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3-09-13 14:24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제11차 WCC 총회 주제 분석과 개혁주의 시각에서의 평가


III. 11차 WCC 총회 주제 해설문에 나타난 신학사상


1. 주제 해설문이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사랑

하나님의 사랑은 그리스도의 성육신,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 창조 세계 회복의 약속을 통해 나타났다고 하여 10차 부산대회에서 발표한 선교와 전도에 대한 새로운 확언의 80항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십자가의 죽음, 부활의 중심성을 확언했던 입장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사랑은 구속적이며(redemptive) 자기 부정적이며 희생적이며 선을 위한 변화를 가져오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주제 해설문에서 이 사랑의 구속적 측면과 세상을 향한 보편적 측면이 구별되지 않고 함께 언급되는 가운데 아래 인용문들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보편적 측면을 중점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WCC 총회가 말하는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은 “모든 이들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하여 보편구원론의 방향을 암시한다. 총회 주제가 말하는 이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이며, 그 사랑이 한없이 깊어 그리스도는 자신을 내어주기까지 세상을 사랑하셨다. 마태복음 9장 34-5절에서 말하는 “바로 이와 같은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 자신을 드러내는 분의 사랑이 상처투성이고 깨어진 세상 속에 드러나며 교회와 세상을 이끈다.” 주제해설문은 WCC 신앙과 직제의 문서 중 “공통의 비전을 향하여”의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첫 번째이자 우선적인 태도는 인류 역사의 소중한 구성원이 된 어린이와 여성, 남성, 실로 창조 세계 전체를 위한 사랑이다”라는 문장을 인용한다. 이와같이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사랑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나타난 죄에서 구원하는 측면을 강조하기보다 세상 속에서 드러나 세상을 이끌어 가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문서가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사랑은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통해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시면서 죄를 용서하고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게 만드는 구속적 사랑보다는 창조세계의 회복을 위한 사랑이고, 세상에 대한 보편적인 사랑이며, 정의와 평화의 질서를 이루기 위한 사랑이다.
 
 2. 주제 해설문이 말하는 세상
 
주제 해설문이 말하는 세상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이끄는 대상이다. 세상은 그리스도와 하나님이 사랑하는 대상이고, 하나님의 선교의 대상이다. 세상은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사랑이 그 속에서 드러나는 현장이다. 그런데 세상은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이라고 언급될 뿐 죄악으로 인해 고통받고 하나님의 진노의 대상인 세상이라고는 언급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문서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나, ‘세계교회협의회’ 총회가 열릴 2022년 세상이나 모두, 온갖 불의로 가득하다”고 서술한다. 따라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고통받는 사람으로, 고통받는 피조물로, 고통받는 지구로 훼손된 세상이다.” 이러한 세상은 바로 하나님이 일하시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베푸시는 곳이다. 예수님이 베푸신 사랑은 교회와 세상을 위한 선물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사명은 예배와 함께 세상을 향한 봉사에 있다.
이 문서가 말하는 세상은 그리스도와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그 안에서 일하시며 그 사랑으로 화해와 일치로 이끄시는 대상이다. 동시에 불의로 고통받고 훼손된 세상이며, 그래서 치유되고 회복되어야 하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은 하나님의 선교의 대상이다. 그러나 이 문서는 세상이 인간의 죄악으로 인해 타락한 상태요, 그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는 대상이요,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구속의 사랑으로 구원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것은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3. 주제 해설문이 말하는 화해와 일치

WCC 총회는 코로나19와 같은 경험의 어두운 그늘에서 “소외된 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갈등하는 이들에게 화해를, 모든 분열된 이들에게 일치를 가져올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 문서는 현재 우리는 “우리가 겪고 있는 불일치, 타인에 대한 사랑의 부족, 자기 자신과의 화해가 절실한 상황”에 살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사랑이 교회에 일치를 가져오면서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끈다”고 설명한다. 하나님의 사랑이 교회와 전 세계의 모든 선한 세력들에게 하나님의 지혜를 나누고 화해되어 인류로서 진정한 일치를 누릴 수 있도록 초청한다.
화해와 일치는 세 가지 의미로 사용되었다. 화해와 일치는 첫째로 세상을 갈등과 분열에서 화해와 일치로 이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모든 이들과의 화해와 일치이다. 총회 주제는 모든 이들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총회 주제가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끈다고 설정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이은선 (안양대학교 교수 / 교회사)

나는 소유형 인간인가 존재형 인간인가
은혜 받는 교회, 은혜 갚는 교회 (사도행전 2:4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