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제자들과 식사하셨어요
엄마랑 함께 읽는 성경동화(신약편) <97>
내일은 유월절이에요. 이스라엘이 애굽의 노예에서 해방된 날이에요.
예루살렘 거리가 술렁거립니다. 외국에서 온 사람도 많고 명절을 준비하려고 시장 온 사람도 많았어요. 장터가 아주 시끌벅적합니다.
“싸요, 싸요, 싸게 팔아요.”
“세 개 사면 한 개 더 드립니다.”
여기저기 장사꾼들이 소리칩니다. 제물로 쓸 양을 끌고 가는 사람, 안 가려고 뒷걸음치는 양. 온통 난리예요. 아이들은 덩달아 신나 뛰어다닙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장터를 지나갑니다.
이층 식당입니다. 알록달록 예루살렘 거리가 훤히 보이고 멀리 푸르른 숲 우거진 감람산도 보입니다. 제자들은 참 궁금합니다. 예수님은 왜 오늘 만찬을 베푸시는 걸까? 그런데 물어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사실은 묻기가 겁나서 그러는 거예요. 요즘 예수님은 참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침묵할 때가 많고 또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한테 화도 막 내십니다. 며칠 전에는 성전을 바라보며 예수님이 곧 죽을 거라고 하시고는 또 삼 일 후에 살아난다고도 하셨어요.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제자들은 두렵기만 했어요. 예수님이 제발 그런 말씀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하얀 식탁에 맛있는 빵과 과일, 샐러드, 고기 그리고 포도주도 놓였어요. 예쁜 유리잔에 불빛이 반사되니 반짝반짝 정말 예뻤어요. 예수님과 제자들이 식사를 합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고 헛기침만 합니다. 예수님이 침묵을 깨고 빵을 열두 조각으로 나누어 한 조각씩 제자들의 접시에 놓았어요. 그리고 “이 빵은 너희를 위해 주는 내 몸이다.” 라고 말씀했어요.
‘선생님도 참 농담을 하시다니, 어떻게 빵이 몸이야?’
제자들은 예수님이 농담하는 줄 알고 씩 웃었어요. 제자들이 오물오물 빵을 다 먹자 이번에는 포도주를 한 잔 한 잔 제자들의 잔에 따라 주었어요. 그리고는 “자, 이 포도주는 너희 죄를 위해 흘리는 내 피다. 앞으로 포도주 마실 때는 나를 기억해라. 알았지? ” 예수님이 웃었어요. 제자들도 환하게 웃었습니다.
어느새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예수님이 대야에 물을 담아오셨어요. 그리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고 팔을 둥둥 걷고는 대야 앞에 앉아 손짓으로 마태를 불렀어요.
“발을 담거라.”
예수님이 마태의 두 발을 뽀득뽀득 문질러 씻어 줍니다. 까만 물이 나옵니다. 그리고 수건으로 닦았어요.
“도마, 너도 이리 와 발을 담거라.”
그리고 아까처럼 도마의 발도 씻겨 줍니다. 그렇게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어요. 베드로가 말했어요.
“선생님 발은 제가 씻겨 드릴게요.”
예수님이 웃으며 말씀했어요.
“아니다, 내가 너희 발을 씻겨 주었으니 앞으로는 너희들이 서로 씻겨 주도록 해라. 아차, 한 명은 안 되겠는걸”
‘응? 한 명? 에이, 설마’
제자들은 설마 그 한 명이 자기일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괜히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예수님이 왕이 되면 예수님의 발은 내가 제일 먼저 씻겨 드려야지.’
제자들은 모두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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