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작성일 : 15-03-23 20:5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내 신년 운세는? 내 미래는?


한국에는 설날이 두 번 있다.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을 시작으로 한 신정, 음력설인 구정. 왜 같은 명절이 두 개인고 하니, 농경사회였던 탓에 음력으로 시간 계산을 했던 우리 민족이 일제 강점기를 겪게 되면서 태양력을 강제적으로 도입하게 된 때문이라 한다. 즉, 일본이 자신들의(?) 시간 체계에 맞는 양력설을 새롭고 진취적이라 하여 신정(新正), 피식민지인인 조선인들이 쇠는 음력설은 오래된 것이라 하여 구정(舊正)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한국을 향한 일본의 우격다짐이야 참으로 한결같아 새로울 것도 없겠지만, 그것처럼 또 꾸준하게 진행되어 온 관습이 있으니 바로 ‘신년운세’ 점치기라 하겠다.
얼마 전, 설 특집으로 방영된 다큐 프로그램을 보았다. 무속인과 역술인을 찾아 특정인 -사업가, 범죄자 등-의 운세를 점쳐보고 대한민국 톱 10 리스트를 매기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제작진은 이곳저곳 수소문을 하며 ‘용한’ 점술가를 찾아내기 위해 애썼다. 정말 충격적이었던 건, 그중 80% 이상이 엉터리였다는 사실이었다. 무지한 말일는지 모르지만, 나는 무속인들이 정말로 영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고, 역술가들은 해와 달의 운행과 우주의 움직임 개인의 운명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라 믿어왔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분명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들은 보이지 않는 세상을 믿는 사람들의 일부로써 각기 의미 있는 일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거짓부렁에 사짜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다니, 어딘가 배신당한 기분이 들었다. 엉터리로 사주를 풀지 않나, 신이 응답하는 표식이랍시고 쌀을 갖고 장난치질 않나. 나야 그렇다 쳐도 그들의 신도들은 어떻게 되는지. 일반인들이 갖고 있던 샤먼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그걸 권력으로 휘두른 대가는? 사주 역시 마찬가지로, 확실하게 정해진 하나의 지침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는 사람과 방식에 따라 이현령비현령이 되기 마련이었던 거다. 물론 걔 중에는 ‘영험한’ 이들도 있었다. 물론 그 몇몇이 영험하다고 해서, 나머지들에 대한 무너진 인식이 바뀌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미래와 과거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서 여러 가지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불안, 욕심, 호기심, 의존… 나 역시 재미로 별점을 종종 보긴 했지만 실은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선명하게 알고 싶은 욕구가 대부분이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굳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물론 잘 된다는 이야기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막말로, 인생은 50:50! 되거나 안 되거나이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고,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다. 이걸 아는 게 세상의 지혜이자 하나님을 아는 지혜다. 또한, 나쁜 일이란 거, 어차피 닥치면 싫어도 감당해야 되는데 일부러 알아내서 부정적인 뉘앙스를 무의식중에 심어놓고 싶진 않다. 그것이 저주이자 굴레가 되어 도리어 의지의 순수함을 혼탁하게 할 수 있으니.
결정적으로, 내 인생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주인이라고 착각하니까 내가 뭘 어떻게 해야 되겠다 싶은 거다. 내가 미리 좀 알아서, 내가 대책을 세우고, 내가 피해를 덜 보고. 그러자니 또 앞일을 알려주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라는 존재 하나 이 세상에서 다치지 않게 보호하며 사는 건 결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촉각을 곤두세워 밤낮으로 머리를 굴리고 계획을 세우고 돈을 창고 가득 쌓아 두어야 겨우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을 안다면, 매일 파도를 타는 것처럼 예측 불가능한 삶 위에서도 평안을 누릴 수 있다. 하나님은 내 인생뿐 아니라 이 만물의 주인이시기 때문이다. 나의 하루를 주관하시는 것도, 내가 할 일과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의 마음, 건강과 물질적인 것 모두 다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 나에게 시련을 주시는 권한도 하나님에게 있으니, 아플 땐 왜 아프게 하시는지를 돌아보면 되고 행복할 땐 흠뻑 누리면 된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의지하지 않고는 종이 한 장 차이인 것 같다. 잠시나마 내 인생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었을 때의 내 마음은 지옥이었다. 불안의 연속,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 시간이 흐르는 소리를 따라 함께 초조해지는 심장 박동… 걱정하기 시작하면 걱정해야 할 것들이 연쇄적으로 늘어난다. 그리고 그 걱정은 실제로 일어날 확률도 낮을뿐더러,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이 가장 마음 편하고 안전하다. 궁극적인 평화와 위로를 주신다.
심지어, 이 세상에서뿐 아니라 죽음 이후의 삶 또한 하나님이 주관하신다. 하나님을 믿고 있다는 건 속된 말로 ‘계’ 탔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 대가로 우리가 하나님께 해드릴 것도, 바칠 것도 없다니 이런 거래(?)가 어딨을까. 그저 성경공부 열심히 하고, 교회 세우는 데 한몫하고, 전도와 선교에 힘쓰는 것이 미약하게나마 할 수 있는 일이구나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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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나
여호와의 영원성 찬양(전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