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영원성 찬양(전도서)
본 연재는 (재)성경신학연구소 박용기 연구소장의 저서 『성경강론』 9권의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성경 각 권, 각 장 또는 각 절을 비롯하여 어느 한 문구나 단어에 대한 주석만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신•구약성경 전체의 내용이 담고 있는 근본적인 깊은 뜻, 곧 성경의 원 저자이신 성령 하나님의 근본 의도를 논리적인 체계에 의하여 밝히려는 데 목적이 있다.
성경은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내시처럼(행 8:26∼31), 아무리 열심히 읽는다 하여도 지도하는 자가 없으면 그 깊은 뜻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신자들은 성경의 근본적인 깊은 뜻은 누구나 알 수 없는 것으로 단정하고 그 뜻을 알고자 하는 노력을 포기할 뿐만 아니라, 단순한 토막 지식을 얻는 것으로 만족해 하거나 아니면 그 뜻은 몰라도 무조건 많이 읽는 것으로 만족해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에게 하나님을 알고 경외하게 하시려고 스스로를 계시하신 말씀이다. 그렇기 때문에 택한 백성은 누구나 성령의 조명을 통하여 바른 지도를 받아 그 내용을 자세히 살피기만 한다면 그 깊은 뜻을 충분히 알 수 있고, 그 결과로 살아계신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을 알아서 믿고 경외하게 되는 것이다.
성경적인 신앙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기초 위에 세워진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무조건 믿어야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알아야 믿어지게 되는 것이다. 성경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에 대하여 너무도 분명하게 확증하여 주고 있다. 이렇게 성경은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을 확증하여 믿게 하는 살아있는 능력의 말씀이기 때문에 읽고 배우는 자에게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여 주는 것이다.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기 원하는 성도에게 신령한 양식이 되어 확신을 갖게 하고, 나아가서는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성경진리 위에 견고히 세워져 가는 데 적게나마 소용이 되기를 바란다.
전도서의 전체 내용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솔로몬으로 여호와의 영원성에 대한 찬양을 노래하도록 섭리하시는 내용이다. 그 내용 가운데, 1∼7장은 인생들의 무익한 사물(事物)에 대한 노래를 통해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는 내용이고, 8∼12장은 여호와의 영원한 행사에 대한 노래를 통해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으로 여호와의 영원성에 대한 찬양을 노래하도록 섭리하신다. 솔로몬은 해 아래서 인생들의 무익한 사물(事物)과 여호와의 영원한 행사에 대한 노래를 통하여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한다. ‘영원’은 시간이나 공간 그리고 형상과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 시•공•형을 내재적(內在的)으로 초월(超越)한 개념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초월’과 ‘내재’를 완전히 분리해서 이해한다. 그러나 내재적 초월은 내재를 배제하지 아니하고 함유(含有)하는 초월을 의미한다(요14:20). 그러므로 영원한 존재와 해 아래에 속한 시•공•형(時空形)의 존재는 완전히 서로 분리해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해 아래 속한 모든 시•공•형의 것들도 영원에 함유된 상태에서는 그 모든 것이 헛된 것이 아니고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해 아래서 인생들의 행사와 재물을 여호와의 영원한 행사와 완전히 분리해서 이해를 한다면, 그 모두가 무익한 것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해 아래서 인생들의 모든 행사와 재물을 여호와의 영원한 행사에 따르는 수단(手段)으로 이해를 한다면, 그 모두가 의미와 가치가 있는 유익한 것들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솔로몬이 해 아래서 인생들의 행사와 재물이 무익하다고 노래한 것은, 여호와의 행사가 영원하다는 사실을 부각(浮刻)시키려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려는 것이다.
