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작성일 : 12-05-17 11:0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아름다운 모임


교회에서 돌아온 주일 저녁, 교회 고등부 아이들이 보고 싶다. 고등부 발표수업을 하던 아이들이 계속 생각난다. 학생들 주관으로 ‘은혜란 무엇인가?’(박용기 저)를 읽고 A4 한 장으로 요약, 발표, 토론하는 수업이었다. 저녁 내내 가족들과 그 이야기였다. 어느새 훌쩍 자란 아이들 모습에 한 주 내내 그 감동이 사라지지 않는다.

 나에게 아이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감성과 교사로서의 자질이 있어서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교사자질이 없다고 일부 학부모들에게 핀잔도 듣는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좀처럼 감동할 줄 모르는 메마른 성격의 소유자다. 그런 내게 이 ‘감동’은 무엇이란 말인가? 여호와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을 함께 공유하는데서 오는 기쁨과 즐거움일 것이다.

아이들과 더불어 여호와 하나님으로 인하여 즐거워 할 수 있다니 꿈만 같다. 그것도 성경신학연구소 소장님이 쓰신 책을 읽고 토론하다니 정말 꿈만 같다. 지나온 대학시절에 선후배들, 동료친구들과 누렸던 ‘말씀운동’의 소중한 경험은 지금도 나를 설레게 한다. 강론테이프를 돌려가면서 듣고, 만나면 서로 알게 된 내용을 토론하면서 고민을 함께 나누었다. 그 시절에 누렸던 그 기쁨을 고스란히 마흔 중년이 넘어 우리 자녀세대와, 징검다리가 되어 준 청년선생님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
 
 부끄럽게도, 1995년부터 발간된 ‘성경강론’을 탐독하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이었다. 그때서야 그 책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더불어 나의 오만함과 무지함도 보게 되었다. 성경이 ‘언약 성취’의 통일된 논리적 구조에 의해 “하나님은 여호와이시다”는 하나의 단일한 의미임을 확인해 갔었다. 일방적인 강의였지만 확인되는 만큼 아이들과 매주일 나누었다.

같은 시기에 강남노회 ‘춘하추동 사경회’에서 같은 마음과 뜻으로 모인 청년선생님들의 등장은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처음엔 너무 공부만 한다고 투덜대던 아이들이 이제는 선생님들의 관심을 매주일 더 달라고 보챈다.

내가 그러했듯이 우리 아이들도 이런 모임의 즐거움을 안 것일까? 매달리는 아이들 곁에 붙어서 설명하고 얘기해주는 청년선생님들이 고맙고 존경스럽다. 덕분에 문제의식이 없던 아이들이 문제의식을 던지고, 토론수업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히고, 하나님 중심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아이들은 고백한다. 자기 삶의 주관자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그런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가 자기 입장에서는 좋기보다 아프고 싫기에 그 고민을 선생님들과 더불어 이야기한다. 주일에만 만나는 것이 아쉬워 토요일에도 만난다. 기계문명의 발달로 혼자 노는 것이 익숙한 요즘 아이들이다. 이런 세상에서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만나, 여호와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을 함께 나누며, 자신의 삶을 해석해 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부모라면, 교사라면, 진리로 즐거워하는 선배라면, 이렇게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것이다. 아쉽게도 함께 동참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다. 중․고등부를 지나면서 아예 교회에 나오지도 못하는 경우, 나오더라도 미리 숙제를 못해서 능동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렵거나 오후 수업까지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경우, 교회출석을 들쑥날쑥하는 경우에는 교회학교수업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 자연히 멀어진다. 뿐만 아니라 성도로서의 동료친구들과 선생님들과의 사귐도 맛보기 어렵다.

교사로서 가장 큰 바람은 아이가 빠지지 않고 매주 참여해 주는 것이다. 성령께서 교회학교를 통해서 가르치시는 진리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아이에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학부모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신앙교육을 간절히 바라는 부모라면 진리를 확인할 수 있는 이 시간만큼은 무엇에도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부모의 자기 성찰이 동반된다. 학교에 교육과정이 있듯이 교회학교도 중등부, 고등부 과정이 있다.

학교교육에도 시기가 있듯이 교회교육에도 그 시기가 있다. 학교교육은 지금 꼭 해야 되는 것이고, 교회교육은 나중에 언제든지 자기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규수업 외에 보충수업이 필요하다면 가르쳐줄 교사와 교재도 준비되어있다. 교회학교는 우리 아이들이 영원토록 간직할 감동을 맛보는 곳이다. ‘성경신학’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동료친구, 선후배, 선생님이 함께하는 가장 아름다운 지체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을 통해 귀한 기독교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선배인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이 경험을 맛본 우리의 어린 동역자들은 다음 세대와 그 아름다운 경험을 나누려고 할 것이다. 사랑을 받아 본 자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이 기독교 문화의 한 단면이라도 확인하고 즐거워 할 수 있는 귀한 모임에 동참하기를 바랄뿐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배윤리 권사 (교회동역자협회 / 객원기자)

29,증거 없이 믿음 올 수 있나?
3)목사, 하나님의 전권대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