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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나비 학술대회, “4차 산업혁명 시대 AI와 기독교”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의 비약적 발전의 관리 방안을 모색
지난달 11월 24일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 샬롬나비’(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는 횃불회관(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에서 제27회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AI와 기독교”라는 주제로 전 지구적 지성혁명(Intellectual Revolution)으로 일컫는 AI의 첨단화가 신앙에 미치는 문제를 예측하고 그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와 관련된 기조강연 논문 한 편을 비롯해 세 편의 논문을 소개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김영한 상임대표(이하 김 대표로 줄임)는 “AI 시대 기독교 신앙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고도로 진보한 인공지능 모델 챗GPT의 특징을 상세하게 분석하고 이에 신앙적으로 대응이 필요한 기독교 세계관이 무엇인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주제발표는 먼저 안종배 박사(국제미래학회 회장. 이하 안 박사)가 “챗GPT 인공지능 시대: 한국 기독교의 미래와 부흥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리고 김기석 박사(한동대 전산전자공학부. 이하 김 박사)는 “기독교 본질에 대한 인공지능의 도전 및 대처 방안”을 발제했으며 그리고 곽혜원 박사(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대표. 이하 곽 박사)는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이 합세한 위험시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의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AI 시대 기독교 신앙의 역할”에서 챗GPT의 차별된 세 가지 특징에 초점을 맞추었다. 먼저 맥락 연결망(Attention Network)을 탑재한 챗GPT의 언어 관련 작업의 뛰어난 성능을 지적했다. 그리고 모든 문장의 언어를 파악하는 고도의 문해력으로 모든 인공지능 사용자와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텍스트를 자발적으로 생성하는 능력을 소개했다. 그리고 웬만한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는 사전 학습(Pre-training) 능력과 창작을 위한 생성(Generative) 능력의 비약적 도약도 중요한 특징으로 제시했다. 튜링 테스트(Turing Test)를 통해 인간의 의식과 구분할 수 없는 지능을 인공지능이 보유하고 있다는 추측이 현실화하는 이 시대에, 김 대표는 인공지능에 윤리를 반드시 탑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차 산업혁명은 어디까지나 창조주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문명위임(cultural mandate)의 한 단면이므로 인공지능을 신격화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챗GPT 인공지능 시대: 한국 기독교의 미래와 부흥 방안”을 발제한 안 박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문명적 대변혁 사건인 챗GPT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실제를 소개했다. 2022년 12월 1일 첫 출생에서 현재 GPT-4는 텍스트에서 사진까지 이해하는 능력으로 진보했다. 미국 통합 변호사 시험과 SAT에서는 상위 10% 점수를 받았다. 식품, 패션, 가정생활, 의료상담, 금융 전략 서비스, 창업, 문학 및 예술작품 창작 등 전 분야에서 미래를 주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소개했다. 그리고 현재 GPT는 목회와 선교 현장에서 양날의 검처럼 복음의 통로가 되는가 하면 타락의 통로가 된다.
챗GPT의 비약적 발전이 무엇보다 기독교 영성의 중요함을 상기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영적 삶의 의미와 평화, 나눔과 사랑, 관용과 자비, 감사와 겸손, 고난 극복의 가치를 챗GPT가 더욱 촉발하고 있다. 목회와 선교에서 영성이 타락하면 챗GPT의 노예로 전락한다는 것이 안 박사의 큰 우려였다. 이에 성경적 세계관과 기독교적 가치와 문화 그리고 챗GPT 시대를 선도할 차세대 양육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리고 “기독교 본질에 대한 인공지능의 도전 및 대처 방안”을 발제한 김 박사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한 3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독교계 내에서 문제 된 점을 우선 소개했다. 사람의 몸 안에 삽입하도록 설계했다는 VERIchip으로 대변되는 ‘짐승의 표’ 문제, 인터넷 예배의 논란, 가나안 성도의 증가, 불건전한 온라인 콘텐츠 확산 등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인공지능이 등장한 4차 산업혁명과 비교하면 지엽적 문제다. 인간의 존재와 인격, 자유의지, 죽음과 영생 나아가 창조주 존재 자체를 문제 삼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신학계와 목회 사역지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 김 박사는 신학 제반 문제와 관련된 기독교 공학자의 관점을 제시한 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로봇은 반도체 회로와 코딩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전자기기에 불과하다. 감정을 가진 로봇이 실제로 특정한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표현한다고 하더라도 로봇이 실제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의 표정과 말투를 접한 사람은 마치 그 존재도 우리와 같은 감정을 소유한 존재로 ‘여기게’ 된다. 마치 그 몸 안에 내 감정과 공감하는 마음이 있다고 여긴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로봇이 아무리 신앙이 좋은 사람의 태도와 목소리와 진실된 톤으로 신앙고백을 하더라도 신앙 자체를 지녔다고 할 수는 없다. 이제 차세대는 로봇과 함께 자라는 세대다. 이들에게 반드시 깨닫도록 해야 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하나님의 존재를 대체하려는 위협을 가한다고 하더라도, 인공지능조차도 하나님의 창조 원리를 뒤따라 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이 합세한 위험시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의 주제로 발표한 곽 박사는 현재 인류는 위기 위에 위기가 더해지는 메가 크라이시스(mega crisis)로 규정한다. 예측 불가능성이 지배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위험 사회’다. 4차 산업혁명은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물론 인간성의 본질까지 전면 재규정하려는 위험으로 다가왔다. 인간의 존재가치를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제시하려는 첨단의 과학기술은 영혼의 존재나 종교적 체험의 신빙성을 전면 부정하고 인간 자신을 신격화한다. 이러한 시대에 한국 교회는 여전히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으며 교회 교육과 신학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들은 통찰력이 부족하고 대처와 극복의 추진력도 약하다고 지적한다. 곽 박사는 챗GPT와 같은 첨단 과학 기술 문명을 등지고 복음을 전할 수 없는 시대임을 역설하면서 공생과 상생, 연대와 협력을 노력하지 않는다면 기독교는 사회로부터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 대안으로 기독교가 사회적으로 잘 대처하기 위해 ‘인간 존엄성’을 보호하는 일에 무엇보다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잉여 인간’으로 만들고 있는 시대에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 영원한 과제임을 강조했다.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혁명과 위협으로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 AI’의 확산이 어느 영역보다 신학과 교회의 본질을 겨냥하고 있다면, 이 물음을 대답하지 않고서는 기독교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금번 샬롬나비 학술대회가 다시 한번 인상 깊게 상기시켰다고 본다. 이 세 편의 논문에 대한 논평은 김윤대 박사(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장), 권요한 박사(서울대 학원선교사) 그리고 이상원 박사(전 총신대 교수)가 맡았다.
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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