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음악의 거장인 바흐와 교회음악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 1750)에 대하여 설명하기 위해 먼저 간략히 바흐 이전의 음악에 대하여 살펴보려 한다.
서양 중세시대의 기독교는 로마의 박해로부터 벗어나 로마의 국교가 되었으며, 유럽을 지배하는 절대적이고 유일한 종교가 되었다. 로마의 교황권은 정치권 위에 군림하였고 모든 예술 분야는 종교를 위하여 사용되었다. 음악 역시 교회음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후 14세기 후반부터 중세가 마감되고 르네상스(문예부흥운동) 시대로 넘어간다.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은 미술만큼 발전하지는 못하였다. 세속 음악은 발전하였으나 교회음악은 퇴보 내지는 큰 발전이 없었다. 르네상스 음악은 15세기 후반에 미술보다 뒤늦게 나타났으며, 교회음악에도 인본주의적 영향이 나타났다. 15세기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의 교회음악이 새롭게 정립돼 갔으며, 독일 개신교 예배음악은 코랄(Choral, 독일 복음주의 교회의 회중이 부르는 노래)이 창작·발전되었다.
한편, 가톨릭교회의 부정적인 면을 쇄신하려는 개신교 종교개혁으로 인해 가톨릭에서도 가톨릭교회의 세속화를 추방하려는 각성 운동인 반종교개혁이 일어났으며, 가톨릭교회 음악의 세속화에 대한 문제점들도 개선되었다.
음악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바흐는 헨델과 함께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음악가이다. 바로크에 해당하는 17세기는 유럽 사회에서는 강력한 왕권이 지배하는 전제군주 시대였다. 전제군주들은 국가의 부흥과 식민지의 확장에 전력을 기울였고, 문화와 예술도 크게 발전시켰다. 음악사의 바로크 시대는 극음악의 탄생에서부터 바흐의 죽음까지의 1600~1750년 사이의 기간을 말한다. 바로크 후기에 들어서면서 헨델이나 바흐와 같은 작곡가들에 의해 대부분의 합창음악은 교회음악이었지만, 이전 시대와는 다르게 예배 의식보다 연주회를 위해 작곡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악음악의 발전으로 성악음악과 기악음악이 합해진 새로운 형식을 탄생시켰다. 교회음악 형식으로 성악에서는 오라토리오, 칸타타, 수난곡 등이 있고, 기악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오르간곡과 합주 음악들이 있다.
바흐는 진실한 루터교 신자였다. 그에게 있어 기독교는 그의 삶의 원동력이었고 평생 동안 자신의 음악을 일종의 종교적 봉사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세속음악도 다수 작곡하였지만, 교회음악 작곡가로 더 많은 일을 하였다. 그의 작품 위에 표기한 “오직 하나님을 위하여(Soli Deo)”처럼 그는 살았다. 바흐는 개신교 음악의 핵심인 코랄을 400개나 작곡하였고 이를 통하여 자신의 깊은 신앙을 드러내는 위대한 교회음악을 창작하였다. 바흐의 교회음악이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힘을 가진 것은 그의 훌륭한 창작 기법 위에 그의 깊은 신앙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흐가 음악사에 위대한 공헌을 하였으므로 그를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르지만 그를 또한 ‘교회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바흐는 많은 교회 칸타타와 세속 칸타타를 썼으나 상당수가 유실되었다. 칸타타란 바로크 시대에 성행했던 성악곡으로, 바흐의 교회 칸타타의 전형적인 형식은 처음에 기악 서주에 이어서 합창곡과 아리아, 레치타티보, 중창이 이어지며 코랄합창으로 곡을 마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독일의 칸타타가 절정을 이룬 것은 바흐였으며, 약 200곡에 이르는 바흐의 작품들로 형식과 내용이 다양하여 바흐 음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바흐가 라이프치히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모테트를 작곡하였는데, 모테트는 성경이나 코랄의 가사로 된 대위법 양식의 무반주 합창곡으로 교회의 행사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바흐는 오라토리오도 작곡하였다. 그는 오라토리오를 다양한 내용으로 3편만 작곡하였으며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부활절 오라토리오’, ‘승천절 오라토리오’가 있다.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는 3편의 오라토리오 가운데 가장 대작으로 전곡이 64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64곡은 6부로 나뉘어 크리스마스와 6일 동안의 축제를 위하여 연주되었다. 제1부에서 제3부까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그린 것이고, 제4부는 그리스도가 탄생하고 8일이 지나 ‘예수’라고 이름 지어진 날을 축하하는 내용이고, 제5부와 제6부는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고 찾아온 동방박사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제1부에서 제3부까지는 크리스마스날인 12월 25일을 시작으로 3일에 걸쳐 연주되며, 제4부와 제5부는 1월 1일과 2일에, 그리고 마지막 제6부는 동방박사들이 예수를 찾고 그의 탄생을 축하한 기념일인 현현절로 1월 6일에 연주되었다. ‘예수 승천 오라토리오’는 다른 2개의 작품과는 다르게 내레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눅 24:50~52, 행 1:9~12, 막 16:19이 내레이터에 의해 해설되고 있다.
바흐는 5개의 수난곡을 작곡하였으나 ‘마태수난곡’과 ‘요한수난곡’ 2편만이 남아 있다. 바흐의 수난곡은 고난주간 예배를 위하여 작곡되었다. 수난곡은 칸타타와 다르게 주일 오후에 연주되어서 시간적 제약을 받지 않았으므로 음악의 규모가 크고 연주 시간이 긴 대규모 곡이다. 일반적으로 ‘요한수난곡’은 요한복음 18~19장, ‘마태수난곡’은 마태복음 26~27장의 성경 구절을 가사로 하고 있는데, 바흐는 여기에 코랄 가사와 자유로운 가사를 삽입하여 극적 효과를 위하여 대담한 기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흐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여러 교회에서 예배나 행사를 위하여 곡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일로 그의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우리의 짧은 삶 중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묵상하고 받은 은총을 찬송하는 데에 시간을 더 할애하게 되기를 기도할 뿐이다. 그것은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통 102장, 새 94장).
바흐의 수많은 곡 중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아래의 곡은 “인간 소망의 기쁨이신 예수(Jesu, Joy of Man’s Desiring)”로 알려져 있는 곡으로 바흐가 작곡한 칸타타 BWV 147의 10번째 마지막 합창곡이다. 지금은 오르간 독주곡, 피아노 독주곡, 클래식기타 독주곡 등 여러 악기용으로 편곡되어 많이 연주되고 있으며, 이들의 공통점은 어느 악기로 연주하든지 모두 아름답다는 것이다. 유튜브 등을 통하여 바흐의 아름다운 음악을 느껴 보기를 권한다. 아래는 이 합창곡의 가사이다.
‘참 기쁨과 지혜의 왕 사랑의 구주 예수, 빛의 근원이신 예수 우리 인도하소서.
육신 입은 주의 말씀, 우리 삶의 참된 소망, 주여 우릴 도우사 주 보좌로 이끄소서.
들으라, 평화의 찬미 우리 앞에 울린다. 예수 안에 사는 사람 기쁨 충만하리라.
순결함과 아름다움, 거룩됨과 하늘 지혜, 영원한 기쁨, 예수 길이 우릴 이끄소서.’
할렐루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찬양하라. 나의 생전에 여호와를 찬양하며 나의 평생에 내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시 146:1~2)
참고문헌 홍세원 저, 『교회음악의 역사』, (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