 구약의 근거에 대한 사실성을 실제적으로 입증하고 있으며, 간접적 증거 방법인 보혜사 성령의 행적(사도행전)과 교훈(로마서~유다서)과 예언(요한계시록)은 구약의 언약(예언)과 그리스도의 언약(예언)에 기초한 성취의 결과로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데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따라서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때 사복음서의 중요성은 먼저, 사복음서가 구약의 언약이 실제로 성취된 결과라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의 직접적인 행적으로 증거된 사복음서의 내용이 전부 구약의 언약(예언)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성취의 내용이라는 것이다.
또한 사복음서는 성령의 교회 사역에 대한 근거와 원천으로서 중요하다. 이 말의 의미 역시 그리스도의 승천 이후에 오순절 성령이 강림하셔서 교회를 설립하시고 성장시켜 나가시시며 최종적으로 교회의 승리를 예언해 주신 모든 신약의 내용들이 구약의 언약과 그리스도의 언약(예언)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행적이기 때문에 성령을 통한 교회의 사역에 대한 원천적인 근거로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2) 논증 목적을 통한 내용상의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사복음서의 중요성을 발견한다.
사복음서의 기록 목적은 구약에서 언약(예언)하신 대로 예수가 그리스도로 오신 것을 증거하는 것이다. 즉, 구약의 언약대로 오신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한 것이 근본 목적이지, 인간의 구속 사역이나 도덕적 모본을 보이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인간의 구속 사역은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한 부분적인 사역 내용에 불과한 것뿐이지, 사복음서 기록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이때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사복음서의 기록 목적인 그리스도 증거의 근거 곧, 그리스도를 언약한 구약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확인 작업이다. 이러한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사복음서의 내용이 근거있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사복음서가 네 개씩 필요한 이유와 그에 따른 독특한 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아울러 네 개의 내용이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통일성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원리에 의해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이 증명된다면 반드시 하나님의 실존에 대해서 확신을 갖게 된다. 영원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시각으로 보이지 않지만, 그러한 하나님을 그의 택한 백성들에게 여호와로 계시하여 믿게 해 주시려고 그리스도를 언약하시고 언약대로 그리스도를 보내주신 것이다. 따라서 사복음서는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통해서 하나님이 여호와이심을 증거하는 것이며 나아가서 영원하신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확증시켜 주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2. 사복음서의 필요성 (복음서가 네 개씩 필요한 이유)
예수가 그리스이심을 증거하기 위하여 기록된 복음서가 네 개씩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은 자유주의 신학자들뿐만 아니라, 성경을 접하게 되는 사람은 누구든지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다. 왜냐하면 사복음서의 내용이 모두 예수의 행적을 기록해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 동일 인물을 대상으로 동일한 행적을 반복해서 기록하였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역사비평의 결과로 얻어져 수용되고 있는 「마가복음 우선설」은 바로 복음서의 유사성과 중복성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 즉, 요한복음을 제외한 세편의 복음서가 공통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사한 내용과 문체로 수록되어 있고, 마가복음의 내용이 마태복음에는 90% 정도 인용되어 있고, 누가복음에는 50%정도가 실려 있으므로 마가복음 저작의 우선성을 주장하는 가설이다. 물론, 동일한 사건을 기록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표면상으로는 동일한 사건들이 공통적인 구조를 갖고 전개될 수도 있으며 사용된 언어나 문체가 별반 차이 없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마가의 기록물을 마태와 누가가 발췌했다는 주장은 사복음서의 신학적 목적과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결과로 사료된다. 만약 이와 같은 이론을 수용한다면 사복음서를 두 권으로 축소해도 되지 않겠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러한 의혹을 언약과 성취의 범주에서 정리하여 사복음서의 필요성을 피력하고자 한다.
1) 구약의 언약(예언)을 총체적으로 이루기 위함이다.
