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왕 되셨어요. 호산나!
엄마랑 함께 읽는 성경동화(신약편) <96>
예수님이 아침부터 서두르십니다.
“시간 늦었다. 빨리 가야 해.”
“예수님, 날씨가 아주 더운데 서늘할 때 가요.”
예수님은 약속이 있다고 하시며 먼저 길을 나섰어요. 햇볕은 쨍쨍 내리쬐고 바람도 한 점 없는 무더운 날이에요 코에서는 땀이 또르르 미끄럼을 타고 있어요.
‘예수님 고집은 알아 드려야 한다니까. 에휴, 더워라.’
제자들이 투덜거려도 예수님은 모른 척 씩 웃으며 저만치 앞서 가십니다.
예루살렘 가까운 감람산에 도착했어요. 멀리 예루살렘 성전 황금 지붕이 보입니다. 햇볕에 반사되어 눈이 부셨어요. 언제 봐도 웅장한 모습이에요. 솔로몬 성전을 볼 수 없는 게 아쉽지만 헤롯 성전도 기막히게 화려하고 멋집니다. 저 성전을 짓는 데 사십육년이나 걸렸다고 했어요.
이제 며칠 있으면 유월절이니까 제사하러 성전에 갈 겁니다. 맛있는 것도 먹고 오랜만에 가족도 만나고 정말 즐거운 명절입니다.
“예수님, 같이 가요.”
제자들은 바쁘게 예수님 뒤를 따라갑니다.
“얘들아. 저 동네에 가서 나귀를 끌고 오너라.”
예수님이 발걸음을 멈추고는 느닷없이 뒤돌아보며 말씀했어요.
“나귀라니요?”
제자들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합니다.
“저 동네 입구에 아직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나귀 새끼와 어미가 매어 있을 것이니 끌고 오면 돼.”
오늘 예수님은 참 이상합니다. 남의 나귀를 끌고 오다가 들키면 도둑으로 몰리는 게 아닌가요? 예수님이 말씀했어요.
“주인이 왜 나귀를 끌고 가느냐고 하거든 예수님이 쓰려 한다고 해라.”
제자들은 어이가 없지만 그래도 동네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정말 마을 입구 무화과나무에 어린 나귀와 어미가 매어져 있었어요.
“매에~매에~.”
제자들이 나귀 줄을 풀려고 하자 어떤 남자가 달려왔어요.
“여보시오, 왜 남의 나귀를 가져가려는 거요. 당신들 도둑이요?”
당황한 제자들이 얼른 예수님이 시킨 대로 말했어요.
“그게 아니라요, 우리 선생님이 쓰신다고 하시기에…….”
제자들은 말끝을 채 잇지 못했어요.
“당신 선생님이 누구요?”
주인의 묻는 말에 제자들은 합창하듯이 “예수님이요….” 하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주인은 두말없이 나귀를 끌러 제자들에게 내어 주었어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제자들은 어안이 벙벙했어요.
제자들이 옷을 벗어서 나귀 등위에 얹었어요. 푹신한 좌석을 만들고 예수님을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옷들은 나귀가 가는 길에 뿌렸어요. 나뭇가지도 꺾어다가 뿌렸어요. 왕의 행차입니다. 예수님을 태운 어린 나귀가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갔어요. 어미도 따라 갔어요. 제자들이 외쳤어요.
“호산나,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그러자 예루살렘 시내가 떠들썩했어요.
“어디에 왕이 오셨어?”
“왕을 보러 가자.”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그리고 함께 찬양했어요.
“호산나, 호산나!”
호산나는 왕을 칭송할 때 부르는 노래랍니다. 예수님은 만왕의 왕으로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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