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 장모의 병
성경 어디에도 예수님께서 암을 고치셨다 던지, 결핵이나 충수염(맹장), 심장병, 류머티즘을 고치셨다는 표현은 볼 수 없다. 그러나 베드로 장모의 병을 치료하신 것을 통하여 이런 종류의 질환은 얼마든지 고치실 수 있음을 대변하고 있다.
마가복음 1장 29절에 형제지간인 야고보와 요한, 시몬과 안드레가 예수님과 동행한다. 시몬 베드로가 장모를 모시고 있다는 것으로 그는 장모님을 위하고 있으며, 가정적이고 상당한 애처가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전 9장 5절에도 바울이 베드로는 아내를 데리고 전도여행을 다닌다고 책망 비슷하게 하고 있는 것도 이를 입증해 주는 좋은 구절이라 하겠다. 그러한 아내의 어머님께서 오랫동안 누워계시니 베드로의 마음은 편할 리 없었겠지만 예수님께서 안식일을 반납하심은 물론 식사할 시간조차 없이 야간진료까지 하시니 베드로는 부탁의 말씀을 드릴수가 없었을 것이다. 하여간 30절에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누가복음에서는 장모가 중한 병에 걸렸다고 적혀있다. 이것은 미완료 과거형으로 되어 있는데 과거에서 지금까지 오랫동안 누워 있었던 것을 의미한다.
의학적으로 심한 열병을 통칭하여 Fever of Unknown Origin(FUO, 불명열)이라고 한다. FUO는 정의되기를 열이 38.5도 이상이고 3주 이상 계속될 때를 이야기하며, 1주간 입원 조사해도 진단을 내릴 수 없을 경우를 말한다.
베드로 장모가 걸린 열병의 원인, 즉 불명열의 원인은 감염성 질환 뿐 아니라 수많은 비감염성 질환들이 포함된다. 3대 원인으로 감염질환, 악성종양, 교원성 질환인데 감염질환으로는 복부농양(충수염도 복부농양의 한 가지 원인임), 간 담도계 질환, 심내막염, 결핵 등이 있다. 악성종양(암)에는 악성림프종, 백혈병, 간암, 폐암, 유방암, 대장암, 자궁암, 전립선암 등이 있고 교원성 질환에는 류마토이드형 관절염, 통풍, 전신성홍반성낭창, 성인 Still병, 혈관염, 베체트병 등이 있다.
3대 원인 외의 질환으로는 약열(drug fever), 폐색전증과 혈종, 기쿠지병(Kikuchi disease), 특발성 육아종성간염, 특발성 육아종증, 유전성 간헐열, 인위적 발열, 아급성 갑상선염, 습관성 과체온, 해외여행자에서의 불명열 등이다. 해외여행 및 해외선교, 출장이 많아지면서 외국에서 돌아온 후 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이 전혀 다른 만큼 새로운 범주로 취급해야 하나 지역마다 원인이 다양하므로 일률적으로 원인빈도를 조사하기가 쉽지 않다. 선진국 사람들이 개발도상국으로 여행한 후 생기는 발열의 원인으로는 말라리아, 장티푸스, 부르셀라증, 절지곤충매개 출혈열(댕기열), 아메바증, 리슈마니아증, 주혈흡충증, 결핵, 랩토스피라증, 유비저 등이다. 저자도 아프리카 모로코, 중국 장가계 여행을 다녀 온 후 설사와 함께 열이 치솟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국에서 흔한 불명열의 원인으로는 첫째 결핵이다. 결핵 유병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과거부터 불명열의 가장 흔한 원인의 하나였다. 둘째가 장티푸스인데 상하수도시설이 좋아지면서 불명열의 원인질환으로 장티푸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그러나 보균자의 대변→보균자의 손→음식→다른 사람의 입으로 전파되는 식품을 통한 장티푸스는 아직 발생하고 있다. 식품을 통한 감염은 보균자의 수가 줄거나, 손 씻기 습관이 변하지 않는 한 줄지 않는다. 셋째로 심내막염, 넷째로 말라리아이다. 한국의 토착병이던 삼일열 말라리아는 1980년 이후에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1993년 이후 경기북부 지역에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여 1997년에는 9월 말까지 1,600 여명의 환자가 발생하였다.
이처럼 열병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결론적으로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시다가 귀신을 쫓아내어 미친 자를 고쳐 주신일,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주시고, 저녁에 피곤하심에도 불구하시고 야간진료를 마다하시며 온갖 병자들과 귀신들린 사람들을 고쳐주셨다는 1장의 말씀, 특히 장모의 열병 치유사건 속에는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암, 결핵, 충수염, 심장병, 류머티즘 등 어떠한 질환도 모두 치유하실 수 있다는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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