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제1편 섭리를 통한 언약 (창세기∼에스더)
제1권 여호와의 언약
구약성경의 핵심적인 중심 내용은 하나님께서 스스로가 여호와이심을 계시하신 것이다. 이것은 이미 성경개론 서론에서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구약의 모든 내용은 하나님이 여호와이심을 계시하는 데 초점을 모으고 있다. 여호와는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으로서 그 뜻은 ‘언약대로 이루시는 자’라는 것이다(출 6:2∼8).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언약을 이루시는 여호와로 계시하시려고 메시야(그리스도)를 보내실 것을 언약하는 것이 구약성경인데, 그 언약 방법으로서의 주된 내용은 초기 인류를 비롯한 선민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섭리와 언약자손들의 찬양과 선지자들의 예언들이다. 여기에서 언약이라는 말에 대한 성경적인 바른 의미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구약에서 ‘언약’이라는 말은 그 언어의 용법에 대한 뜻은 당사자들 사이의 상호 협정을 의미한다. 그 어원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일반적인 견해에 따르면 ‘베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언약제물 사이로 통과하는 의식을 가리킨다(창 15:17). 그러나 ‘언약’에 대한 성경적인 바른 의미는 언어나 어원에 의하여 결정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 관계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하나님의 계시 용어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뻬리트’라는 말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사용될 때에는 서로의 동의가 전제되어 이루어지는 결과로 이해된다. 그러나 주권자이신 하나님과 피동자인 사람 사이에서 사용될 때에는 하나님의 단독적인 처리의 결과로 이해된다. 다시 말하여 언약의 주체자이신 하나님께 인간 편에서 동의를 한다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없는 일방적인 성질을 가진 것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절대자이시며 인간은 그의 피조물로서 지배를 받는 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약은 언제나 인간에게 하나님의 ‘명령’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신약에서 ‘언약’이라는 말은 헬라어로 ‘디아데케(διαθηκη)’라는 용어로 사용된다. 그 언어의 뜻은 ‘처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또는 ‘유언’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는 말이다.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언약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말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말은 ‘쉰데케(συνθηκη)’라는 단어이다. 이 단어는 보통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서로의 동의를 전제로 한 협약의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디아데케’라는 말은 ‘처리’ 또는 ‘유언’이라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서 모두가 일방적인 성질을 가진 것이다. ‘처리’라는 말은 상대방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일을 진행한다는 의미가 강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유언’이라는 말도 사람이 마지막 죽을 때에 남기는 말로서 역시 상대방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용어이다. 신약에서 ‘디아데케’라는 말로 ‘언약’을 표현한 것은 ‘순데케’와 구별되게 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언약’이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에 따라 인간에게 명령으로 주어지는 약속의 말씀이다.
하나님께서는 스스로를 언약대로 이루시는 여호와로 계시하시려고 언약을 세우시고 그 언약을 이루시는 섭리를 하신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실체적인 언약을 세우신 첫 아담이 타락을 하였어도 그와 관계없이 둘째 아담 예수를 보내셔서 이루어 주시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하나님께서는 확실하게 증거하여 주시려고 이스라엘 선민의 열조에게 아담의 실체적인 언약에 대한 예표로서의 모형과 그림자적인 언약을 세우시고 그 언약을 그 열조의 후손을 통하여 이루어 주시는 역사섭리를 하신다. 그리고 이스라엘 열조에게 세우신 모형적인 언약을 이루시는 여호와의 속성을 언약자손으로 찬양하게 하시며, 그 언약을 이루시는 여호와의 사역을 선지자들로 예언하게 하신다. 그런데 이러한 모형적인 언약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역사섭리와, 언약자손의 찬양과, 선지자들의 예언은 모두가 한결같이 하나님께서 첫 아담에게 세우신 실체적인 언약을 둘째 아담인 메시야, 곧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이루어 주실 것을 언약하는 계시내용인 것이다.
제1편 섭리를 통한 언약 (창세기∼에스더)
창세기에서 에스더까지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초기 인류와 선민의 역사섭리를 통하여 메시야를 언약하시는 섭리 내용이다. 그 내용을 세분하면, 창세기 1∼36장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인류의 시조와 선민의 열조에게 삼대언약을 세우시는 역사섭리 내용이다. 그리고 창세기 37장에서 에스더까지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선민의 열조에게 세우신 삼대언약을 성취하여 주시는 역사섭리 내용인데, 창세기 37장∼민수기 30장은 삼대언약 가운데서 자손언약을 성취하여 주시는 역사섭리 내용이며, 민수기 31장에서 사사기까지는 삼대언약 가운데서 땅 언약을 성취하여 주시는 역사섭리 내용이며, 룻기에서 에스더까지는 삼대언약 가운데서 통치언약을 성취하여 주시는 역사섭리 내용이다.
하나님께서 첫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셔서 그들에게 자손 번창과 땅 정복과 만물 통치에 대한 실체적(實體的)인 삼대언약을 세워 주신다(창 1:28). 그런데 그들이 금과(禁果)를 따 먹고 범죄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타락과 아무런 관계없이 둘째 아담 예수를 메시야로 보내셔서 첫 아담에게 세우신 삼대언약을 이루어 주실 것을 역사섭리로서 언약하여 주신다. 그 언약 방법은, 하나님께서 타락한 아담의 후손 가운데서 아브라함을 특별히 택하여 부르셔서 모형적(模型的)인 삼대언약을 세우신다. 그리고 그 언약에 따라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번창하게 하시고, 가나안 땅을 정복하게 하시고, 다윗 왕국을 세워 통치하게 하셔서 그 왕국을 끝까지 보호하여 주시는 역사섭리를 하신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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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
제1편 섭리를 통한 언약 (창세기∼에스더) |
여호와의 자비성 찬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