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작성일 : 11-03-05 15:0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11,정치적 문제점과 대안(1)

한국교회는 병든 교회정치구조와 관행 때문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교회 정치의 권위주의적 구조는 교회내의 진정한 교제의 깊이를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애요소


1) 서론

  한국교회 문제점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점은 다름 아닌 교회 정치상의 문제점이다. 교회정치의 부패와 타락은 성도들의 교회생활의 자유함과 풍요함을 가로막는다. 의식있는 한국교회 성도들은 교회 정치의 현실에 대해 진저리를 친다. 교회지도자들의 오만과 횡포, 세속 정치를 빰치는 교회권력투쟁, 교회직분의 세속화와 계급화, 교회내 언로의 차단과 일방통행적 관행, 목사중심의 교회정치구조 등등 한국교회는 병든 교회정치구조와 관행 때문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 안에서의 정치는 무조건 기피해야할 문제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인간은 정치 현상을 피할수 없다. 사람은 모이면 누군가는 모종의 목적이나 비전에 의해 조직을 이끌고 누군가가 따르는 정치 현상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 정치가 올바른 정치인가 아니면 그릇된 정치인가라는 것 뿐이다. 교회 안에도 정치가 있기 마련이다. 하나님중심 혹은 말씀중심의 정치인가 아니면 타락한 옛 사람의 소욕을 따르는 인간중심적인 정치인가라는 문제가 있을 뿐이다.
 
  이 글에서는 왜 한국교회 정치가 부패일로로 치닫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그에 대한 대안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즉 성경이 가르치는 교회정치의 본질은 무엇이며, 어떤 교회 정치가 바람직한 지를 성경을 근거로 확인하고자 한다.
 
2) 한국교회 정치의 문제점과 그 원인

  (1) 한국교회 정치의 문제점

  과도한 목사중심의 정치

 한 교회에서 말씀을 증거하는 목사 직분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목사 일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한국교회 정치는 지극히 병적이다. 이는 건전한 신학의 부재, 특히 교회론의 미숙으로 인해 교회지도자로서의 목사의 자리매김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
 
  한국교회에 있어서 목사는 거의 무소불위의 권세를 가진다. 교회의 모든 대소사의 결정에 간여하며 실질적인 권위를 행사한다. 형식적으로는 장로가 교회 정치의 참여자로 되어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거의 목사의 영향력에 종속적이다. 목사는 마치 특별한 주의 종으로 인정되고, 심지어는 카리스마를 지닌 존재처럼 인식되어 주권자이신 그리스도의 자리를 넘보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지가 발달되고, 인간 목사의 약점도 드러나면서 목사를 특별한 카리스마적인 지도자로 보았던 과거의 관행은 많이 약화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많은 경우 교회내의 거의 모든 의사결정에 있어서 목사는 과도한 권위를 행사한다. 이는 목사자신에게도 그리고 성도에게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목사가 교회 정치와 실제적 운영에 과도한 관심과 개입은 목사로 하여금 본연의 사명을 감당하는 자리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즉 목사가 본래 하나님으로 부여 받은 사명, 즉 하나님의 말씀으로 올바르게 연구하여 전하고 가르치는 일보다는 교회운영에 대한 실물적인 판단에 더욱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투여하게 된다. 이런 일들이 목사로 하여금 진리탐구를 멀리하게 만들고 결국 목사 스스로 영적 에너지의 고갈을 가져온다. 이는 궁극적으로 교회의 진정한 성숙에 결정적인 장애를 가져온다.

  목사의 교회정치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개입은 성도들의 자율적이고도, 자발적인 교회참여와 판단의 기회를 앗아간다. 성도들은 스스로의 신앙적 판단을 수행하는 기회나 때로는 시행착오를 통한 배움의 기회를 놓치고 거저 목사가 결정해놓은 일이나 지시하는 일에 대해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교회생활이 되기 쉽다. 그것도 순종이라는 미명아래 체계적으로 주입된다.
 
  목사의 주된 본분은 성경의 진리를 깊이 탐구하여 교회 일에 대한 신앙원리적인 의미를 성경을 통해 전해주는 일이다. 이런 목사의 기본임무를 상실하면, 목사는 교회 일에 대한 정치공학적 판단, 즉 인위적인 개입과 주관에 힘쓰게 되는 것이다. 이는 교회정치의 진정한 주관자이신 그리스도를 망각하는 불행의 단초가 된다.     

