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학과 다른 자연의학
지금까지는 필자가 한의사인 관계로 전통 한의학적인 관점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을 서술하였다. 이제는 서양의학의 대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자연의학적인 관점에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을 서술하고자 한다.
1. 자연의학의 필요성
인류는 100여 년 전만 해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연에서 나온 생약제로 질병을 치료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별로 되지 않는 것 같다. 서양의학이라 해봐야 20세기 과학의 발달로 급성장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항생제를 비롯한 신약 개발로 전염병을 많이 퇴치하므로 사람들의 생명을 연장하는데 기여하는 바 있고, 응급 환자들을 수술치료법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서양의학의 큰 업적이라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서양의학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처방약은 모두 특허를 받은 ‘인조 약’들이라는 것에 심각성이 있는 것이며, 우리 몸에 심각한 부작용과 후유증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서양의학이 눈에 보이는 증상만 억제해서 사람들이 나았다고 착각하게 만들 뿐 아니라 몸의 근본 체계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며 올바른 생활습관과 식생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건강을 유지 내지는 증진시키는 데에는 부족함이 많다 하겠다. 예를 들면 서양의학이 고혈압, 당뇨병, 치매, 관절염, 자가면역질환 등 개개인의 오랜 생활습관들에서 비롯된 만성 질환이나 퇴행성 질환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질병 정복을 위한 구도(求道)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서양의학의 한계를 보완, 대체하기 위한 여러 치료법이 ‘대체의학’, ‘통합의학’이라는 이름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서구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연의학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하겠다.
2. 자연의학이란
자연의학은 인체의 생리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해주므로 사람이 본래 타고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치유력을 높여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의학인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자연의학 대학에서는 생화학, 영양학, 음식 섭생, 약초학 등에 대한 자연의학 치료법을 중심으로 하는 동시에 생리학, 해부학, 면역학, 환경의학 등을 학습하며 인도 전통의학 개론, 침, 동종요법 등도 기본적으로 학습한다.
자연의학은 지금의 서양의학과는 다르며 그 대표적인 부분이 처방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자연의학은 사람 몸속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지는 성분이지만 나이가 들거나 인체 생리작용이 저하되므로 그 양이 부족해지면, 외부에서 보충해 주어야 하는 것들을 화학적인 처방약 대신 친인체적인 자연성분을 사용하여 보충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항생제, 항호르몬제, 스테로이드제, 소염제 등의 처방약 대신 비타민과 미네랄, 약초 등에서 추출한 자연성분들과 음식을 사용하여 섭생과 질병의 예방을 지도한다는 것이 크게 다르다 하겠다.
최근 독일, 이태리,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의과대학에서는 자연의학 임상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 의과대학에서는 약초학을 배워 많은 의사들이 약초에서 추출한 생약제를 환자들에게 처방하고 있다. 필자가 한의대를 다닐 때 독일에서 한의학을 공부하러 온 독일인 후배도 있었으며, 하버드 의대에서는 침구학을 연구하고 침 자극이 뇌의 어떤 영역에 영향을 주는지 MRI 뇌 단층 촬영을 통해서 실험 결과를 발표한 것을 몇 해 전에 들어본 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의학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학은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증상, 영양의 균형 등 전체적인 부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치료를 하기 때문에 식생활과 흡연, 음주 등 오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생긴 만성 질환들을 예방하고 개선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로 한국인들이 많이 걸리는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변비, 각종 여성 질환 등도 자연의학 치료법으로 좋은 효과를 경험한 사례들이 무수히 많다 하겠다. 자연의학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병을 병 자체로만 보지 않고 병을 가진 사람들의 몸 상태를 조화롭게 살피는 통합적인 차원의 의학이다. 그래서 증상만을 없애는 데에 초점을 두지 않고 몸의 치유력을 높여 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증강시키는 데에 주력한다. 즉, 병을 치료보다는 예방을, 증상을 억제하기보다는 원인을 치료하는데 중점을 둔다. 개개인의 생리와 상태, 증상, 영양의 균형 등을 살피고 몸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되, 자연에서 추출한 자연성분들로 보충을 하여 부작용이 생기지 않게 한다. 여기에 몸 상태에 따른 최상의 음식 섭생을 지도하여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병까지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의학은 인간과 자연을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소통시키는 의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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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희철 박사 (한의학박사, 파동한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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