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복음서의 특수내용 연구 (1)
「사복음서의 다양성과 통일성에 대한 성경신학적 연구」중에서
각 복음서의 특수내용 연구
「사복음서의 다양성과 통일성에 대한
성경신학적 연구」중에서
목 차
시작하는 말
1. 마태복음의 특수내용
2. 마가복음의 특수내용
3. 누가복음의 특수내용
4. 요한복음의 특수내용
끝 맺는 말
시작하는 말
본 글의 내용은「사복음서의 다양성과 통일성에 대한 성경신학적 연구」라는 논문 가운데서 다양성의 한 분야를 개재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복음서에 대한 총괄적인 내용 보다는 부분적으로 압축된 신학적 주제들을 중심으로 논증하게 된다. 이상과 같은 맥락에서「각 복음서의 특수내용」을 성경신학적 관점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먼저 사복음서의 다양성은 구조형태․서술방식․중심논리․특수내용에 따라 독특하게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 각 복음서들이 독자적인 의미의 특징을 갖고 특수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마태복음․마가복음․누가복음․요한복음의 순서에 따라서「각 복음서의 특수내용」을 연구․분석․정리함으로써 사복음서 다양성의 타당성을 명백히 입증코자 한다.
그리고「각 복음서의 특수내용」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각별히 주의할 사항은 각 복음서의 신학적 주제와 의미들이 교리 구성을 위한 인위적인 방법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성립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이것은 사복음서 자체의 중심 주제와 논리 체계를 중심으로 유기적 관계에서 형성된 자연스런 결과이다. 따라서 필자는「각 복음서의 특수내용」이 철두철미하게 사복음서 자체의 논리와 목적에 기초하여 연구된 신학적 주제임을 명시하면서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
1. 마태복음의 특수내용
「마태복음의 특수내용」을 탐색하기 전에 우선 본 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본서의 배경을 우선 검토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같은 선지식(先知識)이 갖추어져야 마태복음서만의 특수한 신학적 주제에 대한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마태복음의 배경을 개괄적으로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마태복음은 예수의 제자였던 알패오의 아들 마태가 예루살렘이 멸망하기(주후70년) 이전 AD 62년경에 유대인을 대상으로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중심 주제는 “직임(職任)으로 증거된 그리스도”이며, 기록 목적은 직임을 중심으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깨달아 믿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태복음에 대한 서술 방식의 특성은 구약의 내용을 인용하여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며, 유대적 관습과 전통을 배경으로 기술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들과 연관지어「마태복음의 특수내용」을 살펴 보기로 하자.
1) 1장 1절의 의미
각 복음서의 첫 문구들은 나름대로 독자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世系)라”로 시작하는 마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를 통하여 ‘구약과 신약의 연결점’과 ‘언약과 성취의 적용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에대한 내용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구약과 신약의 연결점으로서 중요하다.
마태복음은 위치적으로 볼 때 신구약 성경의 중심점에 해당된다. 왜냐하면 구약의 끝 부분과 신약의 첫 부분에 위치하여 구약과 신약을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내용적인 관점에서 검토해 보더라도 구약은 오실 메시야를 증거하고 있으며 신약은 오신 메시야를 증거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분명하게 확인된다. 더욱이 이같은 사실 입증의 단서는 마태복음 1장 1절에서 명백하게 증거되고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은 근거에 의해서 검증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世系:기원․시작․계보)가 아브라함과 다윗으로 연관되어 증거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브라함과 다윗을 지칭함은 이들이 구약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구약 전체를 대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마1:1 이후로 전개되는 모든 내용들이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이 논거된 말씀의 의미는 아브라함과 다윗으로 대변되는 구약의 역사와 그리스도로 대변되는 신약의 역사가 마 1:1의 말씀을 축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구약과 신약을 포함하여 총체적인 해석의 원리를 제공하는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
둘째, 언약과 성취의 적용점으로서 중요하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는 말씀은 아브라함과 다윗이 언약의 중심 인물이며 이들에게 하신 언약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성취됨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구약의 중심 인물인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그리스도 보내실 것을 직접적으로 언약하셨고, 언약하신대로 예수가 아브라함과 다윗의 혈통을 따라 출생하셨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1:1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를 언약한 구약의 내용이 최초로 성취되는 적용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므로써 그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같은 중요성은 예언 성취로 증거되는 서술 방식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 내용을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마태는 타복음서와는 특이하게, 공생애 이전의(1:-4:) 예수에 대한 성장 배경을 구약의 예언에 전적으로 기초하여 기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수의 행적․사역․교훈 등을 기술할 때 마다 반드시 구약의 예언을 언급함으로써 언약이 성취된 사실임을 일관되게 증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살펴본 내용을 토대로 하여 볼 때 ‘마1:1’은 구약과 신약의 연결 고리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하나님 계시의 기본형식 원리가 되는 언약과 성취의 적용점으로서 위치를 확보하여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완벽하게 증명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2) 구약 인용의 이유
마태복음은 타복음서에 비해서 구약의 인용 빈도가 높음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수의 계보로부터 시작하여 행적 및 중요한 교훈 등을 선포할 때 반드시 구약의 내용을 인용하며 증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에대한 이유를 검토해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때 마태복음은 유대인을 대상으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기 위하여 기록된 것이다. 따라서 구약적 지식이 해박한 유대인에게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기 위해서는 구약 성경에 의한 근거의 제시는 적절한 방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구약 인용의 원인이 기록 대상과의 관계 때문이라면 이방인을 대상으로 기술된 타복음서의 구약 인용은 모순된 처사라 여겨진다. 그러므로 마태가 유대인을 대상으로 구약을 인용하여 기술한 것은 직접적이고 일반적인 차원의 문제이지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 추정된다.