복음서가 네 개씩 필요한 이유는 구약의 율법․시편․선지의 모든 내용들이 그리스도를 언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약에서 그리스도를 언약하고 있는 핵심은 선지자․왕․제사장의 기름부음을 받는 세 가지의 직임을 통한 섭리의 내용을 통해 드러난다. 즉, 구약은 이러한 삼직을 통해 하나님의 계획을 실현했다. 이는 바로 하나님의 뜻을 실체적이고 온전히 성취하실 그리스도의 삼직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태는 구약의 언약과 예언에 기초하여 그리스도께서 세 가지의 직임을 온전히 성취하여 지니신 분으로 증거하고 있고, 마가도 그리스도께서 구약의 언약(예언)대로 하나님의 아들 신분으로 오신 것을 증거하고 있다. 누가 또한, 언약 백성이 번성되고 이스라엘 나라가 창건된 구약의 사역이,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언약이기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언약 백성들을 구속하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시기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시는 사역을 통하여 구약의 언약(예언)이 성취됨을 진술하고 있으며 사도 요한 역시, 구약에서 언약하고 예언된 그리스도의 속성(神性)을 말씀(Logos)과 영생과 부활의 교훈을 통하여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복음서는 구약의 언약(예언)이 성취됨을 다각적인 면에서 충실하게 입체적으로 증거하고 있기 때문에 네 개의 단원으로 기록된 것은 너무도 타당하고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마태복음이 사복음서의 배열 상 우선되는 점이다. 언약과 성취의 맥락에서 사복음서의 필연성이 주장될 수 있다면, 사복음서의 배열에 있어서도 같은 언약과 성취의 맥락에서 설명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태복음 1장 1절의 말씀에서 나타나듯이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는 신약의 첫 구절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는 구약과 신약의 연결점으로 중요하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아브라함과 다윗을 지칭함은 구약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며, 1장 1절 이후로 전개될 모든 내용들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를 증거하는 내용들로 묘사된다. 따라서 이 말씀의 의미는 아브라함과 다윗으로 대변되는 구약의 세계와 그리스도로 대변되는 신약의 세계가 마태복음 1장 1절의 말씀을 축으로 정확하게 연결되어짐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범주에서 살펴볼 때 신약의 서문에 해당하는 마태복음의 1장 1절의 말씀은 구약과 신약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심점의 역할을 너무도 확고하게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언약과 성취의 시발점으로 중요하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에서 나타나듯이 구약의 전체적인 내용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언약이다. 이는 구약에서 직접적으로 그리스도를 아브라함과 다윗의 혈통으로 보내시겠다는 직접적인 언약을 하셨으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구약 전체 내용이 그리스도 보내실 것을 언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그리스도의 혈통은 언약 성취의 직접적인 사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구약 전체의 언약이 성취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주장은 마태복음의 구조와 전개 방식을 보더라도 파악될 수 있다. 마태는 1장과 4장에서 그리스도의 족보․잉태․출생․피난과 귀향․세례 요한의 사역․광야의 시험․가버나움으로 이사하시는 과정들을 구약의 언약(예언)을 근거로 성취된 사건임을 진술하고 있으며, 여느 복음서의 기자들과는 다르게 그리스도의 사역을 기술할 때 구약의 예언을 선호하여 기록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데 있어서 구약적 근거를 확실히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논증이라도 가장 먼저 밝혀야 하는 것은 근거와 출처이기 마련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마태복음의 구성과 내용상의 특성은 신약에서의 우선적인 위치로 결정됨에 있어서 타당하다고 인정된다. 만약 다른 복음서나 서신서의 내용이 마태복음의 자리에 위치한다면 마태복음과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은 성경을 기록하게 하실 때에도 감동하셨지만, 성경의 순서와 배열을 선정하실 때도 섭리하셨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완벽한 입증 방법을 구사하기 위함이다.
사복음서가 네 개씩 필요한 이유는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다각적․입체적․종합적으로 증거하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도 어떤 인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 인물에 대한 특성을 알아야 하고 그 특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사복음서 역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확인하기 위하여 몇 가지 구성상의 특성을 따라 증언하고 있다.
