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엘리사 선지자를 세우셨어요
엘리야 선지자의 나이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답니다. 어느 별빛 없는 캄캄한 밤 몰래 집을 나서는 한 사람이 있었어요. 엘리야 선지자였어요. 하나님께서 엘리야 선지자를 부르신 거예요. 엘리야가 한참을 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엘리사가 따라 오는 거였어요. “얘야, 너는 왜 따라오느냐?” 엘리사는 그냥 고개만 숙였어요. 엘리야가 벧엘에 도착했을 때 다시 말했어요. “얘야, 내가 조용한 곳에서 하나님을 만나려 하니 돌아가거라.” 엘리사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어요. 엘리사는 여리고까지 따라왔어요. “엘리사야, 멀리 왔으니 이제는 가거라.” 그렇지만 엘리사는 돌아가지 않았어요. 선생님을 혼자 외롭게 둘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새벽- 저 만치에 요단강이 보였습니다. ‘배가 없는데 어떻게 강을 건너지?’ 엘리사가 생각을 하는데 엘리야 선지자가 강물 쪽으로 저벅저벅 걸어가서는 강물 속으로 발을 쑥- 넣었어요. 그리고 겉옷을 벗어서는 그 옷으로 강물을 이리저리 내려쳤어요. 그런데 강물이 쫙 갈라지면서 길이 생기지 않겠어요? ‘와- 강물이 갈라지다니... 나에게도 저런 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엘리사는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강을 건넌 후 엘리야가 말했어요. “얘야, 무슨 소원이 있느냐?” 엘리사가 얼른 대답했어요. “네, 선생님의 능력을 두 배 받고 싶습니다.” 엘리야가 씩 웃으며 말했어요. “참 어려운 소원구나. 그렇지만 네가 하나님나라로 올라가는 나의 모습을 보면 그 소원이 이루어지겠구나.”
그때였어요. 갑자기 세찬 회오리바람이 불더니 엘리야와 엘리사 사이를 갈라놓았어요. 그리고 하늘로 부터 거센 불길이 쏟아지며 불 말과 불 병거가 내려와서는 엘리야를 번쩍 들어 병거에 태워 하늘로 올라가는 거였어요. ‘아니, 사람이 살아서 하늘나라를 가다니?’ 엘리사가 기절하려는데 엘리야의 옷이 엘리사 머리 위로 뚝 떨어졌어요. 엘리사가 하늘을 보니 불 병거도 없고 엘리야도 없고 눈부신 태양만 빛나고 있었어요. 엘리사가 요단강으로 달려가서 “엘리야의 하나님 어디 계십니까?” 하고 소리치며 그 옷으로 강물을 힘껏 내리쳤어요. 그랬더니 아까처럼 강물이 갈라지면서 길이 생겨나지 않겠어요? 엘리사의 소원대로 큰 능력이 임한 것이었어요. 하나님께서 선지자 일을 하게 하시려고 큰 능력을 주신 거였어요.
어느 해 북이스라엘에는 큰 전쟁이 일어났어요. 아람 군대가 사마리아 성을 몇 겹이나 둘러쌓는데 성안에는 양식이 없었습니다. 백성들은 풀을 먹거나 산짐승을 먹다가 드디어는 사람까지 잡아먹었답니다. “어이구, 이 백성을 어찌한단 말인고?” 요아스 왕은 탄식하며 슬퍼했어요. 엘리사 선지자가 요아스 왕에게 와서는 말했어요. “폐하, 내일은 양식을 구할 수 있으니 근심하지 마소서.” “엘리사, 그게 정말이오?” 왕은 엘리사의 두 손을 잡으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했어요. 옆에서 대신이 중얼거렸어요. ‘쳇, 그 많은 양식을 어디서 구한단 말이야?’ 엘리사가 그 대신에게 말했어요. “당신은 양식을 구경만 할 뿐 먹지는 못하겠군요.”
그날 밤 문둥이 네 명이 성문에 앉아 있었어요. “사람들은 우리를 돌로 때리니까 차라리 양식이나 구하러 가자” 그리고는 성 밖으로 나갔어요. 그런데 무슨 일일까요? 아람군사는 보이지 않고 양식과 보물들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거였어요. 그건 바로 엘리사 선지자가 베푼 표적 때문이었어요. 어제 밤 엘리사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우렁찬 말발굽 소리를 아람군사들의 귀에 들려주었어요. 그래서 아람군사들은 연합군이 몰려오는 줄 알고 그만 도망쳐 버렸던 거랍니다.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난 문둥이들은 자기들만 배가 부른 것이 미안하고 마음에 찔렸어요. 그래서 성안으로 가서 소리쳤어요. “성 밖에 양식이 무지 많습니다.” 백성들은 서로 먼저 양식을 가지려고 성 밖으로 몰려 나갔어요. 그런데 엘리사의 말을 믿지 않았던 그 대신은 달려가다가 넘어져 그만 사람들 틈에서 깔려 죽고 말았어요. 이 일 말고도 엘리사 선지자가 베푼 표적들은 정말 많았답니다.(열왕기하 2장, 7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