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낚는 어부

예수님은 어부들의 그의 첫 번째 제자들로 삼으셨으며, ‘사람 낚는 어부’라는 메타포(metaphor)를 사용하셨다. 어업은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한 북부 팔레스타인의 중요한 경제 활동의 하나였다. 느헤미야 시대에 두로는 어업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을 뿐 아니라, 두로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정착하여 물고기를 수입하여 판매하였는데, 안식일에도 판매하여 문제가 되었다. 느헤미야 13장 16-17절에 “또 두로 사람이 예루살렘에 살며 물고기와 각양 물건을 가져다가 안식일에 예루살렘에서도 유다 자손에게 팔기로 내가 유다의 모든 귀인들을 꾸짖어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어찌 이 악을 행하여 안식일을 범하느냐 ”라고 적고 있다. 예루살렘의 성문 가운데 하나가 “어문”(魚門, Fish Gate, 역대하 33:14)인 것을 보면  물고기 교역은 포로기 이전부터 활발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번창하였던 어업

복음서와 고고학적으로 자료를 살펴 보면 성경 시대에 어업은 상당히 번창하였다. 가족이나 집단의 경우 여러 척의 배를 소유하였고, 동업도 하였고, 어부들을 고용하기도 하였다. 일부의 어업 종사자들 가운데에는 물고기를 담는 항아리 손잡이에 자신들의 상표를 새기기도 하였다. 유대 역사가 요셉푸스에 의하면 유대 1차 반란 시(A.D 66-73년) 주동자 역할을 한 예수아 벤 샤파트(Yeshua ben Shafat)는 디베랴 어업의 지도자였고, 행정 책임자였다. 물고기가 많이 잡혔을 때에 동료들을 청하여 그물을 당긴 것을 보면 성경 시대에 어업 조합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는데, 벳세다에서 발견된 어부의 인장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 물고기는 갈릴리 호수, 훌레 호수, 상부 요단에 풍부하였으며, 이곳에서 소금에 절여 말리거나, 훈제로, 또는 식초에 절여서 항아리에 담겨져 판매되었다. 고기를 처리하는 중심지는 갈리리 호수 북서쪽에 위치한 막달라(Magdala)였다. 히브리어로는 “믹달 누니아”(Migdal Nunia, 물고기의 탑), 헬라어로는 “타리케”(Tarichae, 훈제 물고기의 장소)라고 불리웠다.

고대에 식용이 가능한 어종은 세 종류였다. 먼저 ‘무슛’(musht)으로 순례자들이 반드시 먹는 일명 ‘베드로 고기’이다. 둘째, ‘비니’(biny)로 ‘수염’(hair)을 의미하는데, 입가에 수염이 있으며 잉어류에 속한다. 셋째, ‘사르딘’(sardine)으로 가장 흔한 물고기로 50%이상을 차지한다. 

베드로는 무식한 어부?

“무식한 어부였던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라는 설교를 자주 들을 수 있다. 동시에 누가복음 5장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던 사건을 어부인 베드로가 목수인 예수님에게 순종하였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해석은 먼저 한국 기독교의 반지성주의(反知性主義)에 일조하였고, 동시에 목사의 설교가 아무리 불합리해도 순종하라는 몽매주의(蒙昧主義)를 불러왔다. 성경은 하나도 불합리한 것은 없다.

베드로가 무식한 어부였다는 증거는 성경 어느 곳에도 없다. 동시에 그가 고용된 어부였다는 증거도 없으며, 오히려 선주였을 가능성이 높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자 베드로를 포함한 제자들이 갈릴리로 돌아가 다시 어업에 종사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무식한 어부 베드로”라고 했던 사람들은 천국에 가서 베드로에게 혼 줄이 날 것이다.

어업에 관한 정보를 가지셨던 예수님

그리고 목수였던 예수님은 어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을까? 누가복음 5장 1-7절에 예수님은 밤새도록 수고하였지만 물고기를 잡지 못한 시몬, 안드레, 야고보, 요한에게 다가가셨다. 정황으로 볼 때, 이들은 ‘베드로 고기’인  ‘무슛’(musht)을 잡으려고 했던 것이다. 예수님은 빈 배를 빌려 설교를 하고 계셨을 때, 무슛 떼 해안으로 접근하는 것을 보시고 베드로에게 고기를 잡으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유사한 사건이 요한복음 21장 4-8절에도 기록되어있다. 마태복음 13장 47-48절에도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 그물에 가득하매 물 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된 것은 내버리느니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나쁜 고기’는 모세의 율법에 언급한 비늘이 없는 고기로 ‘스팜눈’(sfamnun)으로 메기류에 속한 물고기이다.

예수님은 분명히 어로 행위에 대한 정보는 물론,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어업에 종사하였던 제자들에게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고 은유로 말씀하셨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