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방 백성을 구원하셨어요
하나님의 약속을 잊어버리고 다윗의 왕가를 떠난 북이스라엘을 하나님은 사랑하지 않으셨어요. 오히려 악한 왕을 세우시고 미련하게 나라를 다스리도록 하였답니다. 간교한 왕비 이세벨의 꼬임에 빠진 아합 왕은 자기만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백성들까지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짓게 하였어요. 아합의 왕가를 멸하기로 결심하신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아합 왕을 저주하라고 또 말씀하셨어요. 이번에 잡히면 엘리야는 정말 죽을 거예요. 그런데 엘리야 선지자는 아합 왕이 살고 있는 사마리아 궁으로 갔어요. 하나님을 배반하였으면서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아합 왕은 눈부시게 으리으리한 궁전에서 최고의 영화를 누리며 살고 있었어요. 엘리야 선지자는 대신들과 많은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크게 외쳤습니다. “당신은 이 나라 백성들까지 우상을 섬기게 하고 죄를 짓게 하였소. 하나님께서 당신을 저주하여 앞으로 삼년 육개월 동안 이 나라에는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오.” 아니, 비가 내리지 않으면 어떻게 농사를 짓겠어요? 백성들이 굶주리게 될 텐데 아합 왕은 백성들을 걱정하기보다 신하들 앞에서 창피당한 게 분해서 몸을 부르르 떨었어요. ‘이번에는 절대로 놈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아합 왕은 별별 방법으로 엘리야를 죽이려 했지만 찾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릿 시냇가 골짜기에 엘리야를 숨기시고 까마귀에게 빵과 고기를 나르게 하여 보호하셨어요. ‘사방에 아합의 첩자가 많으니 곧 잡히고 말거야’ 이런 엘리야의 마음을 다 알고계신 하나님은 말씀하셨어요. “너는 시돈 사르밧으로 가라. 거기서 한 과부를 만나게 되면 가뭄이 그칠 때까지 그 집에서 살도록 하라. 시돈은 이스라엘 서쪽 지중해 해변에 있는 나라였어요. 엘리야는 언제나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시돈으로 갔습니다. 하나님의 약속대로 비가 오질 않으니 이스라엘 뿐 아니라 이웃나라에까지 가뭄이 들어 곳곳마다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었어요. ‘에휴, 도대체 어디서 과부네 집을 찾는단 말이야?’ 엘리야는 터벅터벅 흙먼지를 날리며 사르밧 길을 걸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글쎄 저 만큼 어떤 허름한 집에서 과부 옷을 입은 한 여자가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얼마나 반가운지요. ‘앗사, 바로 저 집이야. 에구, 그런데 이왕이면 좀 부자 집으로 정해 주시지 저 집은 너무 가난하잖아.’ 엘리야는 투덜거리며 그 과부를 불렀어요. “아주머니, 저기... 제가 지금 배가 고픈데요, 먹을 것 좀 주시겠소?” 그러자 그 과부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어쩌나. 우리 집에는 먹을 것이 없답니다. 밀가루와 기름이 한 옴큼쯤 있긴 하지만 그건 마지막 빵을 만들어 우리 아들과 함께 먹은 후 죽으려 하는 걸요. 저기 보이는 저 초록 대문 집으로 가 보세요. 그 집은 부자니까...” 라고 말했어요.
“그러지 말고. 빵을 만들어 나 먼저 주시오. 지금 배가 고파서 저 집까지 걸어 갈 기운도 없는 걸요.” 그리고는 과부네 집 마루에 벌러덩 누어 버렸어요. 엘리야는 하나님께서 이 과부에게 어떤 표적을 보이려 하신다는 걸 깨달았어요. 과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부엌으로 들어가더니 조물조물 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몇 개의 빵을 들고 나와 엘리야에게 주었어요. “어차피 우린 죽을 건데 먹으면 뭐하겠어요. 굶은 지가 여러 날 된 것 같으니 자, 잡수세요.” 엘리야는 꾸역꾸역 빵을 먹으며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시오. 밀가루와 기름이 곧 생길 겁니다.” 라고 말했어요.
“‘엄마, 나도 배고파 잉잉” 과부의 아들이 보채기 시작했어요. 아니, 한 개라도 남겨주지, 그걸 다 먹다니 정말 염치없는 엘리야입니다. 과부는 슬퍼하며 “어이구, 아가야, 어쩌면 좋단 말이냐” 하면서 밀가루 통을 흔들며 속을 들여다보았어요. 그런데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통 안에 하얀 밀가루가 소복하게 들어 있는 게 아니겠어요? 기름병을 보니 기름도 가득 했어요. 과부가 눈이 휘둥그레 졌어요. “그것 보시오. 내가 뭐라고 했소? 밀가루와 기름이 생길 거라고 하지 않았소?” 엘리야가 빙긋 웃었어요. “아, 당신은 하나님의 선지자시군요. 정말 당신의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과부는 엘리야 앞에 엎드려 절을 했어요. 과부는 가뭄이 끝날 때까지 엘리야 선지자와 함께 굶지 않고 살았어요. 뿐만 아니라 이방인이 하나님 자녀가 되었습니다. (열왕기상 17 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