그렇다면 마태의 구약 인용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 문제를 마태복음의 주제와 연관시켜 주제가 지닌 성격상의 특성을 통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마태복음의 주제는 ‘직임으로 성취된 그리스도’인데 이것과 관련해서 볼 때 구약의 인용과 예수의 ‘직임’이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삼직이 구약의 선지직․왕직․제사직에서 유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태는 구약에서 기름부음 받았던 삼직을 통하여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기 위하여 철저하게 구약의 예언을 인용함으로써 확실한 단서를 제시한 것이다. 나아가서 이상과 같은 구약 인용의 증거 방법은 마태복음의 서술 방식과도 연관되어 철저하게 예언 성취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각 단원 마다 인용하여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마태가 사용한 구약의 인용은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입증 방법으로서 최선의 방도이며 마태만의 독특한 서술방식인 것을 알 수 있다.
3) 율법에 대한 이해
마태복음의 특수내용 가운데 ‘율법’을 배제(排除)할 수 없다. 왜냐하면 타복음에서는 언급되지 않거나 가볍게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마태복음에 기술된 율법(마5:-7:)의 비중은 언약(예언)과 성취의 방식으로 전개되는 그리스도 증거의 중요한 거점이 되기도 한다.
이같은 율법에 대한 성경신학적 의미를 분석하기 전에 우선 기존의 율법관에 대한 문제점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입장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율법을 주신 이유이다. 이것은 율법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열쇠가 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다수의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선민에게 율법을 주신 이유가 백성들의 윤리적 생활을 위한 규범의 차원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율법을 주신 근본적인 이유는 열조와 언약하신대로 성취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을 잊지 않고 경외케 하기 위한 계시의 방편으로 주어진 것이다.
다음은, 율법의 구분 방법에 대한 문제이다. 이것 역시 기존의 신학자들은 스콜라신학의 분류 방식에 기초하여 국가법․종교법․도덕법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같은 분류 방식은 율법을 법률적․사회학적 차원에서 이해한 결과라고 추정된다. 하지만 성경은 율법을 계명․율례․규례․법도로 구분하여 하나님이 여호와이심을 계시하기 위한 목적에 따른 구분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율법의 적용 대상이다. 다수의 신학자들은 율법을 윤리적 규범으로 받아들이고, 법률적․사회학적 각도에서 구분하며, 그 중에서 계명을 도덕법으로 간주하여 규범화시킨 다음 성도들의 생활을 구약적 방식으로 제도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율법을 주신 대상에 대하여 정리해 보면, 구약에서는 선민 이스라엘 백성에게 해당되고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적용된 것이다. 왜냐하면 구약 전체가 그리스도에 대한 언약(눅24:44)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이 살펴 본 내용들을 토대로 하여 볼때 율법은 철저하게 계시적 차원에서 하나님 여호와이심을 깨닫게 하기 위한 용도로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의 율법관을 토대로하여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하려 함이로라”는 마5:17의 말씀을 근거로 마태복음의 율법관을 정리해 보도록 하자.
예수께서 오신 목적은 율법을 완전케하여 이루시기(5:18) 위함이시다. 즉, 구약의 율법은 모형적인 것으로서 법 자체의 효능이 부분적으로 불완전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예수께서 오신 목적은 모형적인 율법을 완벽히 구축하여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서 오신 것임을 선언하고 있다. 이에대한 의미를 성경신학적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율법의 완성은 구약의 성취이다.
