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제2권 서론: 구속주 하나님에 대한 지식
시작하는 말
칼빈은 1권에서 하나님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과 그 인식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하여 논하면서 성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성경을 통해서 올바른 신(神)관념을 정립하고 그릇된 신관에 따른 종교행위를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대해서는 창조와 섭리를 통하여 강력한 논조로 주장했다. 칼빈의 하나님에 대한 절대주권 사상은 당시 상황에서는 감히 주창할 수 없는, 교황의 절대권에 반(反)하는 이론으로서 종교개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로마 카톨릭 교회의 교리는 성경과 상충(相衝)되는 것으로써 교황을 신격화(神格化)하기 위한 전초작업으로 교황의 무류성(無謬性)을 확고히 했고, 교황의 메시지를 성경과 동등한 권위로 인정하기 위해 성전(聖傳)으로 명명했다. 이 교리에 의하면 교황은 속죄권한을 보유한 신적(神的) 대리자로서 인간의 사죄와 구원에 대한 분배를 직접적으로 행사한다. 그리고 인간의 자율적인 의지와 제도적인 권위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화 및 의식화 된 제사형식의 예배를 지향한다.
칼빈은 로마 카톨릭 교회를 향해 하나님의 영광과 절대주권 사상을 중심으로 그들의 교리에 정면도전 하였다. 그래서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자연계시(일반계시)에 의한 신인식(神認識)을 부정하고, 성경과 성전(聖傳)의 권위를 동일시하는 카톨릭주의자들의 성경관을 반박하면서 오직 성경만이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며 절대 진리임을 천명한 것이다. 또한 인간의 자유의지와 교황의 권위에 대해서는 예정과 섭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절대주권 사상으로 반박했다.
칼빈은 2권에서 인간의 타락과 죄악 아래 놓여있는 인간의 상태 그리고 구원의 소망을 갖게 하는 율법과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다. 첫째, 타락한 인간에 대해서는 인간의 원죄(原罪)와 자유선택능력을 박탈당한 인간의 노예의지 그리고 인간의 부패한 본성과 자유의지를 주장하는 이론을 반박하면서 구원의 주체이신 그리스도를 논증한다. 둘째, 율법에 대해서는 율법의 목적과 십계명에 대한 해설 그리고 율법과 복음의 관계를 그리스도의 구원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셋째, 구속의 주체로 성육신하신 그리스도의 본성과 위격(位格) 그리고 구속과 화해 사역을 체계적으로 논증하고 있다.
칼빈은 1권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하나님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을 소개한 뒤 2권에서는 인간의 타락과 그리스도의 구속을 증거 함으로써 구속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구속사는 하나님의 창조와 인간의 타락 그리고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전개되는 신학체계로서 하나님의 섭리의 초점을 인간의 구속에 맞추어 정립된 신학사상이다. 필자는 포괄적인 하나님의 섭리가 인간의 구속으로 제한된 칼빈의 논조에 대하여 언약성취사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정리해 봄으로써 신학의 체계를 총체적으로 정립하고자 한다.
언약성취사적 신학체계는 하나님의 언약(구약)과 성취(신약)의 원리에 의해서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과 사역을 증거 함으로써 계시를 목적으로 하는 신학이다. 언약성취사적 신학의 논점은 성경에 기록된 모든 사건과 내용을 하나님의 언약과 성취의 구조를 통해서 해석하고, 섭리의 초점을 하나님의 자기계시 즉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여 영광을 선포하는데 맞추고 있다. 구속사 신학이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통해서 인간의 구원과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 증거 한다면, 언약성취사 신학은 창조-타락-구속사건 모두가 하나님의 언약대로 성취되어 드러난 섭리의 결과로서 여호와 하나님의 실존(實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구속사 신학이 타락한 인간에서 출발하여 그리스도의 구속을 통한 인간의 구원에 집약된다면, 언약성취사 신학은 하나님의 언약과 성취의 구조체계를 통해서 언약대로 이루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존재증명에 모든 내용이 함의되어 집약되고 있다.