먼저 마태는 그리스도의 출처와 직임에 대하여 구약의 약속과 예언을 근거로 하여 나사렛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증거하고 있으며, 마가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아들 신분을 소유하고 계심을 증거하고 있다. 즉, 나사렛 예수가 그리스도이신 이유는 하나님의 아들 신분을 지니셨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누가는 구약의 예언대로 직임을 완수하시고, 하나님의 아들 신분으로 오신 그리스도께서, 사역하신 내용과 사역 목표를 증거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요한은 그리스도의 속성이 하나님과 같은 신성을 소유하고 계심을 증거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 때, 구약의 언약대로 오신 나사렛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록된 사복음서는, 각각의 독특한 구성 원리에 의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논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동일 인물과 동일 사건을 취급하고 있지만 네명의 기자들이 진술하고 있는 그 성격은 확실하고 독특한 특성에 대한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복음서가 네 개씩 필요한 이유는 너무도 자명하다. 만약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데, 네 가지의 사안을 다 취급하지 않고 직임과 신분만 제시한다거나 사역과 속성만을 증거한다면, 입증방법 상에 있어서 부분적이고 완벽하지 못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Ⅲ. 사복음서의 통일성
동일한 사건을 각기 다른 시대에 다양한 여건과 사상과 다른 관점 하에 네 명의 개성을 가진 기자들에 의해 기록된 사복음서가 하나의 중심 주제에 의해서 내용적인 통일성을 갖춘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말씀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필자는 사복음서가 다양성 안에 통일성을 구축하고 있는 명백한 증거를 사복음서 자체의 구조와 논리를 따라서 논증코자 한다.
1. 주제 중심의 통일성
사복음서의 중심 주제는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이다. 이 주제의 타당성은 구약에서 그리스도를 보내시겠다고 언약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즉, 예수는 구약에서 언약하신 대로 오신 그리스도라는 것이다. 이것을 예수 자신의 행적으로 성취하여 증거하셨고, 그 내용들을 제자들이 기록하여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사복음서는 원약과 성취의 원리에 의해서 구성된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방법이 다양하고 독특하지만, 증거의 초점은 동일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복음서의 주제들을 중심으로 그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마태복음은 구약의 예언을 근거로 하여 그리스도의 직임을 중심으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한다. 마가복음은 예수께서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아들 신분을 지니신 분으로서, 버려지시고 主가 되시는 사역을 통하여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한다. 누가복음은 예수께서 구속주로서의 요건을 갖추시고 사역을 완성하심으로서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한다. 요한복음은 예수께서 아버지께로부터 말씀이 육신이 되어 빛과 생명으로 세상에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아버지께로 가시는 사역을 통하여 하나님의 신성을 지니신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 있다. 이같이 사복음서의 내용들은 직임, 신분, 사역, 신성을 중심으로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라는 하나의 주제에 의해서 그 내용상에 통일성이 구축되어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2. 목표 중심의 통일성
사복음서의 동일한 목표점은 그리스도의 교회(세계)를 설립(확장)하는 것이다. 그 설립의 방법은 첫째, 제자들을 통하여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의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며 둘째, 제자들에게 그리스도의 권세를 위임하여 복음을 증거하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목표를 중심으로 한 내용은 사복음서의 전반적인 흐름에서 동일하게 찾아볼 수 있다.
마태복음은 첫 머리에서 그리스도로 시작될 교회(세계)를 선포하며 제자들을 부르사 그리스도의 권능을 주신다. 그리고 베드로에게 자신이 “그리스도”라는 신분을 교육하시면서 자신의 세계 즉, 교회 세우실 것을 약속하시며 권세를 재 확인시켜 주신다. 마지막으로 그리스도께서 모든 사역을 마치시고 제자들에게 분부하시기를, 그리스도의 권세를 가지고 복음을 증거하여 모든 족속을 제자 삼으라고 말씀하신다.
마가복음의 내용도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아들 복음으로 시작하여 제자들을 부르시고 권세를 주신 다음,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당부하시며 제자들에게 표적 행할 수 있는 권세를 부여하신다.
누가복음 역시, 제자들이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이루어진 사실로 증거된 그리스도의 복음 사역을 위하여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권세를 주신다. 그리고 승천하시기 직전, 제자들에게 복음의 내용이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을 말씀하시며, 그들이 바로 그리스도의 교회(세계)가 설립 및 확장되는 일에 증인라고 말씀하신다.
요한복음도 마찬가지로 복음의 주체이신 그리스도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세상 안에 오셔서 길․진리․생명이 되시고, 당신의 제자들은 더 큰 일 할 것을 예고하시며, 이 일을 위하여 보혜사 성령을 보내어 사역하실 것이며, 이 사역을 위하여 그리스도와 제자들과의 관계를 포도나무의 비유로 설명하시면서, 제자들을 택하심이 과실을 많이 맺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보혜사가 오면 당신을 증거 할 것이고 제자들 역시 그리스도 증거하실 것을 약속하신다. 이러한 약속들을 하시며 죽으시고 부활하심의 사역을 완수하신다. 그리고 베드로를 부르셔서 최종적인 당부를 하신다. 즉, 베드로가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제자라면 그리스도의 양들을 목양하라고 당부하시는 말씀으로 끝을 맺으신다.
