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찬송가 출간 임박
비법인 찬송가공회가 작업중인 ‘표준찬송가’ 출간이 가시화 되고 있다. 찬송가공회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도에서 편집위원회 회의를 열고 표준찬송가 편집 방향에 ‘큰 틀’의 합의를 이뤄냈다. 이달 말 교단장을 대상으로 표준찬송가 설명회를 예정한 찬송가공회는 저작권료를 최소화 하고, 한국 성도들에게 익숙한 찬송을 중심으로 새로운 찬송가 개발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그러나 21세기찬송가 발간 6년 만에 표준찬송가를 맞이하는 한국 교회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찬송가 교체의 부담이 고스란히 성도들의 몫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새로운 찬송가 발행을 두 팔 들어 반길 수 없기 때문이다.
표준찬송가는 일단 성도들에게 익숙한 찬송가로 제작될 전망이다. 21세기찬송가의 범주를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전 교회적 호응을 얻는 찬송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문법적으로 개정된 찬송가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것도 표준찬송가 개발위원회의 과제 중 하나다. 오랜 전통 속에서 입에서 입으로 불리는 찬송을 ‘문법’이라는 틀에 가두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 현장 목회자들의 반응이었다.
이밖에 젊은 층의 찬송가 사용 빈도를 높이고, 한국적 정서를 반영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찬송가를 둘러싼 ‘교단 이기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 예장출판사가 ‘합동 출판국’이라는 이미지를 벗는 노력도 시급하다. 예장출판사는 새찬송가위원회를 중심으로 태동한 연합기관이지만 사실상 합동 출판국 내에서 모든 일을 관할하고 있다. 찬송가를 팔아 얻는 수익을 ‘합동’ 한 교단이 가져간다는 편향된 인식이 있는 한, 다른 교단들 역시 “자체출판으로 우리도 돈을 벌겠다”고 나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찬송가를 한국 교회 앞에 선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선교를 위한 찬송가’, ‘공익을 위한 연합사업’이라는 본질적 고민이다. 한국교회로부터 널리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찬송가가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그 의미와 목적으로 되새기는 심도 깊은 논의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