2권에 나타난 칼빈의 핵심사상은 타락한 인간과 그리스도의 정체성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역에 집중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칼빈의 신학사상에 기초해서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그동안 그리스도에 관한 신학조류는 ‘인류의 구속’이란 명제에 함의 되어 구속사역에만 편중되어 왔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는 인간의 구속이란 틀 속에 종속된 느낌만 주었지 가장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신존재증명’을 위한 그리스도의 사역에 몰입되지 못한 점이 있다. 필자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신존재증명을 통한 하나님의 영광계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물론 칼빈의 신학사상은 ‘하나님 절대주권’과 ‘하나님 영광’이라는 명제를 확고히 한 하나님 중심의 신학임이 분명하다. 필자는 칼빈의 신학정신에 공감하면서 언약성취사적 성경신학의 관점에서 본 하나님 중심 신학의 새 지평을 찾고자 한다.
제2권 구속주 하나님에 대한 지식
칼빈은 「기독교 강요」2권에서 구속주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논증하는데, 그 중심사상은 그리스도이다. 그리스도는 구약에서 율법으로 조상들에게 알려지셨고, 신약에서는 복음으로 만민에게 증거 되셨다고 밝힌다. 칼빈은 이러한 기조위에서 구속주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피력한다. 그 골격은 타락한 인간을 공의의 율법으로 정죄한 다음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시킨다는 ‘타락-율법-구속’의 도식으로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영광을 주창하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기독교 강요」 2권은 크게 세 단원으로 분류되는데, 첫째 단원은 인간의 원죄(原罪)와 자유의지에 따른 타락한 본성을 중심으로 개진되고, 둘째 단원은 인간의 타락을 통한 죄와 저주의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서 율법을 다루고 있으며, 셋째 단원은 타락한 인간을 구속하러 오신 그리스도의 정체성과 구속사역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단원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될 신학적인 주제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죄의 책임소제, 율법의 용도와 도덕법의 유효기간, 그리스도의 사역목적이다. 먼저, 칼빈의 신학사상의 핵심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따른 예정론이라 할 수 있다. 예정론의 중요한 논점은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인간의 자유의지 그리고 그에 따른 죄의 책임은 누가 지는가에 대한 것이다. 또한 죄에 대한 전통적인 구분으로서, 죄를 원죄와 자범죄로 분류하는데 따른 문제점도 있다.
그리고 다음은 율법관인데, 칼빈은 율법을 국가법, 도덕법, 의식법으로 분류하면서 국가법과 의식법은 그리스도로 성취되어 완성되었기 때문에 폐해졌으나 도덕법은 성도들의 규범으로서 존속되어진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 역시 재고해야 할 사안으로 보이는데, 율법에 대한 구분이 성경적으로 타당한가, 도덕법은 어떤 근거와 이유에서 성도의 규범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하는가이다.
끝으로 그리스도의 사역은, 인간의 타락과 그리스도의 구속이란 틀 속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기독론의 관건이 되는 그리스도의 양성(兩性) 즉, 그리스도는 완전한 신성과 완전한 인성을 보유하신 분이라는 점이다. 칼빈은 이에 대한 주장과 아울러 신학적으로 난해한 문제들을 어떠한 관점과 이론으로 정리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성경을 토대로 한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분석과 신학적인 정립이 필요하다.
칼빈은 자신의 신학적인 주장에 대해서 지속적인 연구와 수정보완을 희망한바 있다. 신학정립은 전통적인 견해와 역사성도 중요하지만, 전통이란 굴레에 얽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신학정립의 토대는 오직 성경이어야 하며, 성경에 근거해서라면 그 어떤 주장과 이론도 수정이나 철회, 보완의 가능성을 수용해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연구의 기본정신에 입각해서 칼빈의 신학사상을 검토하며 분석하고 이해함으로서 이에 따른 신학적인 진보를 도모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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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승일 목사 (대구동산교회) |
제2권 제1장 원죄론(原罪論) |
제1권 : 맺는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