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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44차 정기학술대회 개최
우리 시대의 ‘공공신학’ 무엇이며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다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박태수 교수, 한국성서대/www.stkets.com)는 지난 5월 13일(토) 한국성서대학교에서 제44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공적 영역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와 신학의 사회 및 정치에 대한 이해 방식과 나아가 실천적 참여까지 폭넓게 관련된 문제인 ‘공공신학’을 주제로 진행한 44차 학술대회는 기조강연을 포함해 모두 여섯 편의 연구 논문들을 소개하였다.
먼저 기조강연에서 이승구 교수(합신대. 조직신학/이하 이 교수)는 “건전한 공적신학의 토대로서의 일반은총”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공적신학을 ‘공적 중요성을 지닌 문제들에 대해서 관심을 촉구하고 싶어 하는 신학’이라고 규정하면서, 건전한 공적신학의 선구자로 칼빈과 낙스와 카이퍼를 대표적 선구적 인물로 소개했다. 이 교수는 건전한 공적신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반은총에 의존하는 신학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일반은총에 대해 칼빈을 통해 세 가지로 구분하여 정리한 헤르만 카이퍼의 정의를 인용했다. 먼저 ‘보편적 일반은총’인데 이는 피조계 전체에 미치는 하나님의 은총을 말한다. 그다음으로 ‘일반적 일반은총’인데 이는 피조물 가운데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일반은총을 뜻한다. 마지막은 ‘언약적 일반은총’으로 언약하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일반은총이다. 그런데 이 교수는 (자신이 2011년에 이미 논한 바 있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일반은총과 특별은총을 재차 강조한다. ‘특별은총의 빛에서 일반은총을 논의하는 것입니다. (……) 특별은총이 없이는 일반은총도 없으며, 특별은총의 빛에서만 일반은총 논의가 가능한 것입니다.’ 이로써 이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바른 신학 없는 공적신학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함을 역설했다.
그리고 다섯 편의 주제 발표는 먼저 김은득 박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이하 김 박사)가 “공적으로 신학하기(doing theology publicly): 헤르만 바빙크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김 박사는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교의학』 1권을 중점으로 다루기 위해 먼저 트레이시로 대표되는 시카고학파와 조지 린드벡으로 대표되는 예일학파의 평행으로 달리는 대조적 관점을 소개한다. 트레이시는 타당성의 기준으로 공적 합리성을 강조하는 반면, 린드벡은 신앙 공동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신학적 진실의 일관성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바빙크는 시카고와 예일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연결하는 공적 신학을 제시하고자 하며 그래서 개혁주의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신학의 보편성을 견지하는 신학적 방법론을 모색한다. 즉 바빙크는 예일의 장점인 기독교 신학의 특수성을 견지하면서도 시카고의 장점인 기독교 신학의 보편성을 추구하는 신학적 보편성을 추구하는 신학적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발제는 박찬호 교수(백석대, 조직신학/ 박 교수)가 “개혁주의생명신학의 하나님나라 운동과 신학의 공공성” 연구를 제시했다. 박 교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 설립 45주년에 즈음해서 백석학원의 전신인 ‘대한복음신학교’ 정신에 나타난 복음의 공공 영역 확대에 우선 초점을 맞춰 설명했다. 스스로 역사신학적 성격이 강함을 강조하면서 박 교수는 백석총회가 2010년 백석전진대회에서 교단 신학으로 받아들인 ‘개혁주의생명신학’ 7대 실천운동 중 다섯 번째 ‘하나님나라운동’을 신학의 공공성 표방으로 소개했다. 이러한 신학의 공공성은 아브라함 카이퍼 이래로 신칼빈주의의 일관된 주장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개혁주의 신학의 공공성을 백석학원과 백석총회는 문화창달과 일반은총을 강조하면서 그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고 본다. 가령 2018년 발간한 개혁주의생명신학 7대 실천운동 해설서에는 하나님나라운동은 곧 ‘세상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실현하자’는 뜻이다. 곧 사회, 경제, 문화, 예술 등 신앙과 삶의 전 영역에서 성령의 도우심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주 되심을 실현하려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이러한 공공신학을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운동이 실현하고 있는 현재의 역사들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세 번째 발표는 황경철 박사(합신, CCC P2C 팀장/ 이하 황 박사)가 “데이비드 반드루넨의 공공신학에 대한 개혁신학적 평가”를 소개했다. 황 박사는 엔데믹의 현시점에서 교회의 공적 책임과 기독교의 공공선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서 발제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개혁파 진영에서 자연법과 두 왕국론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는 데이비드 반드루넨의 공공신학을 평가했다. 반드루넨은 두 왕국 곧 국가와 교회는 명확하게 구별된다고 한다. 국가는 노아 언약과 자연법에 권위와 근거를 두지만, 교회는 아브라함과 맺은 은혜언약에 기초한다. 나아가 창세기 1장 28절의 문화명령을 부정하며 노아 언약에 근거해 신자도 불신자처럼 정치 공동체에서 적극 활동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황 박사는 신칼빈주의의 변혁적 세계관과 반드루넨의 순례자적 강조는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주제는 “헤르만 바빙크의 신학에서 보편성에 대한 고찰: 신학 서론을 중심으로”였으며 발표자는 정진경 목사(함안제일교회/ 이하 정 목사)가 맡았다. 정 목사는 바빙크의 보편성은 우선 그가 개혁파 신학의 학문적 진정성과 우월성을 부각시킨 면을 꼽았다. 그리고 네덜란드 개혁신학이 개혁파 신학 전통을 제대로 전수 받은 면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바빙크가 누구보다 네덜란드 분리 측과 애통 측의 일치를 위해 노력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보편성을 추구한 신학자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황 박사는 바빙크가 추구한 보편성이 그의 신학 서론에 나타난 매우 중요한 특징임을 역설했다.
다섯 번째는 김성호 교수(서울신대, 연구교수/ 이하 김 교수)가 “타자를 위한 교회, 타자를 위한 사중복음-디트리히 본회퍼의 교회이해를 통한 사중복음의 기독교윤리학적 담론들”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한국 성결교회와 독일 고백교회의 동일한 고난과 핍박 상황을 오버랩하면서 복종과 저항, 저항과 복종의 정신으로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대사회적으로 실천한 사례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본회퍼의 교회관을 이해의 토대로 삼아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사중복음을 기독교윤리학적 담론 특히 실천적 담론으로 강조한다. 그래서 ‘중생’을 타자를 위한 책임의 윤리와 ‘성결’을 타자를 위한 사랑의 윤리로 연관 짓고 있으며, 신유를 타자를 위한 자유의 윤리와 재림을 타자를 위한 소망의 윤리로 연관 짓는다. 이렇게 연관될 때 기독교의 은혜는 ‘값비싼’ 은혜가 될 수 있다.
엔데믹 시대는 교회의 공공성에 많은 과제를 안겨 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44차 정기학술대회는 시의적절한 주제 설정과 논의 과정으로 보이며 향후 이 주제에 대한 더욱 명확한 성경적 대답을 제시해야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대회로 보인다.
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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