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시아선교의 복음적 의미2

인도 장로교신학교 신학토론회
언약성취의 핵심 개념을 통해 성경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있는 성경신학의 시대적인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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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 언

  지난 달 서남아시아 선교활동 기간에 이루어진 인도 장로교 신학교에서의 신학토론회는 참으로 새롭고도 좋은 경험이었다. 그 경험은 인도의 신학상황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더 깊게 깨달아가는 복된 시간이었다. 인도 북부지역 데라둔시에 있는 인도 장로교 신학교는 인도에서는 제법 규모를 갖춘 개혁신학의 중심적인 신학교였다.

  의외로 인도 신학교수들은 매우 진지하고도 성실한 자세로 신학대담에 임했다. 신학교 대담을 준비하는 우리들은 미리 그들에게 신학적 질문을 이메일로 보냈고, 단순한 질의응답 형식의 대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도신학교에서는 우리가 던졌던 질문에 대해 소논문의 형식으로 준비하여 신학토론회에 나왔다. 이는 참으로 신선한 경험이었고, 그래서 신학대담은 생각보다는 심도깊은 토론으로 이어졌다.

  실제 대담에 참여한 신학자는 인도인 학장과 미국출신 조직신학자, 호주계 신학자, 그리고 인도인 신진신학자 네분과의 신학 토론으로 이루어졌다. 그 형식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방문단의 대표인 성경신학연구소 소장인 박용기 목사님의 기조발언이 있었고, 그 다음에 미리 전달된 신학적 질문에 대한 인도신학교  교수들의 발표와 그에 따르는 질의 응답으로 이어졌다. 2시간 좀 넘는 시간에 걸친 토론회는 참으로 학문적 긴장감이 넘치고, 활기찬 분위기였다. 
 
2. 토론의 내용

  신학 토론은 4가지 질문에 대한 견해 제시와 질의 응답의 형식으로 이루어 졌다. 그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성경의 통일성 문제이다. 성경의 통일성은 개혁신학의 핵심과제이다. 성경의 통일성을 확증하는 개념은 언약으로 보인다. 성경에는 여러 다양한 언약들 즉, 아브라함 언약과 모세언약, 다윗언약 등이 있다. 그 모두를 포괄하는 통일성은 어떻게 정리될수 있는가? 달리 말하면 신구약은 언약의 개념을 중심으로 하여 어떻게 관련이 되는가?

  둘째, 칼빈의 율법관에 관한 견해이다. 칼빈의 신학원리는 대체적으로 보아 매우 건전하다. 그러나 칼빈의 율법관은 검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특히 칼빈은 율법을 사회법, 의식법, 도덕법으로 나누고 사회법과 의식법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으나 도덕법은 그리스도가 오신 이후에도 지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율법의 분류는 과연 성경적인가? 십계명을 도덕법으로 보는 것은 타당한가?

  셋째, 개혁신학의 강점과 약점에 관한 질문이었다. 전세계적으로 특히 구라파에서 개혁신학은 쇠퇴일로에 있다. 달리 말하면 자유주의신학이 지난 200년간 휩쓸고 말았다. 이런 시점에서 볼때 개혁신학의 장점은 무엇이며, 또한 개혁신학이 극복해야하는 신학적 약점 혹은 문제점은 무엇인가?

  넷째, 아시아 교회의 사명과 역할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제 기독교는 서구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교회의 촛대를 아시아로 옮기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을 바라보면서 아시아 교회의 사명과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시아교회는 서구신학으로부터 무엇을 배워야하고 또한 무엇을 극복해 가야하는가?