율법(율법의 완성)을 언약과 성취의 맥락에서 고찰해 보면 몇 가지 법 조항에 대한 완성의 의미 보다는 구약 전체를 함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구약은 언약의 내용이고 신약은 성취의 내용이며, 구약은 오실 메시야에 대한 약속이고 신약은 오신 메시야에 대한 성취이며, 구약(율법)은 복음에 대한 모형이고 신약(복음)은 율법에 대한 실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약의 율법은 그리스도에 대한 약속이며, 복음에 대한 모형에 해당되기 때문에 예수께서 오셔서 구약의 율법을 완전케 하여 완성시킨 사역은(마5:17-18) 구약의 언약을 성취하신 계시 사역의 핵심인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율법의 완성은 그리스도를 증거한다.
구조적인 맥락에서 검토해 볼 때 율법에 대한 단원은 ‘선지직을 가지신 예수’(5:-16:12)를 증거하기 위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이것은 율법으로 예수가 참 선지자이심을 증거하기 위한 것인데 기술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예수께서 몇 가지의 조항들을(살인․간음․맹세․보복․원수사랑) 언급하시면서 정죄의 잣대를 더욱 강화시켜서 제시하고 있다. 즉, 모세의 법은 드러난 실제의 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하여 정죄했지만, 강화시킨 법 조항은 표출된 행동 보다는 근본적인 마음의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 정죄하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에 대한 문제의 핵심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법 조항들을 강화시킨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강화된 율법을 검토해 볼 때 누가 이것을 지킬 수 있겠는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마태복음의 구조적인 맥락과, 구약의 예언대로 선지직․왕직․제사직을 성취하심으로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기 위한 기록 목적을 통해서 명시되고 있는 것 처럼, 예수께서 율법을 강화시키신 이유가 세상의 어떤 자들도 지킬 수 없는 것이지만, 예수 당신만이 유일하게 지키심으로써 참 선지자이심을 증거하려는 데 있다.
따라서 예수께서 율법을 모세의 것 보다 더욱 강화하여 완성시키신 것은 성도들에게 규범화하여 지키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수 자신이 모세 보다 우월하신 참선지자이시며, 선지직을 가지신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증거하기 위한 것이다.
4) 교회에 대한 이해
‘교회’(ekklesia)라는 단어는 사복음서 중에서 마태복음에서만(마16:18․18:17) 두 번 등장한다. 원래 이말은 일반적으로 고대 ‘헬라’의 자유시(自由市)로서 송사를 결의하고자하여 소집하는 합법적인 집회로 사용되었으며, 신약성경에서는 ‘회중’으로 쓰였는데 이후에 ‘불러냄을 받은 단체’가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구약에서 이스라엘 ‘회중’을 나타내는 용어로서 사용되었다.(신18:26, 23:2․시23:26) 하지만 이 단어가 예수께서 사용하신 이후부터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이해하게 되었다. 예수께서는 일반적 의미로서 사용되던 ‘교회’라는 단어를 베드로와의 대화에서 베드로로 하여금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마16:16)로서 고백하게 하시고, 이같은 신앙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선언하신 것이다. 따라서 ‘교회’라는 단어의 의미는 예수를 주․그리스도․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자들을 대상으로 세상에서 불러내어 모아놓은 무리들을 뜻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맥락에서 정의된 교회관의 신학적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도록 하자.
첫째, 왕직을 통한 그리스도 증거
본 문장(마16:13-20)의 중요성은 구조적인 맥락에서 볼때 ‘선지직을 가지신 예수’(5:1-16:12)에 대한 단원이 끝나고 ‘왕직을 가지신 예수’(16:13-25:)를 증거하는 시발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직임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논증의 성격(예언성취⇨선지직⇨왕직⇨제사직)을 적절하게 반영하여 유기적인 조화를 유지하며 개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선지자인 예수를 증거한 다음 바뀐 단원의 시작점에 위치하여 연결 고리 역할도 하며 직임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한 논증의 목적에 부합되어 진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왕직’과 ‘교회’가 의미적으로 깊은 관계에 있음을 감지할 수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본문 자체가 다음과 같이 명백히 제시하고 있다. 본문에서 베드로가 밝히듯이 예수는 주(主)․그리스도․하나님의 아들로서 통치 권세를 소유하신 ‘왕’이심을 명시하고 있으며, 또한 예수께서 베드로의 신앙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선언하신 것은 진정한 왕으로서 통치권세를 소유하신 예수께서 당신을 만왕의 왕으로 고백하는 자들을 세상 가운데서 불러모아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도록 다스려 나가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따라서 본문에서 언급된 ‘교회’의 의미는 교회의 대상(베드로와 같은 신앙고백의 소유자)자와 교회에 부여하신 권세에 의해서 예수가 왕직을 가지신 그리스도라는 사실로 증거되는 것을 뜻한다.
