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0-06-30 19:1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교회체제개혁 총론 (10)


3. 체제개혁의 실제

2) 권위주의 행정 개혁

개신교의 권위주의적 행정 개혁은 교회 체제 개혁에서 반드시 단행되어야 할 필수과제다. 이는 권위주의적 교회 행정이 교회의 부패와 타락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교회 행정의 규범은 지도자들이 교회의 질서 유지를 위해 성경에 근거해서 만들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경 내용에 대한 오해나 신학적 미숙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잘못된 교회 행정의 결과를 가져왔다. 곧 교회 행정이 국가기관이나 사회단체와 다름없는 권위주의적 행정으로 시행되는 실정이다. 교회의 담임목사는 상급 기관의 강력한 정치적 배경을 업고 당회장이라는 직함으로 최고의 권위를 확보한다. 그리고 교회의 모든 권한을 한 몸에 지니고 행사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개신교의 권위주의적 행정 체제는 위험 수위를 넘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엽적인 신학적 차이나 이권에 의해 난립하는 교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크게 다르지 않다. 각 교파마다 나름대로 제정한 헌법에 준하여 지도자가 권력을 가지고 행정을 수행하고 있다. 곧 잘못된 권위주의적 교회 행정을 분별없이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교회의 권위는 실제로 머리되신 그리스도께 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개신교의 잘못된 권위주의적 교회 행정은 반드시 개혁되어야 옳다. 이를 대략적으로 분류해 보면 몇 가지로 요약이 된다. 첫째는 인사 행정이며, 둘째는 조직 행정이고, 셋째는 재정 행정이다.

  (1) 인사 행정의 개혁

개신교는 대부분 당회장 목사나 감독이 주도적으로 인사 행정을 수행하고 있다. 교회의 부교역자를 비롯한 행정 직원은 물론, 기타 유급종사자들까지 역시 그러하다. 그리고 장로를 비롯한 집사 또는 권사는 성도들의 선택을 전제로 하지만, 당회장 목사나 감독의 거부권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때로는 직분에 따라 목사나 감독이 임명하거나 제명하는 경우도 있다. 교회의 모든 인사권이 실제로 당회장이나 감독에게 주어져 있는 셈이다. 특히 신학적, 정치적으로 미숙한 한국 교회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교회는 머리되신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구원받은 성도들이 모여 신령한 유기체를 이루는 하나님의 집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인사권은 머리되신 그리스도에게만 있다는 것이 성경의 분명한 증언이다. 그리스도께서는 구속받은 성도 각자로 하여금 은사로 주신 직임에 따라 보혜사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봉사하도록 역사하신다. 따라서 교회의 인사 행정은 각자의 은사에 따른 자원(自願)을 비롯한 성경의 교훈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 옳다.

ㄱ. 각자의 자원에 의한 인사

교회의 모든 직임은 예외 없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우기 위해 봉사하는 직무이다. 그러므로 봉사의 직무를 수행하려는 자에게는 각자가 받은 바 사명에 따른 자원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자원(自願)’이란 말은 ‘성령의 교통하심에 따른 소원’을 가리킨다. 교회 직분은 대가를 받기 위한 직업이 아니므로 은사에 따른 사명감에 의해 자원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다. 이는 교회를 세우는 선한 일이 부득이함으로 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진정한 사명에 대한 유무는 보혜사 성령께서 판단하신다. 곧 영의 소욕을 따라 선한 일을 위해 자원하게 하시지만, 육의 소욕을 따라 교회 직분을 세속적 명예나 권력으로 착각하여 자원하게도 하신다. 그리고 보혜사 성령께서 기록하도록 감동하신 성경 말씀에 따른 믿음의 행위를 보고 자원자의 진위를 분별하도록 하신다.

ㄴ. 성경의 교훈에 따른 인사

교회의 모든 직임은 물질적 소득과 이익을 위한 직업이 아니고, 성령의 교통하심에 따라 받은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봉사하는 직무이다. 그러므로 교회 직임은 정치적인 결의가 아닌 성경의 교훈에 따른 선배 동역자들의 합의로 공식화함이 옳다. 이 직임은 성경의 교훈에 따라 은사를 성실히 실행한 실적과 함께 직임자의 자원이 있을 경우에 성립한다. 곧 직분을 자원한 자가 은사를 사명으로 알고 실행할 뿐 아니라 신앙적 자질이 성경의 교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경우를 말한다. 이는 성도의 선한 일을 억지로 행하는 것은 신앙생활의 근본에 대한 무지와 직접 연관이 되기 때문이다. 대개는 교회직분을 세속적인 벼슬이나 명예로 오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럴 경우 성도들의 인사 행정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회 직분에 대한 세속적인 오해가 없다면 성경적인 올바른 인사 행정이 충분히 가능하다.