지금까지 고찰한 사복음서 내용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권세를 받은 제자들이 복음을 천하 만민에게 증거 함으로서 그리스도의 교회(세계)를 설립하고 확장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복음서의 통일성은 그리스도의 사역 목표이신 교회(세계)를 설립하고 확장하는 것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Ⅳ. 사복음서의 다양성
사복음서 각각의 독특한 다양성을 올바로 규명하지 못함으로써 공관복음이라는 하나의 테두리 내에서 연구하는 오류에 대해서는 이미 앞서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분명히 사복음서의 진가(眞價)는 동일한 행적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 다양성 속에서 발견된다. 사복음서는 동일한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내용이지만, 그 내용들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성격들은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데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적용됨으로써 사복음서의 진정성과 완벽성을 입증하는 데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1. 주제와 구조의 다양성
사복음서의 중심 주제는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이다. 이러한 중심주제를 증거하기 위한 각권의 주제와 이에 따른 구조적 짜임새는 사복음서 전반의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나름대로의 독특한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마태복음은 “직임으로 증거된 그리스도”라는 주제에 따라서 ①예언성취 ②선지직 ③왕직 ④제사직으로 구분된 네 개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구성된 내용들은, 구약의 예언대로 오신 예수께서 구약에서 증거된 선지직․왕직․제사직을 지니신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 있다.
마가복음은 “신분으로 증거된 그리스도”라는 주제에 의해서 ①하나님의 아들 신분 ②버려지신 예수의 신분 ③主이신 그리스도의 신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영광스런 하나님의 아들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 안에 오셔서 버려지신 신분을 취하시고, 부활하심으로 예수가 主이신 신분을 취하심으로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내용이다.
누가복음은 “사역으로 증거된 그리스도”라는 주제 하에 ①하나님의 아들 증거 ②하나님의 나라 증거 ③구속주의 사역 완성의 세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권세로서 구속주의 요건을 구비하시고, 당신의 사역 목표인 하나님의 나라를 증거하시며, 언약대로 구속주로서의 사역을 완수하심으로써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것이다.
요한복음은 “신성으로 증거된 그리스도”라는 주제에 맞게 ①아버지께로서 오신 예수 ②아버지께로 가신 예수라는 두 개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예수가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세상에 오셔서 영생을 주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다시 아버지께로 가시는 사역을 통하여 예수는 하나님과 동등한 신성을 지닌 그리스도이시라는 사실을 증거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복음서의 주제와 이에 따른 구조의 다양성을 확인해 보는 과정에서 사복음서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사건들을 실례로 들어 비교해 보는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다. 먼저 오병이어의 표적을 검토해 보면 다음과 같다. 마태복음은 열두 광주리가 남은 것에 대하여 음식의 버려짐을 시사하면서, 선지자가 자기 백성들에게 버림받게 될 것을 설명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선지직을 증거하고 있으며, 마가복음은 열두 광주리의 음식이 남은 것을 통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버려지신 신분으로 오신 것을 증거하고, 누가복음은 오병이어의 표적으로 수많은 무리를 먹여서 능력을 보이심으로 구속주의 통치 권세를 증거하며, 요한복음 아버지께로부터 오신 예수가 생명의 떡이심을 증거하고 있다.
성전을 청결케 하시는 사건도 마찬가지다. 마태복음은 하나님의 신권(神權)을 상징하는 성전을 마음대로 정리하시는 행적을 통하여 예수의 왕직을 증거하고, 마가복음은 예수가 主이신 신분을 소유하고 계심을 증거하며, 누가복음은 사역의 주체이신 그리스도의 통치 권세를 증거하고, 요한복음은 성전 사건과 부활을 연계시켜 설명함으로서 성전이 그리스도의 신령한 몸인 것을 통해 그리스도의 신성을 증거하고 있다.
