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14-06-29 20:3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혁신교육, 첫 번째 이야기


6·4 교육감 선거구 17지역 중 13곳에서 이른바 진보 교육감이 선출되었다. 진보교육의 가능성과 가치에 대한 인정이다. 특히 진보를 표방한 기존 교육감들의 재선은 정책성과에 추인을 받았다는 의미에서 핵심 정책인 혁신교육은 날개를 달았다. 보도에 의하면 새로 선출된 보수 교육감들도 혁신교육을 도입하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4년간은 혁신이라는 이름의 교육이 횡행할 것이다. 그래서 혁신교육의 대략을 살펴보는 것도 교육의 예측 가능성 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경기도 교육청에서 처음 시행한 혁신교육은 서울을 비롯하여 진보 교육감 소재 지역으로 전파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혁신교육은 개방화, 세계화, 민주화에 따른 소통과 협력 능력 신장이라는 사회적 추세와 맞물린다. 이는 근본적으로 나눔과 돌봄이라는 공동체 의식의 회복 및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학교문화의 혁신과 어울린다. 교육적인 면에서는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과 ‘배움 중심 수업’으로의 전환 등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에 따른 것이었다. 이처럼 사회적, 문화적, 교육적 요구에 따라 시작된 혁신교육을 위해 경기도 교육청은 몇 개의 학교를 혁신학교로 시범 지정하였고 교당 1억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하였다. 이는 혁신학교를 통해 바람직한 학교 모델을 창출하고 그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공교육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려는 의도다. 따라서 학생들이 창의 지성 교육을 통해 자아 가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학교는 교육적 책무성을 가져야 하며 사회는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반 불평등 요소를 제거하여 교육주체들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온전한 교육복지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실제, 혁신학교를 통해 추진된 교육적 과제들이 수행되고 산출되는 과정에서 교육공동체의 만족도 향상을 가져왔고 교사들도 관료적인 행정이 변화되고 개선되는 실제를 보며 성과를 체감하게 되었다. 이후 혁신학교를 신청하는 학교가 많아졌고 교육청에서는 그런 학교를 묶어 혁신 예비학교로 지정하였으며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주변의 학교들을 묶어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기도 했다. 혁신 예비학교는 속된 말로 ‘하는 걸 봐서’ 추후 혁신학교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 때문에 해당 학교에서는 시스템을 정비하여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당연히 학부모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으며 만족도 제고로 이어진다. 말하자면 예산 지원 없이 부분적으로 혁신학교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쯤 되면 혁신교육은 시대를 선도하고 미래를 대비한 교육으로서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혁신교육의 내용은 UNESCO가 제시한 미래 교육의 방향과도 잘 들어맞는다. 즉, 앎을 위한 교육(learning to know)인 통합적 사고력이나 문제해결능력, 실천을 위한 교육(learning to do)인 나눔과 돌봄, 체험활동, 함께 살아가기 위한 교육(learning to live together)인 타인과 함께 참여하고 협력하는 능력, 존재를 위한 교육(learning to be)인 자아실현 교육 등이다.
혁신교육 성공사례는 끊임없는 교사들의 땀과 변혁에 대한 열망, 이를 가능하게 하는 관리자의 혁신 마인드, 교육 당국의 지도 조언이 어우러져 이뤄낸 성과임은 틀림없다. 교육 당국에서는 정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학부모에게는 낡은 틀의 변화가 가져다주는 새로운 교육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응한다. 교사에게는 학교 민주화로 인한 자율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학생들에게는 즐거운 학교에 대한 만족감으로 동참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혁신교육은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교육감 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이 이를 증거하고 있다. 그럼에도 몇 가지 우려가 있다. 마뜩잖아 하는 사람들이 여전하고 혁신교육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봐야 할 것은 이런 피상적인 것 너머에 있다. 기독교적 시각에서 혁신교육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에는 그 안에 숨겨진 세상 철학이 너무 견고하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진희 집사 (장안중앙교회)

혁신교육, 두 번째 이야기
사람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