둘째, 교회 설립의 원리로서 그리스도 증거
본 단원의 중요성은 예수께서 사역하시는 목표(교회의 설립)와 일치하며, 교회 설립의 원리를 규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교회 설립의 원리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도록 하자.
먼저 교회 설립의 기초에 대한 증거이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교회의 ‘터’(마7:24․엡2:20)는 베드로 자신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베드로의 신앙고백(마16:16) 처럼 ‘예수 그리스도’ 자신임을 밝히고 있다. 이것을 기초로하여 사도들은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며 그리스도의 ‘터’위에 예루살렘 교회와 이방지역에 교회를 설립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교회 설립의 주체에 대한 증거이다. 이에대한 뒷받침은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내 교회를 세우리니’(마16:18)라고 말씀하신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사도행전에서 제자들이 땅끝까지 다니면서 교회 세운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교회를 세우게된 원동력은 제자들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예수께서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의 권능에 의해서 설립된 것이다. 따라서 교회 설립의 진정한 주체자는 성령을 통해서 역사하신 예수 그리스도이심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베드로에게 말씀하신 예수의 선언은 약속의 성격을 함의하고 있으며, 이것은 곧 교회 설립의 근거로서 언약과 성취의 원리에 부합되어진다.
지금까지 증거된 내용을 토대로하여 볼 때 마태복음 16장13절부터 20절까지의 말씀은 마테복음 자체의 구조적인 맥락에서 ‘왕직을 가지신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으며, 예수께서 교회 설립의 기초․주체․근거가 되신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입증됨을 확인해 볼 수 있다.
2. 마가복음의 특수내용
마가복음의 배경을 개괄적으로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마가복음의 기자는 사도 베드로의 가장 친한 제자이며 사도 바울과도 소아시아지역 전도에 잠시 동행했던 ‘요한 마가’이며, 기록년대는 마태복음 보다 몇 년후인 AD 67경에 로마 교회와 이방인 성도들을 대상으로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중심 주제는 “신분으로 증거된 그리스도”이며, 기록 목적은 신분의 변화를 중심으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깨달아 믿게 하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배경과 관련된 마가복음의 서술 방식은 예수의 행적을 중심으로 사건 보도의 형태로서 주관적 해설을 배제한 객관적인 사실 묘사에 치중하여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과 연관지어「마가복음의 특수내용」을 검토해 보기로 하자.
1) 1장 1절의 의미
마가복음의 첫 문구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라”(1장1절)는 말씀은 하나님의 아들에 의해서 구축된 복음의 원리를 단정적으로 선포하고 있다. 이에대한 내용들을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하나님의 아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관계이다.
하나님의 아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관계를 탐색해 보면 마가복음의 주제와 연관된 것임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서론의 배경에서 밝힌 바대로 마가복음의 주제는 “신분으로 증거된 그리스도”인데 신분으로 증거된다는 것은 본래의 신분과 사역상 변화되는 신분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아들’은 본래의 신분을 가리키며 ‘예수 그리스도’는 사역상의 신분을 의미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때 마가가 증거하는 복음은 하나님의 아들 신분과 예수 그리스도의 신분에 대한 변화 사역을 통해서 구축된 것임을 처음부터 규명하는 것이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의 관계이다.
첫 문구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에서 명시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언어적 차원에서 취급되고 있는데,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전달된 좋은 소식 또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하여 선포된 좋은 소식이라는 의미에서 이해하고 있는 경향이다. 이같은 말의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가 좋은 소식을 전하는 전달자 또는 좋은 소식을 선포하는 반포자(頒布者 : messenger)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이 축소되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을 전달하고 선포하는 직접적인 역할 보다는, 복음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이며 주도적인 복음의 핵심에 위치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의 올바른 관계는 근본적으로 구약의 언약이 예수 그리스도의 총체적인 사역으로 성취되어 형성된 것이며, 직접적으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완성된 복음을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전달․선포․증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셋째, 복음의 시작에 대한 의미이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란 문구에서 ‘시작’으로 번역된 용어(arche=ἀρχή)는 ‘앞부분’ 또는 서장(序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원’ 내지 ‘원리’라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마가복음 전체를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복음의 시작’이란 용어는 마가복음 전체의 위치에서 기술되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고찰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란 첫 문구는 마가복음의 “신분으로 증거된 그리스도” 라는 주제가 명시하는 것과 같이 신분의 변화 사역을 통한 증거의 방식으로써 본래의 신분인 하나님의 아들 신분과 변화된 신분인 버려지신 예수의 신분․주이신 그리스도의 신분을 통하여 완성된 복음의 원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가복음 첫 문구의 역할은 마가복음 전체의 내용을 압축하여 정의하고 있으며, 신분의 변화로 완성된 복음의 원리를 선포하는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는 것이 발견된다.