사복음서 모두에서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사건 역시 같은 범주의 해석이 가능하다. 마태복음은 죽음과 부활을 예수의 제사직 증거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마가복음은 주이신 신분을 증거하기 위한 준비와 결과의 과정으로 설명하며, 누가복음은 구속주로서 사역을 완성하기 위한 관점에서 서술하고, 요한복음은 아버지께로 오신 예수께서 아버지께로 가시는 준비의 과정으로 해석하여 예수가 하나님과 동등한 신성을 소유하신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복음서에 기록된 모든 내용들은 각각의 주제들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독특한 구조의 틀 안에서 다양하게 접근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서술 방식의 다양성
일반적으로 어떠한 문학작품을 접할 때에도 작가의 의도에 따른 서술방식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듯이 사복음서 각권마다의 서술방식의 특성을 비교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기자(記者)들의 개성에 의한 산물이 아니라,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각권 나름의 주제와 구조에 의거한 가장 효과적이고 적합한 서술방식임을 확인해 볼 수 있다..
1) 마태복음은 직임의 성격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증거한다.
마태가 그리스도의 직임을 중심으로 마태복음을 서술한 이유는 예수를 구약의 중심인물로 이해하였을 뿐 아니라, 구약의 삼대 직임(선지직․왕직․제사직)이 곧 그리스도의 직임이라는 사실에 기초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태는 예수의 생애(마1:-4:)에 대한 서술을 구약에서 인용할 뿐만 아니라 본론적인 내용도 그리스도의 삼직을 중심하여 전개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리스도의 직임에 대한 성격을 살펴본다.
첫째, 그리스도는 구약에 언약된 직임이다
그리스도라는 직임은 구약에 언약되어 있는 직임이다. 그 이유는 먼저, 그리스도라는 어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도라는 뜻은 “기름 부음을 받은 자”를 말한다. 실제로 구약에서는 하나님께서 선지자․왕․제사장을 세울 때 기름을 붓는 의식을 집행하셨다. 이와 같은 근거에서 예수를 그리스도라 칭하게 되었으며, 이 직임이 구약에서 언약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직임은 구약에서 이스라엘 민족들을 섭리하실 때 실제로 사용하신 직임이다. 하나님께서 선민 이스라엘을 다스리실 때 선지자․왕․제사장들을 통하여 섭리하셨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께서 사역하실 직임에 대한 구약의 언약인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서술 방식에 있어서 마태복음이 철저히 구약의 언약을 기초하여 직임을 중심으로 전개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둘째, 그리스도는 실체로 성취된 직임이다
마태는 예수가 구약의 모형적인 삼직을 실체로 성취하신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 있다. 왜냐하면 구약에서 사역한 기름부음을 받는 직책들은 모형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즉 구약의 선지자는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은 인간으로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직책이라면, 참 선지자로 오신 예수는 영광의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셔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전히 하나님의 뜻을 땅에서 이루셨다. 그리고 구약의 왕직 또한 하나님이 지정하신 혈통(다윗)에서 등장한 왕들이 이스라엘 다스렸다면, 예수는 만왕의 왕으로 오셔서 사단권세․자연만물․인간 생명을 지배하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통치하셨다. 제사직 역시, 구약의 제사장은 아론의 반열에서 피택된 자로서 백성들의 죄를 속죄하기 위하여 짐승의 피로 날마다 제사를 드렸다면, 예수는 멜기세댁의 반차를 쫓아 나셨으며, 백성들의 죄에 대한 대속을 짐승의 피로 하지 아니하고 당신의 생명을 대신하여 드림으로서 단번에, 영원한 속죄의 효능을 지닌 제사를 드린 것이다. 따라서 예수는 인간에 의해서 모형적으로 실현된 구약의 삼직을 영원한 선지자․영원한 왕․영원한 제사장의 직임을 따라 실체적으로 성취하신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마태는 그리스도를 구약의 실체로 증거하고 있다.
2) 마가복음은 객관적 묘사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증거한다.
마가의 서술 방식은 대단히 객관적이고 사실적이며 간단명료한 것이 특징이다. 마가는 다른 기자들과는 달리 예수의 행적에 대해서 주관적인 해석이나 표현을 자제하고 사건 자체의 정황을 간단하고 현재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같은 마가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일부의 학자들은 마가복음이 예수의 행적에 대해서 가장 분명치 못한 설명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마가복음의 특성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로 사료된다.
