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신학

 
작성일 : 15-03-23 20:4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독교강요 이해 3권


제5장 면죄부와 연옥

연옥설(煉獄說)

이제 면죄부와 관련이 있는 연옥설에 대해서 살펴보자.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은 면제부의 근간이 되는 연옥설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주장을 한다.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죽었으나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영원한 구원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하늘나라의 기쁨으로 들어가기에 필요한 거룩함을 얻기 위해 죽은 후에 정화를 거쳐야 한다. (중략) 교회는 선택된 이들이 거치는 이러한 정화를‘연옥’이라 부르는데, 이는 단죄 받은 이들이 받는 벌과는 완전히 구별되는 것이다. 교회는 연옥에 관한 신앙 교리를 피렌체 공의회와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확정하였다. 교회의 전승은 성서의 어떤 대목들을 참고로 해서 정화하는 불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진리이신 그분께서 어떤 사람이 성령을 거슬러 모독하는 말을 했다면 그 사람은 현세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심으로써 확인하신 것으로 보아(마태 12,31 참조) 가벼운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최후로 심판하기 전에 정화하는 불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구절로 보아 우리는 어떤 죄들은 현세에서 용서받을 수 있지만 다른 어떤 죄들은 내세에서 용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성서에서 이미 말하고 있는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의 관습에도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므로 그(유대 마카베오)는 죽은 이들이 그들의 죄에서 풀려나도록 그들을 위하여 그 속죄의 제물을 드리게 하였다”(2마카 12,46). 교회는 초기부터 죽은 이들을 존중하고 기념하였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특히 미사 성체를 드렸다. 그것은 그들이 정화되어 지복직관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교회는 죽은 이들을 위한 자선과 대사(大赦)와 보속도 권고한다.
만일 영혼들이 연옥에 있다면 하느님의 섭리(攝理)를 따라서 사람들을 권고하거나 또는 중재(仲裁) 기도를 요청하기 위해서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느끼게 하거나 보이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기적(奇蹟)에 속하는 것으로서 의로운 영혼들에게만 그들이 원할 때 가능한 것이다.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의 인용문을 보면, 개혁주의의 사상과는 사뭇 다른 교리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개혁주의 내세관은 천국과 지옥으로 양분되는 반면,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은 믿음으로 구원받은 자들이라도 죄가 있으면 죄를 보속하기 위해서 단련 받는 일시적인 상태나 체류지가 있다고 본다.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은 이곳을 연옥이라 하는데, 그곳이 어디인지, 연옥에서의 정화과정의 기간이나 고통의 농도는 죄와 정비례하기 때문에 아무도 알 수 없고 신적 신비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근거로 “또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말로 성령을 거역하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서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마12:32)는 성경을 인용하고 있다. 이 구절은 예수께서 바리새인들의 언행을 책망하는 내용이다. 이 세상과 오는 세상 어디에서도 용서 받을 수 없다는 심판에 강조점을 둔 것인데 어처구니 없게도 “어떤 죄들은 현세에서 용서받을 수 있지만 다른 어떤 죄들은 내세에서 용서 받을 수 있다”라는 반대의 해석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용기 목사는 그의 강론집에서 다음과 밝힌다.

예수께서는 “나와 함께 아니하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요 나와 함께 모으지 아니하는 자는 헤치는 자니라”고 책망하셨다. 이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지 아니하는 바리새인들을 하나님 나라의 반대자와 헤치는 자로 규정하여 책망하신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의 모든 죄와 훼방은 사하심을 얻되 성령을 훼방하는 것은 사하심을 얻지 못하겠고 또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말로 성령을 거역하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고 경고하셨다. 여기서 “성령을 훼방하는 것”은 예수께서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신 표적에 대해 바알세불을 힘입어 쫓아냈다고 주장한 바리새인들의 행위를 가리킨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도 사하심을 얻지 못한다고 경고하신 것이다.

위의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성령을 훼방한다는 말은 예수의 표적을 부인한다는 것으로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부정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도 사하심을 얻지 못한다”라는 말은 예수의 표적을 부인하는 자들은 영원히 사하심을 받을 수 없게 되어있다는 의미이다.
이 외에도 연옥에서 시행되는 연옥의 단련은 죽은 영혼들이 불속에서 참회하며 죄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인데, 이 불이 영적인지 물질적인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정화의 불을 통해서 깨끗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고린도전서 3장 15절을 채택하고 있다.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 만일 누구든지 금이나 은이나 보석이나 나무나 풀이나 짚으로 이 터 위에 세우면 각 사람의 공적이 나타날 터인데 그 날이 공적을 밝히리니 이는 불로 나타내고 그 불이 각 사람의 공적이 어떠한 것을 시험할 것임이라 만일 누구든지 그 위에 세운 공적이 그대로 있으면 상을 받고 누구든지 그 공적이 불타면 해를 받으리니 그러나 자신은 구원을 받되 불 가운데서 받은 것 같으리라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은 “누구든지 그 공적이 불타면 해를 받으리니 그러나 자신은 구원을 받되 불 가운데서 받은 것 같으리라”(고전 3:15)는 한 구절의 말씀에 기초해서 불 가운데서 구원을 받는다는 것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연옥에서 불로 정화의 단련을 받아 죄 값을 치러야만 천국으로 입성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그들의 성경해석은 맥락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문자적으로만 해석한 결과로서 연옥교리를 정당화하기 위한 인위적인 방법인 것이다. 바울의 논점은 ‘그리스도의 터 위에 건축하지 않으면’에 강조점이 있으며, 여기에서 말하는 불(火)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심판을 상징하는 것인데, 그리스도의 터 위에 세워지지 않은 건축물은 심판 때에 불로 태우는 것과 같이 소멸될 것이지만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워진 건축물은 불 가운데서도 견고히 보존될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심판은 어떠한 것으로도 대체되거나 모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승일 목사 (대구동산교회)

제5장 면죄부와 연옥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독교강요 이해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