2) 이적 중심의 기술(記述)
‘이적’에 대한 내용은 사복음서 모두가 공통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마가와 같이 예수의 행적에 초점을 맞추어 포괄적으로 기재된 것은 아니다. 이에대한 내용을 검토하면 다음과 같다. 마태는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기록하였기 때문에 유대적 풍습과 구약적 기반위에서 기술하고 있으며, 이적을 취급하는 관점도 구약의 예언 성취적 입장에서 처리하여 그리스도의 삼직을 증거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하고 있다. 누가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가 가지신 구속사역의 주체로서의 권능과 하나님 나라의 권세를 증거하기 위한 용도로 언급하고 있고, 요한은 아버지께로부터 오신 신성의 성격을 증거하기 위하여 구속주와 생명의 주체가 되심을 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마가는 유대적 배경이 없고 구약적 지식이 없는 로마 교회 성도와 이방인들을 대상으로 예수의 행적에 초점을 맞추어 기록했기 때문에 이들에게 가장 적절한 증거의 방법으로서 실제로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이적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타 복음서와는 다르게 교훈의 내용 보다는 예수의 이적 사건이 본문 구성의 주류를 이루고 있고, 각 단원 마다 일률적으로 증거되고 있으며, 행적 중심의 서술방식과 신분 증거의 주제와도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어 일관되게 개진되고 있다. 이에대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살펴 보기로 하자.
첫째, 행적 중심의 서술방식과 연관성이 있다.
마가복음을 타복음서와 비교해 볼 때 특성상 예수의 행적 중심으로 기술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행적 중심의 서술방식은 ‘이적’의 사역을 통해서 진행되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주의 도표를 참고해 보더라도 마가복음 전체에서 몇 군데만 제외하고 모든 단원이 예수의 이적에 대해서 일괄되게 취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행적 중심의 서술방식과 이적의 관계가 적절한 조화를 유지하며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과 함께 마가복음의 독특성을 명시하는 근거가 된다.
둘째, 중심주제와 연관성이 있다.
마가는 예수의 이적을 주제와 연관된 구조적 배경 속에서 신분의 변화를 설명함으로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목적에 결부시켜 증거하고 있다. 이에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마가복음의 중심 주제가 “신분으로 증거된 그리스도”인데 이것을 증거하기 위해서 ①하나님의 아들 신분 ②버려지신 예수의 신분 ③주이신 그리스도의 신분에 의한 세 개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같은 구조를 배경으로 ‘이적’ 중심의 행적을 살펴보기로 하자.
① 하나님의 아들 신분에 대한 증거 (1:-5:)
사단제압․질병치유․자연주관의 이적을 통해서 하나님의 아들이신 신분을 확실하게 증거하는 내용이다.
.귀신들린 자 치유(1:21-28) : 귀신이 예수를 ‘하나님의 거룩한 자’로 증거하는 고백을 통해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 나님의 아들 신분’을 소유하신 분이심을 증거한다.
.베드로 장모의 열병치유(1:29-31) : 바로 앞의 귀신 치유 사건과 연계해서(회당에서 나와 ‘곧’:1:29)시행하신 이적임으로 같 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문둥병자 치유(1:40-45) : 이 사건 역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거하는 구조적인 범주안에서 볼 때 동일한 의미의 표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중풍병자 치유(2:1-12) : 중풍병자를 치유하시면서 죄사함의 권세가 있으신 ‘속죄주인 하나님의 아들 신분’을 증거한다.
.안식일에 손 마른자 치유(3:1-12) : 여기에서는 속죄주와 안식일의 주인에 대한 관계를 먼저 정립해야 한다. 안식은 속죄함 을 얻은 자들이 누릴수 있는 것이 때문에 속죄주로 오신 예수께서 죄인을 치유하심은 속죄주를 증거하는 방법으로서 의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수는 안식일의 주인이며, 온전한 안식을 지키시는 유일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안식일을 범하는 죄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안식의 주체이신 예수께서 ‘속죄 능력을 지닌 하나님의 아들 신분’의 소유자이심을 증거하기 위하여 안식일에 선한 일과 생명 구하는 일을 하신 것이다.