3. 전반적 분위기와 쟁점

  신학 대담은 전반적으로 질문속에 담긴 신학적 문제제기에 대해서 상당히 공감하는 분위기였으며 앞으로 더 심도있는 추후 연구와 지속적인 학문적 교류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특히 성경의 통일성을 확보하기위한 언약개념의 중요성에 대해서 매우 관심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조직신학자의 발표내용은 여전히 구속사적 관점에 매여 있는 언약개념을 설명했다. 전통적 관점, 즉 아담이 타락후 은혜언약을 통해 구속하기로 하나님께서 작정하셨다는 이른바 구속적 언약의 개념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서 질의 토론이 이루어 졌다. 방문단은 ‘구속적 언약’의 개념을 넘어 ‘하나님 계시적 언약’의 개념의 확립의 필요성을 제시했고 이점에 대해서는 차후 심도있는 논의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토론이 가장 뜨거웠던 부분은 역시 칼빈 율법관에 대한 비판적인 이해였다. 칼빈의 율법관이 지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함께 동의하며 극복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 극복의 방향과 논지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인도신학자들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언약성취사적 성경신학에 의하면, 구약 율법 특히 십계명을 오늘날 신약시대 성도가 지켜야 할 도덕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신학적 오류로 간주한다. 말하자면 구약의 율법을 오늘날 성도들에게 곧 바로 규범으로 적용하는 것은 해석학적 오류라고 본다. 구약 모세율법은 아브라함 언약 성취 과정에 주어진 것으로서 하나님이 여호와 이심을 기억하게 하는 종교법으로써 그것은 궁극적으로 장차 오실 그리스도에 관한 언약의 말씀으로써 이해되어야 한다.

  예컨대 구약의 율법중의 하나인 안식일 법은 구약 시대 안식의 땅을 언약한 대로은혜로 허락하신 여호와를 기억하게하기 위한 종교적 법이었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예수님 오신 이후의 오늘날에 지켜야 하는 법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장차 오실 참 안식의 주인이신 그리스도에게서 성취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날짜 안식일을 문자적으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복음으로 오신 그리스도 안에서 신령한 마음의 안식을 누리며 살아감을 의미한다. 요컨대 구약의 율법은 신약시대 도덕규범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가르키는 언약의 복음인 셈이다.

  호주계 인도 신학자들은 개혁신학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점을 밝힘에 있어서 학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점을 제시하였다. 즉 개혁신학은 여타의 어떤 신학의 전통과는 달리 논리적인 측면이 강하여 포괄적인 세계관을 지닐 수 있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성경 전체가 제대로 밝혀지기만 한다면 개혁신학은 아무런 약점이 있을 수 없다는 말을 결론적으로 언급했다. 이 말은 뒤집어 본다면 만약 성경의 논리적인 통일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개혁신학은 가장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말한 격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 실제 전세계적으로 개혁신학은 위기에 몰려있다. 성경의 통일성을 강조하고 하나님 중심적인 세계관을 언급하는 유일한 신학임에도 불구하고 성경전체가 무슨 핵심개념으로 구조화되어 있으며 어떤 논리적인 통일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개혁교회가 서구에서 몰락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언약성취의 핵심 개념을 통해 성경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있는 성경신학의 시대적인 사명이 있는 것이다. 

  인도 신진 신학자는 아시아 교회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서 비상한 관심과 중요성을 밝혔다. 지금까지 서구신학의 기여를 일정 부분 인정하지만 이제 아시아 시대의 보다 성숙한 신학의 필요성에 대해서 함께 공감했다. 

4. 향후 학문적 교류를 소망

  비록 짧은 시간의 신학 토론회였지만 많은 곳을 생각하게 하고 특별히 아시아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절실하게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참으로 한국은 20세기에 수많은 고난의 경험을 거쳤지만 복음의 깊이와 넓이를 깨닫게 된 축복의 현장이라는 것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하나님은 아시아 시대를 준비해오셨고, 그 중심부에 한국이 있는 것이다.

 기독교는 어떤 세상적인 가치위에 세워질 수 없다. 오직 성경이 가르치는 복음, 즉 하나님이 과연 살아계신 분이신가를 확증하고 그 하나님이 얼마나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분이신 가를 끊임없이 확인해가는 일, 그 올바른 성경적 신학의 토대위에 진정한 교회가 세워져 갈 것이다.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다음 기회에 더 깊은 신학적 교류를 약속하면서 헤어졌다. 우리는 진리 안에 복된 꿈을 꾸게 된 것이다. 성경이 가르치는 여호와 하나님, 그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셨고, 지금도 이루어 가시는 위대한 복음의 성취 사역에 우리가 함께 동참되고 그 영광을 바라보는 기쁨이 넘치기를 바라게 되었다. 앞으로 한국의 지경을 넘어 서남 아시아 그리고 중국을 위시한 동남아시아에도 순수한 언약의 복음이 퍼져가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