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0-11-08 16:53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대안을 찾아서- 대담을 마치며 1


그동안 우리는 195호부터 197호까지 한국 기독교 원로 세 분(신신묵 목사, 최병두 목사, 김진호 목사)을 만나 한국 교회 개혁과 그 대안을 인터뷰한 바 있다. 이에 기자는 지금까지 진행했던 인터뷰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한국 교회 개혁이 얼마나 시급하며 원로들조차 그 대안을 찾기 어려울 만큼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임을 독자들에게 주지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원로들은 개혁의 원칙 하나는 모두 강조하고 있었다. 바로 ‘성경권위’의 회복이었다. 차세대 교회학교 성경공부조차 사라지는 현 상황에서 우리 한국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구체적인 개혁의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 더 심층적으로 진단하고자 한다.


1. 한국 교회 진단: 사명감보다 명예와 돈을 더 사랑한다!

40여 년 이상 목회하면서 한국 교회 성장 과정을 몸소 겪었던 교계 원로들은 한국 교회 상황에 대해 심히 타락했다고 지적하면서 분명 침체기의 내리막길이라고 진단했다. 특정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후배 목회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받은 사명을 망각하고 하나님의 양 떼인 성도들에게 마땅히 본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명예와 돈을 더 좋아한다고 비판한다. 총회나 노회가 금전과 금품에 좌지우지되는 심각한 상황은 1907년 평양 장대현 교회에서 일어났던 성령 충만의 바람이 아니면 개혁과 회복이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각자도생의 개교회주의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강한 비판을 했다. 교회의 머리 되신 주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특정한 사람들이 교회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교회가 목사 중심, 장로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말씀중심의 교회 이상과 목표는 온데간데없고 정처 없이 흔들리는 좌초 직전의 난파선 신세다. 더욱이 교회는 자본주의의 가장 큰 폐해인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교회 간에 부익부 빈익빈이 팽배하여 대형 교회 사역자는 성공한 사역자이고, 소형 교회 사역자는 실패한 목회자라고 여긴다. 정말로 용납할 수 없는 시각이라고 비판한다. 목회는 하나님이 주신 귀한 사명이며 오직 주의 제자로 살아야 할 봉사자들이 동산과 부동산을 가지고 성공의 키재기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목회자의 자질 문제는 첫째도 주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사명감, 둘째도 사명감이어야 한다. 대형교회라고 거들먹거리는 자도 당연히 부적격이지만 소형교회라고 불평불만 가운데 자기 사명을 소홀히 하는 것도 부적격이다. 작은 여지조차도 찾을 수 없는 지경이다. 또한 종교개혁 500주년이 흘러가는 지금 상황에서 개혁파 교회가 로마 가톨릭의 교황 중심, 의식 중심, 제도 중심, 예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심히 우려했다. 최근 들어 로마 가톨릭과 개혁 교회의 예배 형식이 차이가 없어지고 ‘개혁 교회는 계속 개혁해야 한다’는 명제가 공허한 소리가 되고 있다.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인간 중심적인 제도에 얽매이고 예전(禮典)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목적과 수단을 뒤바꾸는 잘못된 일이다.


2. 한국 목회 현장 진단:
    교회 헌금을 남용하고 있다!

한국 교회 부정부패의 원인은 상당 부분 목회자들의 부정과 불법에서 야기한다고 진단했다.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교회 헌금을 함부로 남용하는 문제이다. 심한 경우는 성도들의 귀한 연보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적으로 전용(轉用)하기도 한다. 자신의 명예를 위해 교회 헌금을 함부로 사용하면 사회적인 비난도 면치 못할 것이며 그곳에서 건전한 목회를 기대하기란 거의 어렵다. 70-80년대를 되돌아보면 그래도 많은 목회자들은 어떻게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긴다는 마음으로 교회 발전과 성도들의 신앙 향상에 역점을 두는 면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정신이 많이 퇴색했으며 목회가 하나의 직업으로 전락하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성도 각각에 대한 깊은 관심과 배려심도 약화되고 목회자의 경건과 기도 생활도 미흡하게 흘러간다. 세상을 선도해야 할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세상보다 더 물질을 따라가는 개탄스러운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그리고 큰 교단들 가운데는 재산 문제로 아직도 분열하고 있는 모양새를 지적했다. 나라도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답답하고 안타까운데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데 솔선수범해야 할 그것도 교계 최고 기관인 총회 차원에서 교단들이 깨지는 모습은 정말로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한다. 사회에서는 지연과 학연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건만, 교단에서는 이런저런 연고지를 따져 패거리를 짓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부끄러운 상황이다.


3. 한국 신학교계 진단: 자격 미달 신학교와 교수들한테 개혁 기대는 어렵다!