  (2) 조직 행정의 개혁

개신교는 개교회 단위로 성도의 수가 적게는 수 명이지만 많게는 수십만 명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모든 성도를 일사불란하게 통솔하려면 조직 행정이 절대로 필요하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교회는 교파를 막론하고 국가와 사회 단체 또는 일반 회사나 다름없는 조직을 통해 행정을 수행한다. 이는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 된 신령한 유기체라는 사실을 망각한 처사에 지나지 않는다. 말씀의 기초 위에 세워진 교회는 성령께서 내주하는 신령한 하나님의 집이다. 그러나 국가나 단체 및 회사들은 인위적인 헌법이나 정관에 기초하여 설립한 인간적인 이익집단들이다.
당회장 목사나 감독이 교회 행정의 수반이라는 직위를 가지고 교회를 운영해가는 것은 커다란 잘못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머리되신 그리스도께서 보혜사 성령의 교통하심에 따라 성경 진리의 토대 위에 세워서 다스리시기 때문이다. 보혜사 성령께서는 성도들의 이성과 감성 및 의지의 전 인격을 홀로 주관하신다. 다시 말하면 성령께서는 성도들이 이성으로 성경을 깨달아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분별하도록 역사하신다. 그리고 감성으로 받은 바 은혜에 대해 감동하도록 하셔서 의지적 결단을 통해 선한 일을 행할 수 있도록 역사하신다. 따라서 교회의 조직 행정도 어디까지나 보혜사 성령의 단독적인 사역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분명하다.

ㄱ. 각자의 은사에 따른 조직

교회 조직은 성도들이 믿음의 분량에 따라 선물로 받은 은사를 성실하게 실행하므로 이루어진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시며 성도들은 몸의 지체들이다. 모든 지체가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듯이 성도들도 다 같은 은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은사가 동일한 성도들이 서로 합력하여 선한 일을 도모하며 받은 바 은사를 사명으로 실행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각 분야에 따라 자원하여 이루어지는 모임들로 교회 조직이 형성되기 마련이다. 곧 머리되신 그리스도께서 성도들에게 주신 각종 은사에 따른 기구들로 교회 조직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조직 행정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자들의 회의에서 투표로 선출된 목사나 장로들의 몫이 절대로 될 수 없다.

ㄴ. 보혜사 성령을 통한 조직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지체인 성도 각자에게 믿음의 분량에 따라 은사를 선물로 주신다. 그리고 보혜사 성령을 통해 성도들로 받은 바 은사에 따른 직임을 수행하도록 역사하신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은사에 따른 기구들로 교회의 조직과 행정 체계가 형성되도록 역사하신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보내어 세상 끝 날까지 교회와 함께 하도록 섭리하신다. 그러므로 교회의 조직과 행정은 헌법적 제도에 인위적 행정에 따른 목사나 장로들의 전유물이 절대로 아니다. 오직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께서 보혜사 성령을 통해 주관하시는 절대적인 주권적 사역이다. 따라서 잘못된 교회의 인위적인 조직 행정은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 

  (3) 재정 행정의 개혁

개신교의 재정 행정은 교파마다 크게 다를 바 없이 비슷하게 운용하고 있다. 개교회 단위로 성도들이 헌납한 재정을 모두 통합해서 예산에 따라 당회장의 결재를 전제로 해당 부서를 통해 집행한다. 간혹 건축연보나 선교연보 또는 구제연보와 같은 목적연보가 예외적으로 있기는 하다. 연보의 종류는 교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십일조를 비롯한 수십 종류가 있다. 이러한 종류의 모든 연보를 하나로 통합해서 운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무분별하게 낭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나, 대부분 가난하고 힘없는 지체들을 구제하거나 진리를 지키고 전파하는 선한 사업에 주로 사용한다. 그리고 특히 많은 성도가 함께 모일 수 있는 교회당 건축과 시설 또는 목사 및 유급직원들의 급료로 많은 부분을 사용한다.
그러나 교회는 성도들의 수가 많을수록 재산이나 재정의 규모가 커지기 마련이다. 재산은 수십억에서 수백억에 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고 재정도 연간 예산이 수억에서 수십억 또는 수백억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교회 재정 및 재산의 권한이 당회에 집중되어 있어 교회의 타락과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의 각종 재산은 관리하는 주체와 운영방법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재정은 각자의 은사에 따라 각종 선한 사업에 필요한 대로 자원하는 연보에 의해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마련된 재정은 각 은사기구 자체별로 운영하는 것이 마땅하다. 

ㄱ. 자원한 은사별 목적 연보

성도들은 받은 바 은사에 따른 선한 일의 규모를 자원하는 목적 연보의 금액에 따라 정하는 것이 옳다. 하나님께서는 성도 각자에게 은사를 주실 뿐만 아니라 은사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재물도 부여하신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사명으로 받은 은사를 실행하는 일에 재물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연보는 어떤 제도 및 행정적 의무나 강압에 의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복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께서 보혜사 성령을 통해 지체마다 은사를 실행케 하시려고 감동을 주셔서 연보를 하게 하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도들은 은사를 실행하기 위해 자원하여 목적에 따른 연보를 즐거운 마음으로 실행하게 된다.

ㄴ. 은사의 실행에 재물 활용

성숙한 성도들은 자신들의 의미 있는 삶을 위해 모든 재물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성도들의 의미 있는 삶은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로서 받은 은사에 따라 소중하게 쓰임을 받는 데 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각자의 받은 바 은사를 재물은 물론 육신의 생명을 담보하는 사명으로 받아들여 살게 된다. 따라서 각자가 받은 바 은사이기 때문에 인간적인 의지적 노력에 따라 실행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보혜사 성령께서 능력을 입혀 받은 바 은사를 실행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과 소원을 주신다. 그리고 소원대로 은사를 실행하는 선한 일에 재물을 사용할 수 있게 하신다. 곧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강권케 하여 성령의 열매가 풍성하도록 주관해 가신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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