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문화

 
작성일 : 19-06-19 19:3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내 주여 뜻대로 찬송가 통 431장/새 549장


내 주여 뜻대로  찬송가 통 431장/새 549장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온몸과 영혼을 다 주께 드리니,
이 세상 고락 간 주 인도하시고,
날 주관하셔서 뜻대로 하소서.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큰 근심 중에도 낙심케 마소서.
주님도 때로는 울기도 하셨네.
날 주관하셔서 뜻대로 하소서.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내 모든 일들을 다 주께 맡기고,
저 천성 향하여 고요히 가리니,
살든지 죽든지 뜻대로 하소서.

찬송가 ‘내 주여 뜻대로’라는 곡은 내가 어려움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부르곤 했던 찬송이다. 이 찬송은 베냐민 쉬몰크(1672~1737) 작사, 카알 베버(1786~1826) 작곡, J.P. 홀브룩(1822~1888)이 편곡한 곡이다. 이 찬송가의 원곡은 독일의 작곡가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의 서곡에 나오는 Horn 연주곡이다. 서곡이란 막이 오르기 전에 연주되는 곡을 말한다. 이 오페라에서는 주인공인 사냥꾼 막스가 사랑하는 산림감독관의 딸 아가테와 결혼을 하기 위해 명사수 대회에서 1등을 해야만 한다. 1등을 못 할까 불안해하고 있는 막스에게 악마가 접근한다. 악마로부터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는 마법의 탄환을 받고 그 대가로 자신의 영혼을 팔기로 한다. 이 곡은 명사수 대회를 앞두고 근심에 찬 막스의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암시하는 곡이다. 이 오페라 중 3막에 나오는 씩씩한 남성 합창곡인 ‘사냥꾼의 합창’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곡이다.

6월이 되면 우리는 69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동족 간의 전쟁이었던 6.25전쟁을 잊을 수 없다. 일본으로부터 35년간의 식민지에서 해방된 지 5년도 안 되어 일어난 3년 1개월(1950.6.25~1953.7.27)간의 전쟁으로 인해 도처에 지붕도 없이 폐허가 된 공장들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공장 굴뚝에서 연기를 내뿜는 것은 심각한 환경문제가 되지만, 전쟁이 끝난 후 우리나라에서는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는 - 공장이 가동되어 돌아가고 있다는 - 것 자체를 부러워했었다. 
17세기 전반기 유럽대륙에서는 우리의 6.25전쟁보다 거의 10배나 되는 ‘30년 전쟁’(1618~1648)이란 긴 전쟁이 있었다. 처음에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사이의 종교전쟁으로 시작되었으나, 나중에는 각 나라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싸우는 전쟁으로 바뀌었다. 전쟁의 주 무대는 독일이었으므로 독일이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 독일 내에서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는 서로 상대방을 말살하려 하였으나, 두 종파 간의 오랜 싸움은 신앙의 자유를 개인의 권리로 인정하며 전쟁은 끝났다. 그러나 ‘30년 전쟁’으로 독일 전역은 황폐화되었고 학살과 질병이 난무했다. 독일 내에서 1,600만 명이었던 인구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도시는 폐허가 되어 살아갈 집조차 없어져 버렸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들을 잃은 슬픔 중에 흑사병 등 전염병에 걸려 고통당하며 죽어갔다.
이 찬송가의 작사자인 쉬몰크는 루터교 목사로, 전쟁이 끝난 이후 성도들의 상한 몸과 마음을 달래는 것이 일과였다. 어느 날 32세인 쉬몰크 목사 부부는 멀리 떨어져 사는 여러 교인의 심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멀리서 보니 쉬몰크 목사 사택 부근에서 연기가 나는 모습이 보였다. 급히 집에 도착해 보니 집은 모두 타 버리고 두 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린 아들 형제가 불에 타 죽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을 때, 이 젊은 부부의 심정은 어떠하였을까? 하나님께서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준 선량한 쉬몰크 목사 가정에 왜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게 하실까? 쉬몰크 목사는 ‘나의 예수여,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라는 11절에 이르는 긴 찬송시로 그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그 후 이 찬송시에서 3절만 뽑아서 찬송가로 편곡하게 되었다.
우리들의 삶 속에서 이런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발생한다. 이사야 선지자(주전 739~681년)는 이렇게 말하였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 55:8~9)

사십여 년 전 요로결석으로 심한 통증에 시달리다 수술을 받게 되었을 때였다. 나는 그 당시 교인 수가 얼마 안 되는 작은 교회에 다니고 있었고, 찬양대 지휘를 맡으며 교회학교 유년부 부장 등으로 바쁘게 봉사하고 있었다. 계속되는 결석에 의한 심한 통증으로 시달리고 있으면서 처음에는 “하나님, 저같이 열심히 교회에서 봉사하는 사람에게 왜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 하나님께서는 찬양받으시기를 싫어하십니까?”라고 항의하듯이 기도하였다. 나의 교회 봉사생활이 구원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착각했던 - 칼빈의 5대 교리 중 ‘무조건적 선택’, ‘불가항력적 은혜’ 같은 말들은 들어보지도 못했던 - 시절이었다. 동네 의원과 한의원 등을 전전하다 여러 날 후 큰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기 위해 내가 직접 링거병을 들고 수술실로 걸어 들어가며, 이 찬송을 불렀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내 앞에 전개될 때, 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보다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이 찬송을 부르곤 한다.
예수께서 유월절에 붙잡혀 십자가에서 처형당하시기 전에 겟세마네라고 하는 곳에서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 라고 동일한 내용으로 3번이나 간절히 기도하셨다. 예수님도 인간의 몸으로 오셨기에 앞으로 다가올 십자가의 고난에서 피하고 싶으셨을 것이다.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의 작정하신 뜻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므로 예수께서는 바로 이어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다.
예수께서 이렇게 기도하라고 알려주신 ‘주기도’(마 6:9~13)처럼, 전지전능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선하신 뜻대로 세상만사가 이루어지기를 우리로 기도하게 그리고 찬송하게 하신다.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옵시며,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한용환 장로 (기독교지도자협의회)

시편에 대한 소고(小考)
The Holy City(거룩한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