.풍랑을 제압하심(4:35-41) : 자연 만물을 뜻대로 주관하시는 이적을 시행하여 ‘천국의 주이신 하나님의 아들 신분’을 증거하 신다.
.귀신 들린 자 치유(5:1-20) : 사단 권세를 장악하여 귀신이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증거함으로써 ‘천국의 주이신 하나님 의 아들 신분’을 증거하신다.
.야이로의 딸 소생 및 혈루병 여인 치유(5:21-43) 불치병과 죽은 생명을 치유하심으로서 ‘천국의 주이신 하나님의 아들 신분’ 을 증거하신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1장에서 5장에 나타난 이적의 내용들은 ‘하나님의 아들 신분’에 대한 주제와 밀착되어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며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② 버려지신 예수의 신분에 대한 증거 (6:-10:)
‘버려지신 예수의 신분’을 증거하는 이적에 대해서 우선 버려지심의 성격을 정립해야 한다. 예수의 버려지심은 선민들로부터(자기 동족) 철저하게 배척을 당하시고(막6:1-6), 천박하고 비참하게 이방인들에게는 환영과 영접을 받는 이중적인 것을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본 단원은 이같은 배경에서 선민에게 버림받은 하나님의 아들이 이방 지역의 이방인들에게 이적을 시행하심으로 그들에게 복음이 확산되어지는 결과로서 ‘버려지신 예수의 신분’을 증거하는 것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적의 의미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오병이어(6:32-44) : 선민에게 환영받지 못한 예수께서 이방 지역에서 이방인들을 중심으로 이적을 시행하심으로서 ‘버려지 는 예수의 신분’을 증거하고 있다.
.물 위를 걸으심(6:45-52) : 바다 위로 걸어오시는 예수를 보고 유령이라 놀라는 제자들의 태도와 오병이어의 표적을 이해하 지 못하는 것을 통해서, 선민에게 배척받고, 제자들에게도 불신받는 모습으로 ‘버려지는 예수의 신분’을 증거하고 있다.
.수로보니게 여인의 귀신들린 딸 치유(7:24-30) : 귀신들린 딸의 병이 낫기를 간청하는 여인의 소원을 따라서 병을 치유하신 이적의 내용이다. 여기서 마가는 이방 여인의 신분을 자세하게 명시하고 있으며(헬라인요 수로보니게 족속 7:26), 그 이방 여인은 자신을 부스러기를 줏어 먹는 개로 비유하여 묘사하고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선민들은 예수를 배척했으나 천박한 이방인들은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알고 영접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서 ‘버려지는 예수의 신분’을 증거하는 것이다.
.귀 먹고 어눌한 자 치유(7:31-37) .칠병이어의 표적(8:1-9) .벳세다의 소경 치유(8:22-26) .귀신들린 아이 치유(9:14-29) .소경 바디메오 치유(10:46-52)의 이적들도 앞의 내용들과 동일한 의미로서 선민에게 철저하게 버림받고 이방 지역에서 이방 인들에게 환영받는 배경을 통해서 ‘버려지는 예수의 신분’을 증거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들은 예수의 이적 사건이 ‘버려지신 예수의 신분’을 증거하기 위한 주제와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에 대해 증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적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갖게 한다. 즉, 여기에서 이적의 의미는 능력과 권세를 증거하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 이적 시행의 대상(이방인)과 목적(버려지신 신분을 증거)에 따라서 그 의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적의 용도에 대한 새로운 면모를 이해하게 된다.
③ 주이신 그리스도의 신분에 대한 증거 (11:-16:)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심(11:12-14)으로서 자연(自然) 식물을 말씀 한마디로 주관하하시는 주(主)되심의 증거를 보여주셔서 ‘主 이신 그리스도의 신분을 증거하고 있다. 그런데 본 단원은 다른 단원에 비해서 이적의 사건이 한 개만 수록되어 있다. 그 이유는 다른 단원과 이적의 질적인 면에서 검토해 볼 때 이적의 절정에 해당되는 부활 사건이 기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가지 본문 증거의 내용들을 검토해 본 결과 각 단원 마다 수록된 이적들은 각 단원의 주제와 일관된 논리를 형성하며 개진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마가복음의 중심 주제(신분으로 증거된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마가복음 전체의 의미를 대변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이같은 맥락에서 고찰할 때 마가복음은 이적 중심의 행적을 통하여 변화된 신분의 사역으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특수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메시야 은익 사상
대부분의 학자들이 마가복음의 큰 특징을 ‘메시야 비밀론’이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예수 자신의 메시야성을 그의 제자들과 소수의 사람들에게 나타내셨으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감추도록 명령하셨고,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그를 메시야로 믿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메시야 비밀론’의 동기는 메시야를 전혀 믿지 않고 있던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 예수의 메시야성을 알려 주었으나 많은 자들이 그를 메시야로 믿지 않은 사실에 대하여 변명하기 위해서 마가 혹은 다른 제자들이 창안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수 자신의 상반된 태도와도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에게 자신의 입으로 부정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널리 알리지 말 것을 경계하시는 것과 반대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알리시고 증거하라고 당부하는 것이다(막519). 또한 이같은 이유가 그 당시 사람들의 메시야관이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셨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메시야 비밀론’에 대한 필자의 견해는 이들의 사상과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이에대한 이론을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정리하기 위해서는 “메시야 은익사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먼저 개괄적으로 언급한 다음 마가복음과의 관계 속에서 연구해야 할 것이다.