전도서에 소개된 솔로몬의 노래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여호와 하나님의 역사섭리는 물론 솔로몬 당대의 역사섭리를 비롯해 모세를 통한 언약의 말씀과 솔로몬에게 직접 예고해 주신 말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천지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역사를 섭리해 가시는 가운데, 이스라엘 열조에게 언약을 세우시고 그 언약대로 역사를 섭리하셨다. 이러한 역사섭리는 여호와 하나님의 영원한 행사를 통하여 여호와 스스로의 영원성(永遠性)을 계시하시려는 것이다. 여호와의 언약은 여호와의 영원한 작정에 기초한다. 곧 여호와께서 창세 전에 작정하신 뜻에 따라 말씀으로 약속하신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언약대로 이루어 주시는 이스라엘에 대한 여호와의 역사섭리는 여호와께서 창세 전에 작정하신 영원한 뜻을 나타내시는 계시섭리의 수단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천지만물을 비롯해 인류의 시조 아담을 창조하신 후에 아담에게 실체적인 삼대언약(實體的 三大言約)을 세우셨다(창 1:∼2:). 곧 여호와께서 작정하신 영원한 뜻을 아담에게 선언하신 것이다. 그 후 아담이 타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삼대언약을 이루어 주시려고 아담의 후손을 보호해 주시는 역사섭리를 통하여 여호와 하나님 스스로의 영원하신 뜻을 계시하셨다(창 1:∼11:). 뿐만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세우신 실체적인 삼대언약을 반드시 성취해 주신다는 확증을 보여주시기 위해 이스라엘 열조에게 모형적인 삼대언약(模型的 三大言約)을 세워주셨다. 그리고 그 삼대언약대로 이스라엘 자손을 번성케 하시고, 가나안 땅을 정복케 하시며, 다윗 왕국을 세워주셔서 그 자손으로 왕위를 계승하여 다스리도록 섭리하셨다.(창 12:∼스)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은 아담의 십대 손 노아가 낳은 아들인 셈의 후손 가운데 데라가 낳은 아들이었다(창 11:10∼26). 여호와께서 데라의 아들 아브라함을 갈대아 우르에서 부르시고 그에게 자손을 비롯해 땅과 통치에 대한 삼대언약을 세워주셨다. 그리고 그 삼대언약대로 이루어주시려고 아브라함의 후손이 생육하고 번창하도록 섭리하셨다(창 37:∼민 30:). 그리고 그 자손을 모세를 통하여 언약의 땅으로 인도하시는 도중에 율법을 주시고 순종자와 불순종자에 대한 심판을 언약해 주셨다(민 31:∼신). 그리고 여호수아를 통하여 언약의 땅 가나안을 정복하도록 섭리하시고(수∼삿). 다윗 왕국을 세워 언약백성을 다스리도록 섭리하셨다(룻∼왕상). 그리고 여호와께서는 다윗에게 그 이름을 존귀케 하시고, 나라를 평안케 하시며, 왕위를 영원히 견고케 하신다고 언약하셨다(삼하 7:8∼17). 그리고 그 언약의 말씀에 따라 다윗 왕의 이름을 존귀하도록 섭리하셨고, 그 나라로 평안하도록 섭리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삼하 1:∼24:), 다윗의 왕위를 영원히 견고케 하시려고 다윗의 아들 솔로몬으로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르도록 섭리하셨다.(왕상 1:∼4:, 대하 1:∼9:)
뿐만 아니라, 솔로몬 왕 당대에도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여호와의 영원성의 영광을 나타내 주셨다. 다윗 왕 말기에 다윗의 아내 학깃이 낳은 아들 아도니야가 부친 다윗 왕을 배반하여 왕위에 오르려 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언약하신 말씀대로 솔로몬으로 다윗 왕가를 계승하여 왕위에 오르도록 섭리하셨다(왕상 1:). 그리고 지혜로운 마음을 주시라는 솔로몬의 간구를 들으시고 지혜뿐만 아니라 부와 영광도 주실 것을 언약해 주셨다(왕상 3:4∼13). 그리고 그 언약대로 이루어주셔서 솔로몬으로 지혜롭게도 하시고 부와 영화도 누리도록 섭리하셨다(왕상 10:23,27). 그리고 여호와께서는 다윗에게 아들 솔로몬으로 여호와의 전을 건축하도록 해주실 것을 언약하신 후에 그 언약대로 솔로몬이 여호와의 전을 건축하도록 섭리해 주셨다(대상 17:1∼15, 대하 3:∼4:). 그러나 솔로몬이 마음을 돌이켜 여호와를 떠나므로 다윗을 위해 한 지파만 남기고 나머지 지파를 빼앗아 신복에게 줄 것을 언약하셨다. 이와 같이 언약대로 이루어주신 역사섭리나 장차 이루실 언약의 말씀은, 창세 전에 작정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영원한 뜻을 계시하시는 것이다. 곧 창세 전에 작정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영원한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섭리하신 것이다.(마 6:10)
지금까지 전도서 내용의 사실 근거가 되는 여호와의 역사섭리를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다. 구약에 나타난 여호와의 역사섭리는 첫 아담에게 세우신 실체적(實體的)인 삼대언약을 반드시 이루어주실 것을 확증해 주시려고 아브라함에게 모형적(模型的)인 삼대언약을 세우시고 그 언약대로 이루어 주신 내용으로 요약되었다. 이러한 여호와의 역사섭리는 장차 둘째 아담으로 보내실 메시야를 통하여 첫 아담에게 세우신 실체적인 삼대언약을 이룰 수 있도록 섭리하실 것에 대한 예표로서의 모형과 그림자일 뿐만 아니라, 둘째 아담 메시야를 보내어 주실 것에 대한 여호와의 언약계시라는 사실도 앞서 구약의 역사서 강론을 통해 이미 확인한 바 있다. 그렇다면, 구약에 나타난 이스라엘 역사섭리에 근거를 두고 있는 솔로몬의 전도서 노래내용 역시, 장차 영원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실 메시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는 전도서 내용은 영원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실 메시야를 해 아래 보내어 주실 것에 대한 여호와의 언약계시로 이해된다.
