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비 내리는 표적을 베푸셨어요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이스라엘에는 삼년 반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농사는 물론 마실 물조차 없으니 정말이지 백성들은 살 수가 없었답니다. 날마다 날마다 백성들은 굶주림으로 죽어 갔어요. ‘어이고, 악한 아합을 저주하다가 내 백성을 모두 죽이고 말겠구나’ 북이스라엘이 비록 우상을 믿고 죄를 지었지만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이 아직은 많이 남아 있었거든요. 하나님은 비를 내리기로 결심하고 엘리야를 아합에게로 보내셨어요.
“왕이시여, 평안하십니까?” 왕궁으로 찾아온 엘리야를 보자 아합 왕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갔어요. “네 이놈, 네 놈이 바로 내 백성을 괴롭게 한 그 엘리야가 맞느냐?” 아합은 씩씩 거리면서 소리쳤어요.
엘리야는 “왕이시여, 내가 백성을 괴롭힌 것이 아니라 당신의 죄로 저주를 받는 게 아닙니까?” 라며 바알과 여호와 하나님 중 누가 진짜 신인지 시합하자고 말했어요. “그래 좋다. 당연히 바알이 참 신이지.” 아합은 으쓱대며 말했어요.
바알의 선지자는 사백 오십명이나 되고 여호와 하나님의 선지자는 엘리야 단 한 명 뿐이었어요. 그들의 시합을 구경하려고 수많은 백성들이 갈멜산으로 모여들었어요. 엘리야가 백성들을 향해 외쳤어요.
“미련한 백성들아, 너희는 언제까지 바알과 하나님 사이에서 오락가락 할 것이냐? 하나님이 참 신이면 확실하게 하나님을 따르고 바알이 참 신이면 바알을 따르라”
그리고 바알의 선지자들에게 말했어요. “우리가 각각 한 마리씩 소를 잡아 조각을 떠서 장작 위에 올려놓고 불은 피우지 않은 채 자기 신의 이름을 부르며 제사를 드리자. 불로 응답하는 신이 참 신이 될 것이다” “좋다, 그렇게 하자”
드디어 시합이 시작되었어요. 먼저 바알 선지자들이 소를 잡아 조각을 뜨고 장작 위에 올려놓은 후 제사했어요. “바알이여, 불을 내려 당신이 참 신인 것을 보여 주소서” 바알의 선지자 사백오십명이 외치는 소리가 온 천지를 진동시켰어요. 아무리 외쳐도 하늘에서는 불이 내려오지 않았어요. 태양은 뜨겁고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하루가 다 가도록 불은 내려오지를 않았어요. 해는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가고 저녁이 되었어요.
불이 내려오지를 않자 바알 선지자들은 칼로 자기들의 몸을 찌르며 몸부림을 쳤어요. 엘리야 선지자가 앞으로 썩 나서며 말했어요. “아마도 당신들의 신은 여행을 갔나 봅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내가 여호와 하나님을 보여 주겠소.”
엘리야는 여기저기에서 돌을 주어다가 단을 쌓기 시작했어요. 그저 멍하게 바라만 보던 백성들이 한 사람씩 한 사람씩 걸어 나오더니 함께 단을 쌓았어요. ‘아니, 엘리야 저놈이 지금 뭘 하는 거지?’ 웅성거리던 바알의 백성들이 갑자기 조용해졌어요.
엘리야는 쌓여진 돌단 위에 장작을 놓았어요. 그리고 조각 뜬 소를 올려놓고 돌단 옆으로 깊게 도랑을 팠어요. 그런 다음 멀리 산골짜기에 가서 네 개의 물통에 물을 길어다 제물과 장작 위에 부었어요. ‘주르륵 주르륵’ 그렇게 하기를 다시 세 번. 제물과 장작사이로 물이 흥건히 흘러내려 도랑으로 넘쳤어요. ‘아까운 물을 저렇게 버리다니. 아니, 그리고 물을 저렇게 많이 부으면 하늘에서 불이 내려온들 어떻게 재물을 사를 수 있을까?’ 바알백성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엘리야가 제단 앞에 엎드려 기도했어요.
“여호와 하나님, 하나님이 참 신이 신 것을 보여 주소서”
갑자기 하늘에서 뇌성이 울리며 거센 불길이 휘몰아쳐 내려왔어요? 불길은 한 순간에 제물과 장작을 태우고 도랑의 물을 모두 핥아 버렸어요. 백성들이 단 앞으로 몰려나와 엎드리며 외쳤어요. “여호와 하나님이 참 신이신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러자 엘리야가 외쳤어요. “하나님의 백성들아, 바알의 선지자를 남김없이 죽여라” 백성들은 바알의 선지자 사백오십명을 붙잡고 기손 강가로 끌고 갔습니다.
멀리 하늘가에서 먹구름 한 조각이 서서히 떠올랐습니다. 한 조각 구름은 점점 커지면서 하늘을 덮고 온 세상이 캄캄해지더니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어요. ‘주룩 주룩 주르룩, 쏴-’ 얼마 만에 맞보는 빗물인가요? 백성들이 하늘을 향해 비를 맞으며 춤을 추었어요.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회개했어요. ‘하나님. 우리가 하나님께 정말 많은 죄를 지었어요.’ 하나님께서는 삼년 육개월 동안 닫아두었던 하늘의 창문을 활짝 여셨습니다. 〈열왕기상 18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