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작성일 : 13-05-26 13:3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임직식’, 주술적인 권위의 이양인가?

임직식의 의미

예전(禮典)이 거룩한 것이 아니라 말씀이 거룩하며,


교회의 직임은 하나님의 뜻에 기초한 것이며,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용하기 위해서 당사자에게 사명감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요건을 허락하시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된 사명 의식과 직무를 감당할 수 있는 은사가 있는지의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다. 성경에는 직임자를 선출하기 전에 “새로 입교한 자도 말지니”(딤전 3:6), “이에 이 사람들을 먼저 시험하여 보고 그 후에 책망할 것이 없으면 집사의 직분을 맡게 할 것이요”(딤전 3:10)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교회가 직임자를 선출할 때는 성도들의 면밀한 검증과 인증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 정치가들이 개입한다는 것은 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정치적인 색채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 간주할 수 있다. 
임직식은 안수례 통해서 집행되는데, 주교들만이 예식을 집전하고 색다른 의복을 착용하였다. 안수례는 손을 얹는 의식인데, 이것은 선배들의 권위를 나타내거나 능력을 부여받는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동역한다는 의미의 표시이다. 이 예식은 특별한 식순을 필요로 하거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에 전심전력을 다해 봉사하겠다는 사실을 교회에 선포하는 것에 불과하다. 즉, 함께 기도하면서 진리를 위한 뜻을 모아 동역자의 대열에 합류한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으며, 그에 따른 특별한 예식도 불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성직이란 명명 하에 특별한 의복을 갖추고, 선배가 후계자를 선임(選任)하는 예식을 시행하는 것은 본래의 취지에 어긋난다. 예수께서 제자를 불러 사역을 맡기실 때는 어떠한 예식을 집행하신 바가 없다. 바울도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사역을 감당하면서도 어떠한 예식을 치룬 바가 없었으며, 예루살렘에서 사도들과 인사를 나누며 교제한 정도에 불과했다.
사도들이 안수집사들을 선출하고 세울 때도 성도들이 일곱 사람을 선출하여 “사도들 앞에 세우니 사도들이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하니라”(행 6:6)고 언급되어 있다. 이와 같이 임직자를 세우는 것은 함께 일을 분담하고 동역한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지 특별한 의식이 필요하지 않다. 사도들 역시 성도들이 선출한 자들을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함께 기도하며 안수한 것 외에는 어떠한 절차와 의식도 시행하지 않았다.
선배가 후배를 지명하거나 의식을 집전하기 위해서 차별화된 의복으로 권위를 부여한다는 것은 다분히 주술적이며 비성경적인 처사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의식주의는 교직만을 성직으로 규정하기에 이르렀으며, 평신도와 성직자를 차별하는 권위주의 산물이 되었고, 급기야는 성직을 매매하는 부패의 일로로 치닫게까지 된다. 교회의 모든 직무는 특별한 계층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은사에 의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며, 모든 직임이 계층 간의 차별 없이 동등하고, 모든 직임이 거룩한 직책이며, 모든 직임이 사명에 의한 자원과 봉사의 직무인 것을 간과하면 안된다.
임직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주교는 집전(執典)할 수 있지만, 장로는 집례 할 수 없다는 제도는 부당하며 불공정한 처사이다. 주교(감독, 목사)나 장로는 동등한 위치에 있으며, 모두가 교회의 지도자이다. 다만 가르치고 다스리는 사역상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초대교부시대까지만 해도 주교와 장로의 차등이 없었지만, 4세기에 즈음하여 수도권의 주교와 지방의 주교가 분류되고, 최고의 통수권자로 대주교가 세워지면서부터 자연스럽게 계층이 형성되었고, 이때부터 주교와 장로의 서열을 따지게 되었다. 교회의 직임에는 서열과 차등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교부시대에 접어들면서 의식에 권위를 부여하기 시작했으며 직임에 차등을 두었고, 지방에 교회를 세워 지도자를 파송하는 과정에서 수도권 교회의 지도자가 자연스럽게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회의 권위가 콘스탄티누스 황제를 중심으로 조성되면서 서열과 계급의식이 팽대하게 되었다. 이러한 정치 구조는 교황을 절대적 위치에 배열하고 대주교와 주교, 사제의 순으로 서열을 확정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체제가 구축되면서 가르치는 지도자와 배우는 성도간의 격차는 확연하게 구별되었고, 모든 집례는 성직자(주교)의 주도하에 집행되게 되었다.
교회는 예전(禮典)이 거룩한 것이 아니라 말씀이 거룩하며, 직임에 권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말씀에 권위가 있다. 임직식이란 의식적인 제도에 의해서 권위가 부여되는 과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에 함께 동역한다는 표시 이상의 의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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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상무, 빵 회장’에 대한 마이너리티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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