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대표적 수출품 올리브기름
“솔로몬이 히람에게 그 궁정의 식물로 밀 이만석과 맑은 기름 이십석을 주고 해마다 그와같이 주었더라”(왕상 5:11) “에브라임은 바람을 먹으며 동풍을 따라 가서 날마다 거짓과 포학을 더하며 앗수르와 계약을 맺고 기름을 애굽에 보내도다”(호 12:1)
올리브 기름은 성서시대부터 현대 이스라엘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수출품으로서 효자 상품이요 스테디 셀러로서의 명성을 이어왔다. 토양과 기후가 올리브 재배에 부적합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양대 문명의 사이에 위치해서 ‘사이 땅’(The land between)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은 양질의 올리브 기름을 수출했고, 이것은 고대부터 이스라엘의 경제를 지탱해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솔로몬은 왕이 된 후 7년간 성전 공사에, 13년간 왕궁 공사에 투자했는데 이는 그의 40년 통치기간 중 절반인 20년을 소비한 것이다. 20년간 필요한 목재를 두로의 히람 왕으로부터 조달했는데, 그 목재에 대한 비용으로 지불한 것이 이스라엘의 양질의 올리브 기름과 이스르엘 평야에서 추수한 밀이었다.
이스라엘은 일본과 함께 평균수명이 높은 나라로 유명한데, 이스라엘의 경우 장수의 비결 가운데 올리브 기름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높다고 한다. 지중해 주변의 나라들 중 올리브 나무가 재배되고 양질의 올리브 기름을 식생활에서 즐기는 국민의 보편적인 특징은, 중풍과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샐러드의 드래싱을 위해 거의 대부분 약간의 레몬과 함께 다량의 올리브 기름을 사용하고, 심지어 아침 공복에 올리브 기름을 두세 스푼씩 먹는 사람도 많다.
기쁨과 축복의 상징
이스라엘의 명절 가운데 ‘투베아브’가 있는데 이는 8월경에 해당하며 이때부터 이스라엘에서는 낮이 짧아지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하지’에 해당할 것이다. 이 명절은 올리브를 재배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중요한데 이는 투베아브를 지나면서부터 올리브 열매에 기름이 차기 사작하기 때문이다.
투베아브 전에는 올리브를 눌러도 기름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보통 9, 10월경 수확을 해서 식용을 위해 피클을 만들어 저장하고, 기름을 짜기 위해서는 한달 정도 지난 11월 초에 딴다. 이쯤되면 녹색의 올리브 열매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다량의 기름을 함유하게 된다. 올리브는 식용보다 기름으로 짜는 것이 훨씬 부가가치가 높았다.
통에 가득한 기름은 하나님의 넘치는 축복과 기쁨의 상징으로 쓰였는데, 시편 기자가 사용한 ‘즐거움의 기름’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즐거움의 기름’은 히브리어로 ‘셰멘싸쏜’이라고 하며, 이는 현재 예루살렘에 있는 믿는 유대인 교회 중 부흥하는 교회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곳에 하나님께서 즐거움의 기름, 즉 ‘성령’을 매주 안식일 예배 때마다 부으셔서 각종 은사와 치유와 기적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올리브 기름 짜기
이스라엘에서 기름을 짜는 것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뉘었다. 하나는 올리브 열매를 부수는 단계이고, 다음은 부순 열매를 바구니에 넣어 무게추나 나사 등을 이용하여 짜는 단계이다. 올리브를 짜는 ‘올리브 프레스’는 갈릴리 호수의 북서쪽에 위치한 가버나움에서 주로 생산해서 전 이스라엘에 보급했는데, 이는 그곳에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강도가 높은 돌들이 많이 생산됐기 때문이다.
부수어진 올리브는 바구니에 넣어서 무게추나 나사 등을 이용하여 짜게 된다. ‘라기스’란 도시를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 남부 지방에서는 무게추를 주로 사용했고, ‘카찌린’을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 북부 지방에서는 나사를 이용한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1. 첫번째 짠 기름
이스라엘에서 올리브는 모두 4번 짰는데 각각은 사용되는 용도가 달랐다.
무게추에 올리는 돌은 각 단계마다 무게가 달랐는데 처음에는 가장 가벼운 돌 무게추를 사용해서 기름을 짜게 된다. 첫번째 짠 기름은 성전에 바쳐진 가장 거룩한 기름이었다. 이 기름으로 성전의 촛대(메노라)를 밝혔고, 또한 왕과 대제사장을 기름 부을 때도 이 기름이 사용됐다. 흔히 알려진 ‘그리스도’란 말은 히브리어인 ‘메시아’에 해당하는 헬라어이다. 메시아의 정확한 히브리어 발음은 ‘마쉬아흐’로서 이는 왕과 대제사장을 기름부을 때 사용하는 동사인 ‘기름붓다’ 즉 ‘마샤흐’에서 파생되어 나온 단어이다. 예수님은 우리의 ‘마쉬아흐’인데 이는 그 분이 하나님께서 친히 ‘기름부으신 왕이요 대제사장’이시기 때문이다.
2. 두번째부터 네번째 짠 기름
처음 짜고 남은 찌꺼기를 더 무거운 무게추를 사용해서 다시 짜서 얻은 기름을 비로소 가정에서 식용으로 사용했다. 남은 찌꺼기를 다음 단계의 무게추를 올려 짠 3단계 기름은 용도가 다양했는데, 이는 가정마다 있는 올리브 등잔을 밝히는데 쓰였고, 화장용과 아울러 치료용으로 사용됐다.
그리고 남은 찌꺼기를 짜면 하나도 나올 것 같지 않은데도 더 무거운 무게추를 이용하면 다시한번 기름이 바구니 옆으로 흘러나온다. 이 마지막 기름은 잿물을 부어 비누를 만들어 사용했다. 올리브는 찌꺼기조차 버리는 법이 없었다. 이는 나무가 귀한 성서시대 이스라엘에서 가장 중요한 땔감이었기 때문이다. 흔히 올리브 틀은 마을의 부유한 사람만 개인용으로 소유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를 사용하고 값을 지불했다. 이때 올리브 틀을 사용한 댓가로 주인에게 1% 기름과 올리브를 짜고 남은 찌꺼기를 준 것으로 볼 때 올리브는 찌꺼기 자체도 가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올리브 등잔〉
“미련한 자들이 슬기 있는 자들에게 이르되 우리 등불이 꺼져가니 너희 기름을 좀 나눠달라 하거늘”(마 25:8)
〈화장용〉
“네 의복을 항상 희게 하며 네 머리에 향 기름을 그치지 않게 할지니라”(전 9:8)
〈치료용〉
“많은 귀신을 쫓아내며 많은 병인에게 기름을 발라 고치더라”(막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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