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작성일 : 12-05-17 11:0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3)목사, 하나님의 전권대사인가?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딤전 2:5)

  한국 교회의 목사들 중에는 자가당착에 빠져있는 자들이 더러 있다. 하나님의 종이라 자처하면서도 하나님을 대신해서 교인들을 호통하며 훈육하려한다. 진리를 위해서 헌신하며 희생하기 보다는 높은 자리에 앉아 지시하며 대접받으려 든다. 국회의원이 되면 이백여 가지의 특혜를 누린다고 한다. 목사가 되면 직분의 계급화 현상에 따라 최고의 자리에 등극한다. 교인들은 목사를 ‘기름부음 받은 종’, ‘하나님의 전권대사’, ‘하나님의 대리자’, ‘하나님의 제사장’등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렇게 된 원인은 당사자들인 목사에게 있으며, 성경에 대한 해석학적 오류에서 기인한다.

  목사는 기름부음 받은 자가 아니다. 기름부음 받은 자는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이다. ‘그리스도’(Christ)라는 칭호는 선지직, 제사직, 왕직을 함께 가지고 있는 자로서 성자 하나님을 가리킨다. 혹자들은 목사의 임직을 할 때 자기들도 기름부음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그리스도에 대한 모독이며 망발(妄發)이다. 인간은 설령 거룩한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결코 기름부음 받은 자가 될 수 없다. 만약 목사가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면 스스로 메시아(그리스도)임을 자처하는 형국이 된다. 목사는 기름부음 받은 자가 아니라 기름 부음 받은 그리스도의 종이며, 지체에 해당된다.

  목사는 하나님께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전권대사(全權大使)나 대리자가 아니다. 하나님께 전권을 위임받아 사역하신 분은 그리스도 한분 외에는 없다. 그런데 목사의 직무가 마치 하나님을 대신해서 교인들을 다스리고 양육시키는 줄로 착각한다. 이러한 발상은 가르친다는 관계의 구도를 오도(誤導)한 것이다. 목사가 교인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목사의 직위나 직분의 권위로 가르친다는 뜻이 아니다. 즉,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가르치는 관계가 아니라는 말이다. 목사는 ‘성경말씀’을 바르게 풀어서 전달하는 도구에 불과한 것이지 목사가 성도를 직접적으로 훈계하거나 양육하는 것이 아니다. 대리자를 통해서 섭리하시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성도 개인에게 직접 말씀을 깨닫고 생각나게 하셔서 양육하신다.

  목사만이 제사장이 아니라 모든 성도가 제사장이다. 구약시대의 제사장은 백성들을 대표로해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러 성소로 나아간 자들이다. 이는 성도들을 대신해서 하나님께 나아가실 그리스도에 대한 예표로서의 모형과 그림자이다. 즉, 그리스도께서 대제사장이 되셔서 하나님께 화목 제사를 들이심음으로써 그의 지체된 성도들도 하나님께 나갈 수 있는 제사장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일부 목사들은 자신이 백성들을 대표하는 구약적인 제사장으로 행세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성도들의 대표자로 자처하고, 하나님과 성도들의 중재자 역할을 한 것이다. 구약의 제사장은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신약의 제사장 개념은 하나님께 나갈 수 있는 성도 전체를 가리킨다.(벧전 2:9)

  이와 같이 목사들의 잘못된 관행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성직자와 평신도로 분류하는 교황주의자들의 이층 교회관을 탈피하지 못한 결과이다. 교황주의자들은 지도층의 성직자들을 하나님의 대리자요 그리스도의 권세를 이양(移讓) 받은 자들로 간주한다. 그들은 교회의 머리가 되어 평신도들의 죄를 사해주고, 대안을 제시해주며, 상벌을 가하는 신의 대리자를 자처했다. 종교개혁 자들은 그리스도의 권세를 도용하고, 신의 이름으로 성도들을 규제했던 교황주의자들의 오만을 격파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기독교는 많은 부분에서 종교개혁의 정신을 상실했으며, 권위주의적인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 모든 성도는 그리스도 앞에서 동등하기 때문에 부적절한 지배구조를 더 이상 용인해선 안 된다.

  하나님의 은사는 차등 없이 동등하며, 차별 없이 평등하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직임은 모두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직무이다. 이 직무는 수직적인 상하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동등관계이다. 모든 직무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존재하며, 하나의 뜻을 위해서 상호 합력한다. 가르치는 지도자들의 직임이 거룩한 일을 맡은 성직(聖職)이면, 성도들의 직임 역시 동일한 성직이다. 가르치는 일을 한다고 해서 권사나 집사의 직임자들 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울은 “우리의 아름다운 지체는 그럴 필요가 없느니라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에게 귀중함을 더하사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게 하셨느니라”(고전 12:24~25)라고 증거한다.

  목사의 직무는 성경을 가르치는 일이므로 겸허한 자세로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만을 그대로 전하면 된다. 일부 한국교회 목사들의 횡포는 극에 달한다. 거액의 교회재정을 마음대로 주관하고, 예배시간에는 성경말씀을 빙자해서 교인들을 질책하거나 협박하기도 하며 행정의 수반이 되어 불합리한 잣대로 성도들을 치리한다. 기독교의 지도자는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봉사하는 본분임을 망각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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