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뉴스

 
작성일 : 19-08-28 19:5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권(權)을 쓰지 않는 지혜


합법적이라도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장관 후보자 비판 이어져
목회자에게 권한이 집중된 교회 체제의 성경적 개혁 시급

“당시 존재했던 법과 질서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에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국민 정서에 맞지 않고 기존의 법과 제도를 따르는 것이 기득권의 유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근자에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가장 큰 이슈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인지에 대한 논쟁인 듯싶다. 많은 언론은 장관 후보자의 딸이 고교생의 신분으로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된 일 등 몇 가지 일들을 언급하면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소위 스펙 쌓기용 활동들에 대해 비판을 가했고 이에 대해 장관 후보자도 불법이나 탈법은 아니지만 기득권을 이용해 혜택을 누리고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준 점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들 둘 중 한 명 정도는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던 권한 그것을 우리는 흔히 ‘기득권’이라고 한다. 그 권한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은 아니며 정당한 권리이다. 하지만 그 기득권은 그것을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는 위화감을 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장관 후보자는 스스로 진보주의자를 자처하면서 잘못된 기득권에 저항해 왔던 인물로 알려져 있고 그러한 주장을 늘 해왔던 인물이며, 기득권을 가진 권력기관의 개편을 자신의 소명으로 알고 장관직을 수행하고자 하는 이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듯하다.
오늘날 대한민국 교회의 목회자들은 교회 내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집중된 권한을 가지고 있고 또한 행사하고 있다. 그것이 작금의 교회 체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은 합법적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딸의 진학을 위해 자신의 부와 지위를 이용해서 한 일들 또한 합법적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할 수 없는 것이고 그러하기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국민들은 그가 장관으로 적합한지 의문을 가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을 사는 많은 이들은 이 나라 교회의 목회자가 가지는 권한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다. 그것이 합법적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하물며 교회 내의 모든 권한을 가진 목회자들은 때론 그로 인해 불법적인 행태를 보이고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사실 교회에 있어 국민들을 납득시키는 체제냐 아니냐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것이 교회 체제의 기준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교회의 체제의 기준은 오직 성경이다. 그렇다면 목회자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 교회 체제가 성경적인가. 당연히 그러하지 않다.
성경이 말하는 교회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지체들이 모여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 성령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성도들을 깨닫게 하시고 깨달은 성도들에게 은사를 주시고 믿음의 행위를 통해 그 은사를 실현하게 하신다. 이를 통해 유지되고 운영되며 진리 싸움을 해나가는 것이 바로 교회인 것이다. 그러자면 성령의 인도하심에 전적으로 의지하여야 한다. 어떤 직분자도 목사라 할지라도 성도들에게 명령할 수 없으며, 성경적인 교회 체제에서 그러한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목회자들은 교회의 행정과 재정에 대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고 이는 합법적이다. 그러나 성경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상식적이지도 않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에 부합하는 것, 그것이 상식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딸의 진학을 위해 한 일들은 그와 유사한 지위와 부를 가지고 있었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했을 법한 일을 한 것에 불과한 일일지도 모른다.(물론 지금까지 밝혀진 것으로만 따지고 봤을 때 말이다.) 그리고 이는 합법적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이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는 않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가 기득권에 대해 극히 저항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더욱더 그러하다. 이것이 상식인 것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합법적인 권한의 사용이라 할지라도 국민들의 정서에 부합하는 행동이 아니었음을 사과했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은 어떠한가. 합법적이라는 명분을 달아서 오늘도 자신의 권한을 유지하고 행사하고자 노력 중이다. 법 해석을 명분으로 교회 세습을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있는가 하면 각종 이유로 교회의 재산을 사유화하고도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진행된 일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한국 교회 체제는 성경적 잣대를 들이대기 이전에 이미 상식적이지도 못한 수준이라는 것이 우리의 진단이다. 그리고 이것이 현실 한국 교회 위기의 근본 원인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교회의 개혁, 성경적 개혁을 우리는 주장한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보내는 서신을 통해 “다른 이들도 너희에게 이런 권을 가졌거든 하물며 우리일까 보냐 그러나 우리가 이 권을 쓰지 아니하고 범사에 참는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에 아무 장애가 없게 하려 함이로라”라고 썼다.
아무리 자신에게 사도의 권한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장애가 될 것이라면 그 권한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도자의 바른 품성일 것이다.
교회의 지도자라면 교회를 성경적인 교회, 아름다운 지상낙원으로 만들기 위해, 그래서 그리스도의 복음, 진리를 전하는 선한 싸움에서 승리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바울이 내려놓은 사도의 권한과는 비할 수도 없는 세속적인 권한 정도는 능히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편집팀

한국창조과학회 2019 창조신앙교육 축제 개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2차 유바디 컨퍼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