마가는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데 있어서 마태처럼 구약의 예언을 많이 인용하거나, 누가 처럼 연대적 순서에 의해서 주변의 정황을 활용하거나, 요한처럼 신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영원적 개념을 중점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마가복음은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주로 예수의 행적이나 표적을 중심으로 예수의 신분을 서술하고 있다. 즉, 하나님의 아들 신분을 증거하는 데 증인들에 의한 증언과 표적을 통한 설명을 간단하게 함으로서 증거하며, 버려지신 신분의 증거 방법도 예수의 직접적인 행적과 표적과 교훈을 통하여 주관적인 부연 설명이나 다른 증거들을 사용하지 않고 극히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함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마가복음의 특성은 예수의 행적과 표적과 교훈을 가장 객관적으로 서술함으로써 예수의 신분을 통하여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 있다.
3) 누가복음은 사역의 실증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증거한다
누가는 본서의 첫 문장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루어진 사실에 대해서 전해준 내력을 그대로 저술하고자 했다. 그래서 누가복음은 예수의 행적을 역사적 순서에 의해서 연대기적으로 기록했으며, 예수의 행적과 교훈과 표적의 사실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어떤 사건을 서술할 때마다 주변의 지명과 당시의 일반적인 사건들을 기재하기도 하고, 시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당시의 유명한 인물들을 거론하기도 한다. 따라서 누가의 서술 방식은 예수가 실존 인물이고 그의 행적과 표적 또한 실제적 사건임을 진술하는 데 주력한 특징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누가는 사도행전도 기록하였는데 이 부분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세밀하게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사역을 증거하는 중요한 관점이 역사성에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범주에서 볼 때 누가복음의 서술 방식 역시, 사역의 역사성을 통하여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독특하게 증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 요한복음은 관계의 성격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증거한다
요한복음은 예수가 하나님과 동등한 신성을 지니신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한다. 이에 대한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요한복음은 첫 구절에서 나타나듯이 예수의 출처와 시기를 분명히 밝히고 시작한다. 이 말의 의미는 예수께서 영원부터 하나님과 함께 계신 분이시며 그가 곧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통하여 예수의 신성을 증거하는 것이다. 또한 본문의 여러 곳에서 나타나듯이 예수께서 행적과 교훈과 표적을 시행하시면서 하나님과 당신의 관계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묘사한다. 이것 역시 예수가 하나님과 유기적인 관계에 있음을 시사하시면서 당신의 신성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영원하신 그리스도의 신성을 증거하기 위해서 영원한 속성과 관계된 교훈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즉, 말씀․빛․생명․중생․영생․부활 등의 영원한 속성을 지닌 용어들을 특별히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요한복음은 예수는 하나님이시며 영원한 속성을 지니신 그리스도이심을 독특하게 증거하고 있다.
3. 내용전개의 다양성
사복음서 각권의 다양한 주제와 구조에 따라 서술방식에 나타나는 특성을 살펴볼 수 있다면, 실제적으로 전재되는 내용 상에서도 그 특성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1) 마태복음의 내용은 직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마태복음은 예수의 행적․교훈․표적을 통하여 직임을 중심으로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 있다. 이에 대한 내용적 특성을 고찰하여 마태복음만의 독특성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마태는 예수의 직임을 증거하기 전에 먼저 예수의 생애에 대한 출처와 근거를 구약의 예언에 기초하여 밝히고 있다. 이러한 논증 방법은 논리의 순서상 타당한 것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어떠한 주제를 논술하기 전에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논증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마태는 구약의 예언대로 오신 예수의 생애를 예수의 계보⇨ 잉태 방법⇨ 출생 장소 ⇨ 세례요한의 사역⇨ 그리스도의 출현의 순서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증거하고 있다. 따라서 예수의 신분이 구약적 근거에 의해서 확실함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직임 역시, 구약적 근거가 있는 확고한 것임을 동시에 암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논증의 기반 위에서 예수가 구약의 예언대로 선지직․왕직․제사직을 가지신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 있다.
먼저 선지직 증거의 내용을 정리하면, 예수가 참 선지직을 지니신 증거로서 율법과 선지에 대한 완전한 해석을 해 주시며, 신행(信行)의 원리와 방법을 교훈하신다. 그리고 교훈에 대한 신빙성과 확증을 주기 위하여 표적도 보이시며 선지직을 증거하신다. 왕직에 대한 증거 역시 행적과 교훈과 표적을 통하여 왕권을 확인 시켜 주시며, 당신이 왕국의 주체이심을 통하여 왕직을 지니신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신다. 끝으로 제사직의 증거 역시 죽으시고 부활하시는 사역을 통하여 온전히 제사장의 직임을 이루신다. 이와 같이 마태복음은 예수가 구약에서 언약하신 삼직을 온전히 이루심으로 그리스도 되심이 내용 전반을 통해 증거되고 있다.