  개교회주의적 정치

  한국교회의 특이한 병적 현상으로서의 개교회주의이다. 개교회주의란 한 특정교회의 일이 보편적 교회가 드러내고자 하는 하나님의 영광보다는 특정 교회의 지도자나 그 교회의 자체 확장과 영광에 더욱 집중되거나 중시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개교회주의적 현상은 한국교회정치에 보편화되어 있다.

  장로교정치체제상 노회나 총회가 있지만 그것은 거의 관례적이고, 지극히 세속정치적인 관행에 젖어있을 뿐 지역교회의 실제적인 운영은 거의 개교회주의적으로 운영한다. 이른바 대형교회는 자기 교회의 교세확장과 성장이 하나님의 영광의 드러냄보다 중요한 상태로 진행되는 상업주의적 개교회주의이며, 성도수가 적은 교회는 적은 교회대로 어떻게 진리가 전해지고 있는 지에 대한 진리검증이 이루어지지 않는 채로 진행되는 폐쇄적인 개교회주의의 성격을 띤다.
 
  이런 개교회주의의 최대 피해는 성도에게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대형교회의 성도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영광보다는 교회의 크기와 프로그램의 홍수속에서 떠밀려간다. 대형교회를 상징하는 거대한 예배당, 세련된 찬양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서있는 설교자 등은 성도로 하여금 진지한 말씀공부 보다는 드러나는 행사위주의 교회생활에 매몰되게 한다. 그 결과 교회생활의 본령이 진리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그의 은혜의 영광을 깊이 있게 배워가는 일보다는 현상적인 교회의 기능적인 일이 되고 만다. 이는 신앙의 피상화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된다.

 성도는 진리의 말씀을 들을 권리가 있고, 강단에서 전해지는 진리가 성경적 원리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검증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개교회주의 현상은 이런 소중한 성도의 권리를 원천에서 박탈한다. 한 특정 교회에서 전달되는 메시지의 건전성을 비교 검증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다. 최근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이런 현상은 많이 극복되었으나 아직도 성도들이 특정 담임목사의 가르침에 종속적인 것이 실제적인 교회현실이다. 검증되지 않는 말씀은 영혼의 독소가 되는 함량미달의 음식과도 같다. 검증을 불온시하는 풍토는 건전한 신앙을 원천에서 가로막는다. 
   
  요컨대 개교회주의적인 교회체제는 교회의 머리되시는 그리스도의 주권과 영광보다는 특정 교회 지도자의 가르침이나 프로그램에 성도의 의식을 붙들어 맴으로써 건전한 성도의 신앙성숙을 저해할 뿐 아니라 교회간의 연합과 섬김의 장을 원천에서 박탈한다. 

  계급적 권위주의 정치구조

  한국교회 정치의 권위주의적 구조는 교회내의 진정한 교제의 깊이를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애요소이다. 교회직분의 계급적 권력화는 이를 더욱 가중시킨다. 신앙인에게 있어서 진리안의 진지하고도 즐거운 교제는 신앙성장에 있어서 자연스럽고도 소중한 과정이며 요소이다. 그러나 교회정치의 권위주의화 혹은 위계화는 정치 구조안에 있는 직분자들을 경직되게 만들고 심지어는 억압적인 분위기를 형성함으로 서로간에 진정한 교제를 가로막는다. 서로 간에 연약함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거나 자기허물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백을 통해 진리되신 그리스도를 더욱 의지하고 사랑하는 신앙인격적인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말하자면 권력의 행사를 통해 자기주장을 하려는 권위주의적 정치구조 안에서는 진정한 소통의 즐거움, 그리고 실수를 수용하고 덮어가는 인격적인 섞임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관계가 경쟁적이거나 딱딱해 진다. 이것은 참으로 그릇된 교회정치구조가 낳는 비극적 사태이다. 한국 교회 지도자들 간에 진지한 인격적 교류와 진정한 교제의 기쁨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한국교회 정치구조가 얼마나 병들어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뚜렷한 징표이다.
 
  진정한 교회정치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진리되신 그리스도의 주권적인 통치안에 있음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지는 진정한 소통의 기쁨을 의미할 것이다. 그리스도가 주권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안다면 모두가 그의 뜻에 순복하는 태도를 가지게 될 것이며 다른 사람을 주장하려는 허탄한 시도가 사라질 것이다. 그 때라야 서로를 수용하고 존중하는 올바른 정치태도가 생겨날 것이다. 한국교회 정치의 권위주의적 관행은 이런 올바른 정치구조로부터 멀리 떠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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