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성경신학적 구원관
성경신학적 구원관
• 들어가는 말
1. 구원의 의미 : 생명의 변화
2. 구원의 시점 : 영원한 선택
3. 구원의 성격 : 영원한 생명
4. 구원의 방법 : 영원한 속죄
5. 구원의 이유 : 언약의 성취
• 맺는 말
모든 일을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 자의 뜻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우리로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그 안에서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 이는 우리의 기업에 보증이 되사 그 얻으신 것을 구속하시고 그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 하심이라 - 엡1:11~14 -
• 들어가는 말
구원은 하나님을 알게 하시려는 계시의 방편이며,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는 수단이다. 그러므로 구원에 관한 올바른 신학적 정립은 하나님을 알고 경외하게 되는 것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성경신학적 구원관은 계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되며 성경의 논리체계를 따라서 전개되어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계시적 관점이라 함은 인간의 입장에서 구원을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입장에서 구원을 이해해야 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본 구원의 논의맥락은 ‘타락-죄-구원’이라는 구속사적 등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타락과 인간의 죄 그리고 인간의 구원을 설명하려는 인간본위의 신학이라 말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구속사신학의 본질은 타락한 인간의 구원을 목적으로 하게 되며, 나아가서 섭리의 주체가 인간이라는데 있다. 하지만 계시적 관점의 언약성취사 신학은 하나님을 알게 하기 위한 목적에 따라서 하나님께서 섭리의 주체가 되시며 하나님의 뜻대로 구원사역이 성취되어 진다는 것이 큰 차이다.
1. 구원의 의미(意味) : 생명의 변화
구원이란 말의 어원은 히브리어 원문으로 펠레타(hf;yleP)이며 ‘도피, 탈출, 구원(생존)’을 의미한다. 그리고 헬라어 원문으로는 소조(swvzw)이며 ‘구원하다(save), 해 받지 않게 하다(keep from harm), 보존하다’는 뜻으로 신(神)이나 사람이 심각한 위험에서 힘으로 구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구원이란 말은 어원에서 살펴본 바 대로 ‘~부터의 구원’을 가리키고 있다.
이에 대한 성경적 의미를 살펴보면 구약에서는 첫째, 하나님께서 타락한 아담을 에덴동산에서 쫓아내어 사망한 상태에서 생명과(生命果)를 먹지 못하게 보호하시고 가죽옷으로 수치를 가리운 것으로 시작한다. 둘째, 하나님께서 부패한 세상을 물로 심판하실 때 노아의 식구들을 방주로 구원하신다. 셋째,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해방시켜 가나안 땅을 정복하게 하신다. 넷째,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벨론 포로에서 해방시켜 고토로 돌아가게 하신다. 이와 같이 구약에서의 구원은 사망한 생명을 보호하시고, 노예와 포로생활에서 해방시키신다는 것을 가리킨다.
신약에서의 구원은 예수께서 사망에서 생명으로 전환됨을 의미한다고 말씀하셨고, 바울은 죄에서 해방되어 의(義)의 종이 되는 것이라 말한다. 이와 같이 구원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죄와 사망 가운데서 의롭다함을 얻고 새 생명을 취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이 성경신학적 구원의 의미는, 하나님께서 언약대로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죄와 사망으로 죽어버린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그리스도의 생명을 주심으로서 새 생명을 얻게 하신 것이다.
2. 구원의 시점 : 영원한 선택
구원의 시점은 죽은 영혼이 언제 새 생명을 얻게 되는가 하는 것으로서, 구원론에 있어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그 이유는 구원의 시점을 잘못 이해하면 구원의 확신은 물론이거니와 구원파 같은 비진리가 성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원의 시점을 믿기 시작할 때로 생각함으로서 믿음을 강조하게 되고 구원은 믿음의 결과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구원파로부터 ‘언제 구원 받았느냐’ 하는 질문 공세를 받게 되고, 그 시기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면 구원받지 못한다는 위협을 받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믿음’은 구원에 있어서 절대적이다. 하지만 ‘믿음’은 구원의 방편의 일부이지 구원의 시점은 아닌 것이다. 구원의 시점에 대해 바울은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라고 말한다. 이 말은 구원은 우리가 믿기 이전 창세 전부터 작정된 것이며, 그때 이미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게 된 것임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구원의 시점은 우리가 출생하기 이전인 창세 전에 이미 시작된 것이며, 우리의 형질이 이루어지기 전부터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임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믿기로 작정된 자들은 다 믿더라고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믿음은 하나님께서 창세 전부터 하나님의 자녀로 택정함을 입게 하여 주신 사실을 깨닫게 되는 시점이지, 구원을 받고 못 받는 가부(可否)를 결정하는 시점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믿음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되는 과정으로서 이미 구원얻은 사실을 확증시켜주며,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로 부르게 하는 관계를 정립해 주는 것이다.
3. 구원의 성격 : 영원한 생명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원받아야 천국갈 수 있다는 단순 논리만 강조하지 무엇이 구원을 받게 되는 것이며 어떤 상태의 변화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구원의 성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만 구원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구원의 성격은 인간의 생명변화에 따른 것이다.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께서 창세 전 그리스도 안에서 생명의 씨앗으로 존재하게 하셨고, 창조를 통해서 하나님의 생기(生氣)를 주어 생령체(生靈体)로서 피조세계에 나타나게 하셨다. 이 생령체의 인간이 타락으로 말미암아 사망에 이르러 육체가 된 것이다.
