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 은퇴에 즈음한 인사의 변
사랑하고 존경하는 성도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나같이 무능하고 보잘것없는 것을 교회의 장로라는 귀하고 중한 직책을 여러분의 손으로 한분도 빠짐없이 찬성 투표로서 장로의 직책을 맡겨 주셨지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잘 감당하지도 못하다가 이제 내 나이 어언 92세 고령이 되고 보니 몸의 동작이 자연히 부자유스럽고, 사고력마저 쇠퇴되었을 뿐 아니라 기동하기조차 힘든 내가 장로란 중책을 감당할 수 없어서 수년 전부터 목사님께 시무를 면하고 은퇴하고자 하는 뜻을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러나 인정 많은 목사님께서 기회를 보아서 하자고 말씀하시면서 지금까지 미루어 오다가, 이번에 하나님께서 이미 택정해 두셨던 아주 신진기예하고 사리판단이 분명하여 교회를 위하여 열심으로 일할 수 있는 일꾼을 장로로 세우는 이 기회에 물러나는 것이 절호의 기회요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인 줄 알고 용퇴의 결심을 주신 하나님 앞과 여러분 앞에 무한 감사함을 드립니다.
더욱이 감사한 것은 이렇다 할 큰 과오없이 물러나도록 역사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앞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드립니다. 이것 모두가 여러분께서 사랑으로 감싸주시고 은혜로 덮어 주신 줄 믿고 더욱 감사함을 드립니다. 나의 항상 소원이 늙어서 교회에 출입조차 힘들어지면 집에서 그 나라를 사모하면서 우리 목사님께서 저술하신 성경의 뼈대가 되는 성경개론에 의하여 꿀송이보다 더 단 말씀 즉 성경을 주야로 음미하는 것과 성경강론을 빠짐없이 정독하는 것과 온 교회를 위하여 열심히 기도하는 것이 나의 사명인 줄 알고 내 생명 다하는 날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드리고자 하니 자비하신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신 줄 믿고 감사함을 드립니다. 나의 건강이 허락되는 날까지 열심으로 교회에 출석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그간 교회를 위하여 열심으로 봉사하셨지만 앞으로 더욱 열심으로 봉사하심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 감당해 나가는 큰 역군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 위에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항상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상으로 은퇴에 즈음한 인사의 말을 갈음하고자 합니다.
장안중앙교회 장로 백종상
본 기고문은 장안중앙교회 장로로 시무하신 고(故) 백종상 장로님이 은퇴식을 위해 준비하신 인사말을 본인의 허락을 얻어 보관하다가 본지에 싣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