첫째, 메시야 은익 사상의 개요
필자는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언급하지 못한 “메시야 은익 사상”에 대해서 사복음서 자체의 내용을 토대로 하여 은익의 근거․성격․이유를 밝힘으로서 정립하고자 한다.
① 은익의 근거 (마12:16-21)
메시야 은익의 근거는 구약의 언약(예언)이다. 즉, 예수께서 자신의 메시야성을 숨기시는 사역의 근거가 당시의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으나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에 변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구약의 언약을 이루시기 위한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메시야 은익사상”은 구약의 언약을 성취하심으로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계시의 수단으로 사용됨을 알 수 있다.
② 은익의 성격 (막6:5-6․마12:21)
은익의 성격은 선민에게는 철저하게 숨기시고 배척 당하시며, 이방인에게는 이적을 통해서 메시야성을 확실하게 보여주시며 그들에게 환영받고 이방 지역에 확산되는데 있다. 이것은 결국 유대인에게는 멸망의 빙거가 되고 이방인에게는 구원의 빙거가 되는 것이다. 이같이 분명한 은익의 성격을 정립해야 어떤 자들에게는 숨기라 명하시고 어떤 자들에게는 알리게 하시며(눅8:39), 어떤 지역에서는 메시야성이 널리 확산되고 어떤 지역에서는 몸소 숨으시는 이유를 해석할 수 가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수께서 메시야성을 숨기라고 경계 했어도 더욱 확산되는 이유가 명백하게 이해하게 된다. 따라서 은익의 성격은 숨기는 것만이 아니라 알려지는 것도 함께 포함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숨겨야 될 대상들에게는 철저하게 숨기시고 반대로 알게하실 자들에 대해서는 경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확산되어 알려지기 때문에 은익의 성격은 상반된 이중적 의미가 하나의 범주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이 말은 ‘은익(隱匿)’에 대한 문자적 의미가 ‘숨기다, 비밀로 하다’ 라는 뜻이지만 사역적 의미는 대상에 따라서 상반되게 나타난다는 뜻이기 때문에 은익의 의미를 ‘사역적 차원’에서 이해해야 된다는 것이다.
③ 은익의 이유 (마16:20-21․막8:30-31․눅9:21-22․요7:1-9)
대부분의 학자들은 메시야성 은익의 이유를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서 찾고자 한다. 그래서 그들이 믿지 않음에 대한 변명과 메시야관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기인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복음서는 일괄적으로 예수 자신의 메시야 성취증거사역 때문에 은익하심을 명백하게 증언하고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마태․마가․누가복음은 제자 베드로로부터 주는 그리스도이시라는 신앙고백을 들으신 다음 자신이 그리스도이신 것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신다. 그리고 연이어 말씀하시기를 인자가 장로들․대제사장들․서기관들에게 버린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만에 살아나야 되기 때문이라고 직접 말씀하신다. 뿐만 아니라 요한복음에서는 예루살렘에 가서 자신을 드러내시라고 말하는 자들을 향하여 자신의 때가 되어야 한다고 증언하고 계신다.
따라서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은익하신 이유는 장로들․대제사장들․서기관들에게 죽으시고 부활하시기 위해서이며, 그 때가 되기까지 예수를 죽일 유대인들에게 철저하게 숨기시고 이방인들에게는 확실하게 증거해 주시는 것이다.
