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칼빈과 성시화 운동_13
칼빈의 제네바시의 개혁운동은 오늘날 우리 한국 각 도시에서 일어나는 성시화 운동 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물론 16세기 칼빈이 일하던 시대와 오늘의 시대가 전혀 다를 뿐 아니라, 당시 제네바시와 오늘의 한국의 도시는 그 배경이 전혀 다르다. 그리고 그 당시는 교회의 문제가 곧 국가와 사회의 문제였으나 오늘날의 교회와 국가는 그 영역이 구분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와 지금 사이에 공통되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 우선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은 죄와 허물로 부패했다. 따라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명이 있다. 또 하나는 그 도시를 다스리는 지도자들이 하나님 앞에 어떻게 살며 어떤 신앙인격과 삶을 사는가에 따라서 그 도시는 복음화 또는 성시화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복음주의 또 보수주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생명의 구주로 영접하고 믿음으로 구원 얻는 것을 최고로 생각한 나머지 사회나 문화,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등한시하거나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하나님의 주권이 삶의 전 영역에 미친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나온 것일 뿐 종교개혁자 칼빈은 제네바 교회 개혁은 물론이고 시의회를 개혁하고 제네바 시민의 삶 전체를 개혁하여 명실공히 창세 이후에 가장 완벽한 성시화를 만든 장본인이다.
말씀 운동이 성시화의 운동력
칼빈은 종교개혁자이다. 그는 중세교회가 버렸던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권위를 회복하여 신앙과 생활의 유일한 법칙으로 삼았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을 높이는 것이 그의 전 삶의 목표가 되었다. 그는 병약한 몸을 가지고 27세에 불후의 명작인 「기독교강요」를 출판하는 것을 필두로 「신구약 성경주석」 , 「강해설교」 , 「신학강의」 , 「편지」 등 크게 다섯 분야에 걸쳐 위대한 저작들을 남겼다. 그리고 칼빈은 제네바의 셍피에레 교회 강단에서 27년간을 하나님의 말씀 을 설교하는 설교운동을 통해서 종교개혁을 했다.
그리고 1559년에 제네바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스위스는 물론 전 유럽의 개혁의 젊은이들을 불러들여 걸출한 개혁자들을 길러내었을 뿐 아니라 그들을 통해서 교회개혁은 물론이고 사회와 국가의 제도를 개혁하여 민주주의의 꽃을 피웠다. 즉 칼빈의 종교개혁은 로마 가톨릭의 의식적 형식주의 종교에서 성경적 기독교로 되돌리는 교회개혁의 기초를 낳았고 더 나아가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켜 시민들로 하여금 복음의 빛 아래 하나님 면전(Coram Deo)에서 살아가도록 했다. 결국 종교개혁은 결과적으로 성시화 운동으로 발전되었다.
세상이 변화하려면 교회가 먼저 변해야
칼빈의 제네바 개혁운동의 첫출발은 교회개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런데 칼빈에게 있어서 교회개혁과 제네바시의 개혁은 불가분의 관계였다. 왜냐하면 칼빈의 시대는 교회의 일원이 되는 것과 시민이 되는 것은 같은 뜻이었기 때문이다. 즉 기독교 공동체와 시민 공동체는 같은 구성원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교회개혁의 문제는 시의회의 문제였다. 그런데 교회개혁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시의회와 선거를 통해서 세력을 확보하고 칼빈의 개혁운동을 저지하려고 했다. 칼빈은 가끔 위협과 절망적인 순간에도 교회의 개혁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힘있게 싸웠다. 칼빈이 제네바시를 완전히 장악하기까지는 14년의 세월이 흘렀다. 중세의 제네바 도시는 방탕한 도시이며 환락의 도시였다. 칼빈은 시의회 지도자들로 하여금 제네바시의 그 많은 술집과 사창가를 강제 철거하도록 했다.
성시화는 삶의 전 영역에서
칼빈의 제네바시의 개혁은 교리적이고 신앙적인 데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칼빈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구제하는 일과 사회복지에도 앞장섰다. 칼빈은 종교개혁을 지지한다고 선동했던 부유한 계층들을 크게 신뢰하지 않았다. 더욱이 칼빈은 재산을 우상시하고 가난한 자를 돌보지 않는 자들을 비난했다. 칼빈은 제네바로 몰려드는 피난민들을 돌보기 위해서 그의 봉급과 집을 그들과 함께 사용했다. 그 밖에도 칼빈은 고리대금을 금했고, 주인과 노동자 모두가 정당하고 적절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했다. 그래서 제네바시는 사도시대 이후에 가장 거룩한 도시가 되었다. 그러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제네바는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도시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다스림이란 개념은 흔히 신정정치라고 부른다. 그런데 신정정치라 함으로 무슨 신비적이고 별난 방법의 정치가 아니고, 하나님의 원리에 의해 다스림을 받는 정치이다. 즉 하나님의 말씀 곧 하나님의 율법의 명령 아래에서 다스림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통치에 올바르게 순종해 드리는 것이 ‘신정’의 중요한 핵심이다. 그러므로 제네바의 성시화 모델이 곧바로 우리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칼빈의 성시화 운동이 오늘날 미국과 한국과 성시화 운동에 던지는 의미는 있을 것이다.
|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정성구 목사 (총신대학교 명예교수 / 전 총신대학교 총장) |
저술가로서 칼빈_14 |
칼빈과 제네바 아카데미, 그 후_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