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 호칭’과 잠언의 주권성 (5)
<지난 호에 이어서>
3. 메시아 언약과 주권성
‘여호와의 메시아 언약’인 잠언은 장차 올 마지막 아담에 대한 언약을 ‘주권성’ 찬양 중심으로 계시된 내용이다. 특히 찬양을 통해 언약대로 삼대언약을 오직 자신의 방법으로 성취하시는 여호와의 속성을 논리적 단계를 통하여 언약하고 있다. 우리는 여호와 하나님이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최후 심판까지 절대 주권적 섭리로 통치하심을 살폈으며, 잠언을 통해서는 그러한 섭리가 언약하신 대로 건립하신 이스라엘 국가를 통해 어떻게 성취되며, 국가에 대한 여호와의 주권성이 얼마나 위대한지 상세하게 살폈다. 이는 바로 장차 오실 마지막 아담 예수 그리스도께서 창세기 1장 28절의 언약을 실체적으로 성취하기 위해 이 땅에 건립할 ‘하늘나라(천국)’ 혹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표로서의 모형과 그림자다.
먼저 부활하시기 전 구약 모든 말씀을 자신이 성취하신 역사임을 알려주는 말씀을 확인하자. “또 이르시되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한바 곧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한 말이 이것이라”(눅 24:44)고 하셨다.
곧 구약성경은 여호와 하나님의 메시아 언약에 대한 계시 섭리이며 신약성경은 여호와 하나님의 그리스도 성취에 대한 계시 섭리다. 그리고 솔로몬의 각종 잠언은 여호와 스스로의 주권성에 대한 찬양으로 첫 아담에게 세우신 실체적인 삼대언약을 장차 오실 마지막 아담 메시아를 통하여 실체적으로 성취해 주실 것에 대한 예표로서의 모형과 그림자다. 즉 장차 하나님의 지혜이신 마지막 아담 메시아를 보내어 주셔서 여호와의 주권성 찬양을 성취하실 것에 대한 예언적 성격을 지닌 여호와의 언약계시다.[박용기, 『성경강론 8』(서울: 진리의말씀사 2002. 4098 참조] 이에 대해 사도 바울은 “오직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고전 1:24)고 증언하며, 또한 “그러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아니한 자들 위에도 사망이 왕 노릇하였나니 아담은 오실 자의 표상이라”(롬 5:14)고 하여, 아담과 그리스도의 언약적 연관성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잠언의 서언에 등장하는 지혜와 훈계, 명철과 지식에 대한 솔로몬의 찬양은 하나님의 지혜 자체이신 그리스도께서 만왕의 왕으로 오셔서 절대 주권적 통치를 성취하실 것에 대한 예언이다. 언약대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는 여호와의 말씀을 온전히 성취하시며, 마지막 심판 날 멸망시킬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시고, 천국 복음을 전파하실 것에 대한 언약이다. 특히 마태복음 4장은 예수께서 선지자로 오신 메시아이심을 그의 행적을 통해 드러내시며, 사탄의 시험을 물리치시고 말씀으로 승리하실 것에 대한 언약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주권적 통치를 통해 듣지 않는 자들에게는 심판이, 듣고 순종하는 자들에게는 평강과 구원이 주어진다는 언약적 계시이다.
1) 선악 분별의 지혜와 메시아
먼저 그리스도는 창세전 여호와 하나님이 정하신 선과 악을 알고 분별하는 지혜를 완벽하게 갖춘 존재로 오신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장 24절에서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라고 증언함으로써, 그분이 절대적이고 신령한 지혜의 분별력을 지니신 존재임을 밝힌다. 그리스도의 지상 사역 전반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작정하신 뜻에 따라 선과 악을 분별하시면서 아버지가 정하신 것, 아버지가 명령하는 것을 한 치 착오 없이 성취하신다. 제자들이 모두 배신하고 버릴지라도 아버지의 정하신 선과 악을 분명하게 분별하여 죽으시고 또한 부활하시고 승천하신다. 이는 창세전 이미 정하신 아버지의 선과 악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지혜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마태복음 기자는 “인자는 자기에게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 하였더면 제게 좋을뻔 하였느니라”(마 26:24)라고 증거한다.
또한 요한복음 21장 17절에서 예수께서는 베드로에게 세 번에 걸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신 후 “내 양을 먹이라”고 명하신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신령한 지혜로 아버지께 속한 택하신 자들을 끝까지 사랑 가운데 가르치실 것을 분명히 하신다. 반면, 복음을 영접하지 않기로 작정된 자들에게는 오히려 깨닫지 못하도록 비유로 말씀하시며, 그들에 대한 심판을 선언하신다. 마태복음 13장 10절부터 23절에 따르면, 제자들이 왜 비유로 말씀하시는지 묻자 예수께서는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저희에게는 아니 되었음이라”고 말씀하시며, 복음을 듣고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하나님의 주권적 의도를 드러내신다.
그리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대적의 유혹을 따르지 말 것과, 대적하는 자들을 멀리하고 택함을 받은 성도를 사랑하라고 가르칠 때도 창세전 이미 정하신 아버지의 선과 악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지혜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하는 모든 교훈과 표적은 창세전 확정한 아버지의 선과 악을 분별하는 지혜가 있기 때문에 하늘나라와 우주만물에 대한 여호와의 주권성을 찬양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자 중 하나인 가룟 유다가 자신을 배반할 때도 이것이 아버지의 정하신 뜻임을 선명하게 분별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체가 여호와의 주권성을 찬양할 수 있는 지혜 그 자체임을 계시하는 사건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잠언 8장 22-31절에서 여호와와 그의 영원한 아들 ‘지혜’에 대한 말씀에 주목하게 된다. 이 구절은 지혜이신 메시아께서 태초부터 말씀으로 하나님과 함께 계신 창조주 하나님으로 오신다는 예언(요 1:1-3)의 말씀으로 우주만물에 대한 절대주권성의 원천이 왜 지혜인지 너무도 선명하게 보여준다. 곧, 창조 이전부터 계셨던 지혜는 여호와의 절대주권을 실현하며, 그의 뜻을 우주 만물과 인류 역사를 통해 드러내시는 ‘영원한 아들’이신 메시아로 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