2) 마가복음의 내용은 신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마태복음이 예수의 행적과 표적과 교훈들을 구약의 예언에 기초하여 직임을 중심으로 전개했다면, 마가복음은 같은 사건을 통하여 예수의 신분을 중심으로 증거하고 있다. 따라서 먼저, 예수의 본래 신분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거하기 위해서 여러 증인(세례요한, 성부, 성령)과 표적을 통하여 보여주시고, 속죄 권능을 통해 속죄주가 되심과 천국의 주인이 되심을 증거한다. 그 결과 예수는 하나님 아들의 신분으로 오신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한다. 그리고 예수께서 선지자의 배척당함과 고독한 환경과 표적․교훈의 내용 등을 통하여 낮아지심으로 버려지신 신분을 증거하신다. 마지막으로 主이신 그리스도의 신분을 증거하기 위해서 표적과 교훈과 성전파괴의 예언 등을 통해서 主가되신 신분을 증거하시고, 죽으심과 부활 승천의 사역을 통하여 높아지신 그리스도의 신분을 증거하신다. 따라서 마가복음은 본래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가 버려지신 신분과 높아지신 신분을 성취하심으로써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것이다.
3) 누가복음의 내용은 사역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누가복음은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기 위하여 구약에 언약된 사역을 종합적으로 구비하여 성취하시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내용의 전개는 첫째, 사역의 주체이신 예수께서 갖추고 계신 구속주의 요건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먼저 예수의 본래 신분인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세례 요한과 예수의 잉태, 성전을 아버지의 집으로 칭함, 세례요한의 사역, 세례 시에 성부와 성령의 증거, 아담까지의 계보 등을 통해서 증거한다. 그리고 구속주의 필수 요건인 속죄 권세와 통치 권능을 표적과 교훈을 통해서 증거한다. 둘째로 사역의 목표인 하나님의 나라를 증거하신다. 증거의 내용은 먼저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전파할 것을 약속하시고, 하나님 나라의 권세와 상태를 교훈하신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성격을 용서에 대한 비유로 설명하시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의 징조를 통해서 천국을 교훈하신다. 끝으로 사역의 절정인 죽으심과 부활을 통하여 증거하신다. 사역의 의미는 죽으심으로 속죄 제사를 드리고 부활하심으로 사망 권세를 이기셔서 구속주로서 구약에 언약된 사역을 온전히 이루심으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것이다.
4) 요한복음의 내용은 신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요한복음은 예수의 본성인 신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것은 예수의 속성을 통하여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내용이다. 그러므로 예수가 하나님과 같은 신성을 지닌,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증거하기 위해서 아버지께로서 오신 예수와 아버지께로 가시는 예수의 근원지를 배경으로 신성을 증거하고 있다.
따라서 먼저, 아버지께로부터 오신 예수가 어떻게 오셨는지를 증거한다.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하신 예수께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구속주로 오셨다. 이것을 세례 요한의 증거와 혼인 잔치에서의 표적과 성전 정화의 사건 등으로 증거하시며, 영생을 얻게 하시고 악인을 심판하시는 구속주의 사역으로 증거하신다. 그리고 생명의 양식이 되시고, 세상의 빛이 되시며, 생명의 근원이 되심을 통하여 아버지께로부터 오신 예수의 신성을 증거한다. 그리고 여기서 사용되는 언어의 개념들은 영원한 신성의 의미들을 담고 있는 특징을 지닌다. 이것이 다른 복음서와는 특이하게 신성을 증거하는 용어들이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께로 가시는 예수의 사역을 증거한다. 아버지께로 가시는 사역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다. 이 사역을 제자들에게 미리 예고하시며 약속하시어 위로하신다. 그리고 예고하신 대로 죽음과 부활의 사역을 성취하신다. 여기서 요한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사역을 아버지께로 가시는 신성의 증거 차원에서 진술한다. 그래서 요한복음에서만 부활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교훈의 내용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요한은 예수가 하나님과 같이 신성을 지니신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Ⅳ. 결 론
1. 사복음서는 구약의 언약이 성취된 내용이다.