구원의 성격은 사망에 이르러 육체가 된 생명을 다시 살리는 것으로서 거듭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예수께서는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성령으로 난 것은 영이니,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기이히 여기지 말라”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은 아담 타락 이후로 사망한 몸은 육(肉)을 가리키며, 영(靈)은 사망한 육체의 생명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다시 살아난 것을 뜻한다. 즉, 거듭난다는 것은 육에서 영으로의 변화를 뜻하며 사망한 영혼이 생명의 영혼으로 다시 살아난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 생명의 특성은 영원히 생존한다는 것으로서 영생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예수께서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라고 말했다. 이 말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새 생명을 부여받은 자들은 육체적인 죽음을 맞이해도 영원히 살게 될 것이며, 현재 살아있는 상태에서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도 육체적인 죽음의 관문은 통과하지만 영은 영원히 생존할 것을 뜻하는 것이다.
구원의 가치는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구원받은 성도들의 영혼은 영원히 생존하는 생명을 지녔기에 죽음을 축복의 관문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구원은 미래적 의미로서 죽으면 천국간다는 단순 논리가 아니다. 구원은 인간 생명의 본질이 변화된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변화된 순간부터 천국생활을 실현하게 되는 삶의 근본적인 변혁을 의미하는 것이다.
4. 구원의 방법 : 영원한 속죄
종교개혁의 3대 원리 중의 하나는 이신칭의(以信稱義) 사상이다. 이 사상은 로마 카톨릭 신학의 공로주의에 반발하여 형성된 이론으로서, 인간의 구원은 인간의 선행이나 카톨릭 교회의 분배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에 의해서만 실현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카톨릭의 공로주의(功勞主義) 사상은 단순히 인간의 선행 강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속죄 효능의 문제까지 유발하게 한다. 말하자면, 그리스도의 속죄효능은 믿기 이전까지의 죄만 용서되고 그 이후부터는 인간 스스로의 공덕(功德)에 의해서 용서받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경은 그리스도의 속죄를 영원한 효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말은 그리스도의 속죄는 완전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서 구약의 모형적인 속죄제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즉, 구약의 속죄제사는 날마다 드려야만 속죄의 효능을 발휘하지만 그리스도의 실체적인 제사는 단번에 드려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든 죄를 망라하여 완전한 속죄의 효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성경은 그리스도의 완전하고 영원한 속죄효능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그리스도의 속죄로 죄 용서받고 구원은 얻었지만 자범죄에 대해서는 용서를 구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자들도 있다. 이러한 주장은 ‘영원한 속죄’에 대한 개념미숙의 결과로 여겨진다.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의 효능은 원죄와 자범죄를 따로 구분지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인 모든 죄에 대한 완전한 용서를 의미하는 것이다. 자범죄에 대한 회개는 용서받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이미 용서받은 죄의 성품에 대한 고백과 그리스도의 속죄은총에 대한 감격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바울은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라고 말한다. 이 말은 그리스도로부터 영원한 속죄를 받은 바울 자신이 도리어 죄의 종노릇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탄식하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바울은 영원한 죄 용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죄의 모습을 드러내는 자신을 향하여 탄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죄인된 자신을 용서하시고 사랑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함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인들의 범죄는 자신을 자책하고 학대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인을 의인이라 인정해 주시고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 앞에 감격하게 하는 방편이 되는 것이다.
5. 구원의 이유 : 언약의 성취
대부분의 신학자들은 구원의 이유를 인간의 타락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타락-죄-구원’이라는 구속사적 틀에 의해서 성경을 해석하게 되고, 구원을 신학의 핵심으로 부각시킨다. 그리고 이에 대한 근거로서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라는 말씀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구원사역은 인간의 타락으로부터 시작해서는 안되며 좀더 근원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타락 때문에 하나님의 구원사역이 출발했다면 섭리의 주체가 인간이 될 뿐만 아니라, 만약 아담이 타락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구원계획 자체가 없었던 것이든지 아니면 하나님의 구원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구원계획은 이미 창세 전부터 준비된 것이며, 그렇게 준비하신 이유는 창세 전 영원한 언약을 성취하심으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시려는데 있기 때문이다. 성경의 기록 목적에서 밝혔듯이 구원의 이유 역시 하나님을 계시하려는데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구원사역은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것 보다는 좀더 궁극적인 차원에서 이해되어져야 할 것이다. 즉,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세우신 언약을 이루시기 위해서 인간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섭리하신다는 것이다. 이 말은 타락한 인간 구원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구원사역을 통해서 하나님을 계시하려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라는 뜻이다.
• 맺는 말
성경에는 ‘창조-언약-타락-구원-전쟁-패망-승리’ 등의 다양한 신학적 주제들이 있다. 그 중에서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며, 창세 전 부터 감추어져 있던 하나님의 비밀을 확증하게 하는 단서가 된다. 그래서 구원은 성도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을 배우는 관문이고, 은혜인식의 통로이며, 미래의 소망을 제시해 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성도와의 관계를 생명으로 연결된 절대적인 관계로 정립시켜 주며,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확신을 갖고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구원은 믿음의 결과가 아니라 선택의 결과이다.
구원은 인간의 공로가 아니라 칭의의 결과이다.
구원은 의식의 시행이 아니라 말씀의 역사이다.
구원은 경건의 모양이 아니라 생명의 변화이다.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롬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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