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문화

 
작성일 : 21-02-02 19:3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구노(Charles Gounod)의 상투스(Sanctus)


하나님을 찬양하는 곡의 가사에는 ‘거룩’이란 단어가 많이 사용된다. ‘거룩하다’를 라틴어로 상투스(sanctus)라고 한다. 따라서 상투스라는 곡명이 붙여진 곡들은 우리말 제목으로는 ‘거룩하시다’ 또는 ‘거룩하신 주’ 등으로 번역되어 있으며, 거룩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곡들이다. 이는 이사야 6:3 또는 계시록 4:8에 근거하며, 유대교 예배에서 사용되었던 것을 3세기경부터 기독교에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아래에 샤를 구노(Charles Francios Gou-nod, 1818~1893)의 곡인 상투스를 소개하며, 이 곡의 가사와 함께 ‘거룩’이란 추상적인 단어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구노는 프랑스 파리 출생으로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오페라 ‘파우스트’와 ‘아베마리아’가 유명하다.

구노의 상투스는 8분의 9박자의 곡으로 피아노(또는 오르간)의 아름다운 선율의 전주에 이어 테너 솔로(고딕체 가사로 표시하였음)가 하늘과 땅에 가득 찬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면서 시작된다. 이어서 극히 작은 소리로 거룩하시고 온누리에 가득 찬 하나님의 영광을 합창한다. 마디를 지날수록 점점 소리가 커지며 거룩하신 하나님의 영광이 온누리에 가득함을 느끼게 한다. 합창 후 다시 테너 솔로가 하늘과 땅에 가득한 하나님의 영광과 존귀가 가득 찼음을 노래한다. 뒤이어 합창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시작하는데 베이스, 테너, 여성 파트 순으로 합세하면서 점점 큰 소리로 하늘과 땅에 가득한 영광을 노래하며, 절정 부분에 이르러 극히 큰 목소리로 온누리에 가득 찬 거룩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큰 소리로 ‘호산나 호산나 높은 곳에’라 노래한 후, 마치 먼 하늘에서 들리듯 극히 작은 소리로 ‘아멘, 아멘’으로 곡을 마친다. 아름다운 반주와 테너의 독창 그리고 합창으로 이 곡을 마쳤을 때, 성도들은 마치 거룩하신 하나님의 모습을 뵙기라도 한 것 같은 감상에 젖게 되는 훌륭한 곡이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영광과 존귀가 온누리에 가득 찼음을 강조하듯이 가사는 ‘거룩’, ‘온누리에 주 하나님’, ‘하늘과 땅에 영광’, ‘거룩하신 주’ 등의 단어가 반복된다. 다음은 이 곡의 가사이다.


(테너 솔로)
거룩 거룩 거룩하신 주, 거룩 거룩 온누리에 주 하나님, 온누리에 주 하나님,
(합창)
거룩 거룩 거룩하신 주, 거룩 거룩 거룩하신 주, 온누리에 주 하나님.

(테너 솔로)
하늘과 땅에 가득한 영광, 하늘과 땅에 영광과 존귀 가득 찼도다.
하늘과 땅에 영광과 존귀, 영광과 존귀가 가득 찼도다. 영광과 존귀가 가득 찼도다.

(합창)
하늘과 땅에 가득한 영광, 하늘과 땅에 가득한 영광, 가득한 가득한 가득한 영광,
하늘과 땅에 영광과 존귀 가득 찼도다.
거룩 거룩 거룩하신 주, 거룩 거룩 온누리에 주 하나님.
거룩 거룩 거룩하신 주, 거룩하신 주 하나님.
호산나 호산나 높은 곳에. 아멘 아멘.


이처럼 아름다운 곡을 글로만 설명하기가 아쉬울 뿐이다. 이 곡을 들을 때 ‘거룩’이란 의미를 바로 알고 들으면 감동이 배가 되지 않을까?
만일 30대의 젊은 시절에, 내가 ‘거룩하신 하나님…’으로 기도를 하는 것을 듣고 우리 자녀가 ‘아빠, 거룩이 뭐예요?’라고 질문하였다면 나는 뭐라고 답변하였을까? 깔끔하게 답변해주기 어려운 질문이라 하겠다.
이 기회에 아래의 참고문헌을 통하여 ‘거룩’이란 의미를 살펴본다. 구약성경에서 ‘거룩’이라는 말은 ‘구별’이나 ‘밝음’, ‘새로움’, ‘신성’이라는 뜻으로 이해되고 있다. 신약성경에서는 ‘거룩’이라는 말이 제사 음식이나 지상의 성소에 사용되었고, ‘거룩한 자’는 성자로서의 하나님을, ‘거룩한 자들’이라는 뜻으로는 천사들과 성도들 곧 하나님께서 성별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사용되었다.

‘거룩’이란 ‘세속’의 상대적인 반대 개념이 아니고 ‘세속으로부터의 영원적 초월’을 의미한다. 영원하신 하나님께서는 상대적 피조물과는 영원적 초월 상태로 구별된다. 또한 ‘거룩’이란 ‘상대가치로부터의 영원적 초월’이다. 그러므로 ‘거룩’이란 피조세계의 상대가치 이념인 진·선·미로부터 영원적 초월 상태로 구별되는 영원하신 하나님의 절대가치 이념을 말한다.
따라서 ‘거룩’은 2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영원하신 하나님 스스로의 거룩이고, 다른 하나는 영원하신 하나님과 관련된 피조물의 거룩이다.

‘하나님의 거룩’에 대한 속성은 영원성과 절대성이다. 영원성은 시·공·형의 유한한 피조세계(고후 4:18)의 속성을 영원적으로 초월한 속성이다. 또한 절대성이란 어떤 구속이나 제약을 받지 않고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성질이다.
그리고 ‘피조물의 거룩’에 대한 속성은 상대성과 은혜성이다. 하나님의 절대적인 ‘거룩’이 피조물에게 부여되었을 때에는 상대적이고 의존적인 ‘거룩’이 된다(레 11:44~45). 그리고 ‘은혜성’은 사랑이신 하나님께서 피조물에게 조건 없이 거저 베풀어 주시는 혜택과 같은 속성을 말한다. 은혜성은 피조물 스스로의 노력의 대가나 공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스스로의 기쁘신 뜻에 따라 사랑으로 부여해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의 거룩함은 인본주의적인 도덕적 윤리 행위와 무관하게 하나님께로부터 은혜로 부여받는다. 그러나 성도의 거룩한 생활은 그 심령에 내주하시는 성령의 능력에 의하여 가능하게 된다.

간단히 정리하면 ‘거룩’이란 종교적인 특수한 용어이며, 절대적인 신적 본질과 가치이며, 하나님과 피조물의 것이 있다는 것이며, 하나님의 신적인 특유성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은혜로 조건 없이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를 의미하는 ‘성도’라는 단어는 그리스도 안에서(빌 1:1) 성도로 부르심을 입고(롬 1:7; 엡 5:26) 하나님이 택하신 거룩하고 사랑받는 자들(골 3:12)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거룩’에 대하여 더 상세한 것은 참고문헌에서 읽어볼 것을 권한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 전에도 계셨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 자라.”(계 4:8)

참고문헌  박용기 저, 『무엇인가 Ⅲ』 중 ‘거룩이란 무엇인가?’, 진리의말씀사, 2003년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한용환 장로 (기독교지도자협의회)

「본향을 향하네」를 들으며
성가곡 ‘축복’에 대한 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