사복음서를 구속사적 범주에서 취급하느냐, 언약사적 범주에서 취급하느냐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의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복음서를 이해하는 데 근본적인 원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복음서에 대한 일반적인 논점은 예수의 구속 사역에만 초점을 맞추어 사복음서의 주제 및 목적이 구속사에만 편중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사복음서의 다양성에 대한 특성이나, 공관복음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뚜렷한 반증을 하기가 곤란하다.
필자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복음서도 여느 성경의 단원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언약성취사 중심으로 해석해야 된다고 단언하고 싶다. 이유는 첫째, 사복음서 자체가 언약과 성취의 원리에 의해서 구성되어 있으며, 둘째, 언약과 성취의 원리에 의해서 사복음서를 연구해야만 사복음서의 중심점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주장의 근거는 사복음서가 구약의 언약에 대한 성취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구약에서 언약하신 그리스도가 사복음서를 통해서 성취되어 증거되는 데 있다. 따라서 언약사적 맥락에서 접근해야만 사복음서의 주제가 정확히 포착되기 마련이다. 이는 구약에서 무엇이 어떻게 언약되었으며 사복음서에서 그러한 언약의 내용이 어떻게 성취되었는가를 확인하게 될 때, 사복음서의 주제가 확연히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다.
2. 사복음서에는 단일 주제에 의한 통일성이 구축되어 있다.
사복음서의 주제는 구약에서 언약하신 대로 예수가 그리스도로 오셔서 구약의 언약을 성취하셨으므로「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라는 명제로 설정된다. 이 주제는 구약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신구약을 하나로 이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구약의 주제는 언약대로 이루시는「하나님은 여호와이시다」이다. 왜냐하면 “여호와”라는 명칭의 뜻이 “언약대로 이루시는 분”이시고, 구약 전체의 내용 또한 언약과 성취의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구약의 내용이 그리스도를 언약하고 있고, 그 언약대로 예수가 그리스도로 오셨음을 사복음서에서 증거하고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를 보내시겠다고 언약하신 “하나님은 여호와이시다”. 왜냐하면 언약대로 “예수가 그리스도”로 오셨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설정된 사복음서의 주제는 네 개의 복음서를 하나로 집약하여 통일성을 구축하게 된다. 즉, 이 말의 의미는 직임, 신분, 사역, 신성으로 구성된 사복음서 각각의 주제들 모두가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라는 사실 증거의 목적에 따라서 통일성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3. 사복음서는 각권의 독특한 다양성을 구비하고 있다.
성경의 진가는 각각 다른 의미의 내용들이 하나의 중심 주제에 의해서 통일성을 구축함에 있고, 동일한 사건이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증거되는 데에서도 발견된다. 사복음서는 바로 이러한 두 가지의 요건을 다 함의하고 있다.
요컨대, 사복음서의 다양성은 동일 인물과 동일 사건을 통해서 증거된 그리스도를 구약의 언약에 근거해서 입체적으로 증거하는 데 있다. 이유는 구약에서 그리스도를 다각적으로 언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약의 기자를 네 명씩 선정했고, 복음서도 네 권으로 분류하여 기록하게 하신 것이다. 그 결과로 사복음서의 주제가 각각 분명하고 특성 있게 설정되게 되었고, 내용들 또한 주제에 부합하여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음으로서 구약적 근거에 의한 다양성을 확실하게 구사하게 된 것이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 (요 5:39)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 (롬 1:22)
「또 네가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딤후3:15)
• 참고서적
1. 박용기, 성경개론, 진리의말씀사, 1987
2. 박용기, 성경신학개론, 진리의 말씀사, 1990
3. 박용기, 성경강론, 진리의 말씀사, 1995
4. 성종현, 신약총론, 장신대출판부, 1991
5. W.C.큄멜 (박창건역), 신약성서신학, 성광문화사, 1992,
6. D.거쓰리 (이문장역), 공관복음문제, 한국로고스연구원, 1989
7. R.불트만 (허혁 역), 공관복음전승사, 기독서회, 19
8. 죠지래드 ( ), 예수와 하나님의나라, 엠마오, 19
9. 제임스 던 (김득중,이광훈 공역), 신약성서의 통일성과 다양성, 솔로몬,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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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er C. 카이저의 구약관(舊約觀)에 대한 비판적 고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