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만세반석 열리니」
(통 188장, 새 494장)
이번에 소개하려는 찬송은 「만세반석 열리니」(통 188장, 새 494장)이다. 이 찬송시는 영국 태생의 톱레이디(Augustus Montague Toplady, 1740~1778) 목사가 지었다. 그는 대학 시절 감리교의 모리스(James Morris) 목사가 인도하는 부흥집회에 참석했다가 구원의 확신을 얻고 그 후 목회자가 되었다. 1762년 영국 국교회 목사로 안수를 받고, 1775년에는 레스터 필드(Leicester Field)의 칼빈교회에서 목회를 하였다. 그는 열렬한 칼빈주의자로서, 동시대의 알미니안주의자(Arminianist)인 요한 웨슬리와 신학적인 논쟁으로 투쟁을 하였다. 톱레이디 목사는 인간 자신의 노력으로는 결단코 하나님의 의(義)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아래에 칼빈주의와 알미니안주의의 비교표를 작성하였다.
칼빈주의 알미니안주의
전적 무능력 부분적 무능력(인간의 자유의지)
무조건적 선택 조건적 선택
제한적 속죄 보편적 속죄
불가항력적 은총 저항 가능한 은총
궁극적 구원 은총으로부터의 타락 가능
신본주의 인본주의
찬송가 중에서 ‘가장 좋은 찬송’을 뽑는다면 어느 찬송이 일등을 할까? 찬송가를 편집할 때 어떤 기준으로 선곡을 하여야 할까? 많은 교인들이 좋아하는 노래라고 찬송가에 선곡을 할 수 있을까?
찬송학자인 브리드(David R. Breed) 박사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조건에 맞아야 한다고 하였다. △ 많은 단체들을 파악해야 한다. △ 단체 파악은 영구적이어야 한다. △ 많은 성도들이 장엄하고도 일정한 예배에 사용하여야 한다. △ 권위 있는 단체에서 구체화되어 승인된 기독교 기관에서 출판, 인정되어야 한다. 즉 찬송은 젊은이나 어른들 할 것 없이 많은 단체들이 좋아해야 하는데, 그것은 한때 한 세대에 그칠 것이 아니라 꾸준히 애창되는 곡이어야 하며, 주일학교나 부흥집회 등 어느 특정한 집회에서만 사용되어서도 안 되고, 공인되지 않은 출판일 경우 여과 없이 불려져 이단에 빠질 위험도 있기 때문에 승인된 기관에서 출판, 인정된 곡이어야 한다.
오래전 영국교회에서 당시 2천여 편의 찬송을 검토하고 투표를 하였다.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투표를 얻은 네 편의 찬송이 있었는데, 이 네 찬송을 ‘위대한 찬송(The Great Four)’이라고 하였다. 이 네 곡의 찬송 중 우리나라 찬송가에 실려 있는 것은 2곡인데 「천사 찬송하기를」(통 126장, 새 126장)과 바로 이 찬송 「만세반석 열리니」이었다.
톱레이디 목사가 1775년 어느 날, 길을 가다가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는 소나기를 만나 큰 바위 밑으로 피신하였는데, 이때 영감을 받아 1절 찬송을 짓게 되었다. 그는 「복음지(The Gospel Magazine)」에 「삶의 여정(Life a Journey)」이란 제목으로 싣게 되었고, 후에 2~4절을 추가하여 발표하였다. 이 찬송시의 가사는 고전 10:4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는 38세의 짧은 생을 살았지만 병약한 몸으로도 늘 기쁘게 살았다고 한다. 그의 찬송시는 우리 찬송가에 이 곡과 「고요한 바다로」(통 503장, 새 373장) 등 2편이 실려 있다.
이 찬송시에 붙인 곡조는 미국 뉴욕 태생인 헤스팅스(Thomas Hastings, 1784~1872)가 46세 때인 1830년에 작곡하였고, 1832년에 「공중예배용 성가집」에 발표하였다. 당시 뉴욕은 미개척지여서 학교도 별로 없어서 헤스팅스는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못하였다. 그는 음악에 뛰어난 재능이 있어서 거의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하였다. 18세 때 찬양대 지휘를 하였고 22세 때에는 음악 교사를 하며 작품 활동을 하였다. 그는 「내 주를 가까이」작곡자로 유명한 메이슨(Lowell Mason) 박사와 함께 활동하며 미국 교회음악의 발전을 위해 힘쓴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 찬송은 54년간 여러 가지 다른 곡조로 불려지다가 이때 이후 헤스팅스의 곡으로 불려지게 되었다. 헤스팅스가 지은 찬송은 600편 이상 되는데 우리 찬송가에는 그가 작곡한 찬송이 모두 8편 실려 있다.
만세반석 열리니 내가 들어갑니다.
창에 허리 상하여 물과 피를 흘린 것
내게 효험 되어서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공을 세우나 은혜 갚지 못하네.
쉬임 없이 힘쓰고 눈물 근심 많으나
구속 못할 죄인을 예수 홀로 속하네.
빈손 들고 앞에 가 십자가를 붙드네.
의가 없는 자라도 도와주심 바라고
생명샘에 나가니 맘을 씻어 주소서.
살아생전 숨쉬고 죽어 세상 떠나서
거룩하신 주 앞에 끝날 심판 당할 때
만세반석 열리니 내가 들어갑니다. 아멘.
이 찬송은 장례식이나 하관식 때에 많이 불려지기도 한다. ‘만세반석(Rock of Ages)’의 만세(萬世)는 영원한 세월, 만대(萬代)를 뜻한다. 광야에서 모세가 반석을 쳤을 때 샘이 터졌듯이, 만세반석이 열릴 때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영생수가 터져 나와 죄인인 우리를 살려내시는 보혈의 힘이 느껴지는 훌륭한 찬송이다.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내가 원치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 다 같은 신령한 식물을 먹으며,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저희를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 (고전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