원로들은 목사의 자질 문제는 신학생을 교육하는 신학교부터 문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부분 신학교가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총회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학생들에게 신학과 목회를 균형 잡는 교육을 하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신학자의 양심으로 교단을 비롯해 비성경적이면 성경적으로 진단하며, 현장에 나가는 목회자들도 성경진리에 바탕을 두고 사명감을 실천하는 이런 방향으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신학 교수들은 자신이 배운 지식의 틀에만 갇혀서 목회 현장에서 실제로 성도 교육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원로는 현재 신학생 출신의 목회자들에게 교회 개혁의 대안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적인 지적도 한다.
1517년 서슬이 푸른 로마 가톨릭 교황 권력에 맞서며 종교개혁을 실천했던 마틴 루터를 비롯한 화형대의 이슬로 사라진 개혁자들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현재 난립하는 수백 개의 신학교 가운데 상당수 신학교가 자격 미달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목회자에게 한국 교회 개혁에 대한 기대를 건다는 것은 부정적이다. 그리고 월급쟁이로 전락하는 수준 미달의 신학교 교수진들로부터 신학생들이 교회 개혁의 동력을 공급받기란 매우 어렵다. 교수들과 목사 후보생들이 오직 하나님 앞에서 각자 사명감을 불태울 수 있도록 신학교육 개혁의 날이 올 수 있을지 원로 모두 근심과 염려만 클 뿐이다.
차세대 지도자 문제와 관련해서 원로들은 하나님께서는 인격체를 통해서 하나님 나라를 건립하는 사역을 하신다고 전제한다. 그러므로 신학교의 올바른 목회자 양육 과정이 없다는 것은 차세대 지도자 소멸의 분명한 징후가 된다. 다르게 말하면 차세대 지도자들에 대해 올바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상황은 바로 현재 하나님 나라가 세워지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차세대 지도자 문제를 신학교에만 책임을 떠넘길 문제가 결코 아니다. 교단이 더 책임지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총회가 수익에 눈멀어 학생들의 등록금에 관심을 갖기 이전에 한 명이라도 제대로 자질을 갖춘 지도자를 양육하는 데 전력해야 한다.


 4. 한국 교회 성경교육 진단: 교회학교 성경공부가 사라지고 있다!

한국 교회 내의 차세대는 거의 희망이 절벽으로 바뀌고 있는 매우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교회 주일학교 성경공부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서울과 경기 지역 교회의 60% 이상 교회는 교회학교가 없다. 성경공부가 줄어드는 가장 큰 현상적 이유는 부모들이 대개 학교 성적이나 입시와 관련된 문제에만 빠져있기 때문에 교회에 나와도 성경공부 시간을 가능하면 짧게 하길 원한다.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교회학교 불출석은 너무도 당연시한다. 사실 70-80년대는 학교 교육이 하질 못하는 교육을 교회에 와서 배우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제는 옛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즉 성적 위주의 세상 교육의 거센 파도에 교회학교는 고사 직전에 처해 있다. 교회학교에 관심 있는 교사들도 줄어들지만, 교회학교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예산이나 프로그램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 교회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할 때 이는 교회 내 차세대가 줄어들고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성경교육마저 너무 많이 하지 말라는 부모들의 요구가 평범한 일상이 되고 있는 이러한 상황은 이미 유럽교회처럼 교회의 고령화로 가고 있다는 비통한 진단을 했다.


5. 한국 가정교회 진단: 차세대에 교회학교 성경공부가 사라지면 어쩌나?

원로들은 교회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성경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교육은 교회 내에서도 성경학교가 사라지는 형국이므로 매우 다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제는 남은 한 곳, 바로 가정교회다. 하지만 성도들의 가정 내에서 과연 얼마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성경을 공부하도록 안내하고 있는지는 매우 궁금한 상황이다. 교회학교 성경공부 시간을 시험이 다가오기 때문에 줄여야 한다는 요구를 부모들이 한다는 점에서 이미 가정에서 성경 교육은 먼저 붕괴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성경공부의 중요한 가치를 모르는 어리석은 부모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들과 신앙 선배들의 책임은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성경으로 돌아가는 길밖에 가정교회 부활과 교회학교 부활의 다른 묘책이 결코 있을 수 없다. 미래 차세대가 줄어든다는 말보다 더 심각한 우려 사항이 있다. 차세대에는 성경진리가 한국 교회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 섞인 비통함과 애통함이다. 원로들은 한결같이 목회자들이 하나님 앞에서 목회자로서 사명이 무엇인지 꼭 돌아봐야 하며, 부모들도 왜 하나님께서 자녀들을 자신에게 맡겼는지 꼭 반성해야 한다고 한다.
원로들 대부분은 자신의 신앙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일제시대와 6.25 전쟁 전후 그 어려운 환경에서 자식들의 신앙을 위해 애썼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부모로부터 신앙을 물려받는다는 것은 신앙생활의 흔들릴 수 없는 튼튼한 기초이며 신앙 성숙의 결정적인 부분이다. 지금 이 시기야말로 한국의 많은 가정교회 부모님들은 자녀의 신앙 교육을 위해 관심과 열의를 보여야 할 다급한 시기다. 70-80년대 교회는 장년이 100명이면 교회학교 학생은 두 배였다. 즉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모두 교회교육 현장으로 무조건 보냈다는 것이다. 원로들도 어렸을 때 교회에서 일 년에 두 번 개최하는 여름성경학교와 겨울성경학교에서 신앙이 자랐다고 했다. 단지 과거가 좋았다는 회고를 위해서 이러한 것을 떠올린 것이 아니라 부모들에게 성경교육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사교육이나 현란한 게임 문화 속에 매몰당하는 자녀들을 보혜사 성령께서 회복해주시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들이었다. 마땅한 대안도 없다고 하는 원로들은 부모들에게 성경교육을 부탁하면서도 스스로도 민망스럽고 죄송하고 안타까워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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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ㅡ김동원 목사(성은교회 원로 목사, 한국 기독교장로회 제89회 총회장)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대안을 찾아서 4
좌담ㅡ 김진호 목사(도봉감리교회 원로 목사, 기독교대한감 리회 제25대 감독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