둘째, 마가복음과 메시야 은익 사상
마가복음이 메시야 은익사상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타복음서에 비해 은익에 대한 언급의 횟수가 가장 많으며, 주로 이적적인 사건을 보여주신 다음 은익을 당부하고 계시고, 각 단원마다 골고루 배치되어 있고, 각각의 주제를 부각시키는데 적절하게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이적과 메시야 은익의 관계
“메시야 은익 사상”이 마가복음의 대표성을 갖는 이유 중의 하나는 서술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는 행적 중심의 서술방식이 실제로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이적의 방법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쁀만 아니라 메시야의 은익을 경계하실 때 마다 대부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수께서 이같은 이적 시행을 이방인들에게 보여 주시며 비밀히 하라는 당부를 통해서 역설적으로 이방 지역에 확산되게 하시는 방법을 사용하신다. 이것은 은익의 성격에서 명시된 것 처럼 유대인에게 버림받은 예수께서 이방인을 구원하기 위함이며, 천박하고 버려진 이방인들에게 영접받는 것을 통하여 버려지신 예수의 신분을 역설적으로 증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적은 마가복음의 서술방식과(행적 중심)도 연관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메시야의 은익을 증거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마가복음의 특수내용으로 채택하게 된 것이다.
② 구조적 배경과 메시야 은익의 관계
타복음서에 비해 마가복음의 은익 사상은 구조적으로 볼 때 위치의 배열과 주제와의 관계가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주제의 성격을 분명하게 부각시켜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대한 위치의 배열은 ‘마가복음의 구조에서 정리된 은익’(각주 24번)을 참고하고, 지금부터 주제와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 보기로 한다.
.하나님의 아들 신분과 은익 : 앞의 단원에서 밝힌 바와 같이 마가복음에 나타난 은익의 성격은 이방인에게 그리스도이심의 신분을 확실히 보여주시고 역설적으로 증거되게 하시는 내용이다. 따라서 본 단원 역시 예수께서 귀신 들린 자․문둥병자․죽은 야이로의 딸에게 이적을 보여 주시고 당사자들이나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님 아들이심의 은익을 당부하는 내용으로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 신분의 소유자이심을 증거하는 것이다.
.버려지신 예수의 신분과 은익 : 이방 지역에서는 자신을 숨기려 하시나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7:24), 또 다른 자들에게(귀 먹고 어눌한 자7:36․벳세다의 소경8:26) 이적을 베푸시고 은익을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신분이 무엇인지를 확인하신 후 제자들에게도 은익을 당부하시며(8:29-30), 예수께서 은익을 당부하시는 이유를 대제사장들․장로들․서기관들에게 버린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만에 살아나야 하실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히신다.(8:31) 그리고 이같은 이유를 한번 더 상기시키기 위하여 갈리리를 지나실때에 의도적으로 숨기신다.(9:30)
이상에서 검토해 본 결과 예수께서 이방인들에게는 드러내시고 유대인들에게는 숨기신 이유가 분명하게 언급되고 있으며, 이같은 이유는 이방인들에게는 환영받으나, 선민에게 버려지시는 예수의 신분을 역설적으로 증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단원은 이방인들에게 알려지심과 유대인들에게 버린 바 되어 죽임 당하실 은익의 성격과 이유를 통하여 버려지신 예수의 신분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주이신 그리스도의 신분과 은익 : 본 단원에는 은익의 당부나 직접 숨으시는 내용이 없다. 왜냐하면 은익의 시기가 마감 되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앞의 단원에서 밝힌 대로 예수의 은익 이유가 유대인들의 손에 의해서 죽으셔야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은익하실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따라서 본 단원에서는 예수께서 은익의 이유(죽음과 부활)를 직접 실현하심으로서 주이신 그리스도의 신분을 증거하신다.
지금까지 검토된 내용들을 토대로하여 볼 때 “메시야 은익 사상”은 마가복음의 서술방식인 행적 중심의 내용과 연관되어 있으며, 뿐만 아니라 이적을 통해서 증거되었고, 이것들이 중심 주제(신분으로 증거된 그리스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논리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예수의 신분 변화의 사역을 요긴하게 증거하고 있기 때문에 타복음서 보다 특수하게 취급되어 마가복음의 특징으로 채택되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박용기, 성경개론, 진리의말씀사, 1987
2. 박용기, 성경신학개론, 진리의 말씀사, 1990
3. 박용기, 성경강론, 진리의 말씀사, 1995
4. 박용기, 무엇인가(Ⅰ․Ⅱ․Ⅲ), 진리의 말씀사, 1994
5. 성종현, 신약총론, 장신대출판부, 1991
6. 김득중, 복음서신학, 컨콜디아사, 1985
7. 랄프 마르틴(이상원 역), 마가신학, 엠마오, 1993
8. W.C.큄멜(박창건 역), 신약성서신학, 성광문화사, 1992
9. R.불트만(허혁 역), 공관복음전승사, 기독서회,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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