전도서에서 솔로몬은 여호와의 영원성에 대한 찬양을 노래하려고 해 아래서의 인생들의 무익한 사물(事物)과 여호와의 영원한 행사를 노래한다. 다시 말하면, 솔로몬이 여호와의 모형적인 이스라엘에 대한 역사섭리를 보고 장차 이루어주실 실체적인 메시야 왕국에 대한 역사섭리를 내다보면서 여호와의 영원성의 영광을 찬양하는 것이다. 실체가 없는 모형과 그림자는 헛되어 무익한 것이기 때문에 솔로몬은 해 아래서 인생들의 무익한 행사(行事)를 노래하면서 여호와의 영원한 행사를 노래한다. 곧 영원한 행사를 섭리하시는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기 위해 해 아래서 인생들의 무익한 행사를 노래한 것이다. 그러므로 솔로몬의 전도서 내용은 이스라엘 열조에게 세우신 모형적인 삼대언약을 성취해 주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역사섭리를 통하여 드러내신 여호와의 영원성에 대한 찬양이다. 그리고 첫 아담에게 세우신 실체적인 삼대언약을 장차 오실 둘째 아담 메시야를 통하여 실체적으로 성취해 주실 것에 대한 예표로서의 모형과 그림자이며, 장차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실 둘째 아담 메시야를 보내어 주실 것에 대한 예언적 성격을 지닌 여호와의 언약계시이다.(요 5:39, 롬 5:14, 고전 15:45)
제1절 인생들의 무익한 사물(事物)
(전1:∼7:)
전도서 1∼7장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솔로몬으로 해 아래서 인생들의 무익한 사물에 대한 노래를 통해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도록 섭리하시는 내용이다. 그 내용 가운데, 1∼4장은 해 아래서 무익한 행사에 대한 노래를 통해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는 내용이고, 5∼7장은 해 아래서 무익한 재물에 대한 노래를 통해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으로 인생들의 무익한 사물에 대한 노래를 통해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하도록 섭리하신다. 솔로몬은 해 아래서 무익한 행사와 무익한 재물에 대한 노래를 통해 여호와의 영원성을 찬양한다. 이러한 노래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여호와 하나님의 역사섭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솔로몬은 철학적인 허무주의 사상에 바탕을 두고 노래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것을 작정하신 대로 주관하시며 섭리하시는 영원하신 하나님의 행사를 배제했을 경우에 허무하다는 뜻으로 노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행위와 노력의 결과에 의해 얻어진 만사와 만물이 영원하신 하나님의 행사를 배제한다면 헛되어 무익하다는 뜻에서 노래하는 것이다. 실체를 배제한 모형과 그림자는 헛되어 무익한 것일 수 밖에 없다. 여호와께서는 스스로의 영원한 지혜를 피조세계에 대한 섭리를 통하여 나타내신다. 곧 창세 전에 정하신 영원한 뜻을 피조세계 곧 시•공•형의 세계를 통하여 펼쳐 보이신다. 해 아래서 이루어지는 인생들의 모든 행사나 얻어지는 재물도 바로 그러한 섭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여호와께서는 영원한 것을 시•공•형으로 이루어진 피조세계를 통하여 계시하시는 것의 일부가 바로 인생들의 모든 행사나 얻어지는 재물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솔로몬은 여호와의 영원한 영광을 찬양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해 아래서의 인생들의 행사와 얻어지는 재물이 무익하다는 사실을 노래하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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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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